저는 한낱캐디 입니다..

한낱캐디2011.08.24
조회2,978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에 사는 29세 여자며 캐디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판에 글을 올리며 많은 분들이 캐디 일의 애환을 알리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물론 골프라는 운동을 안하시고 알지 못하시는 분들께는 캐디라는 직업도 생소하시겠지요..

골프장은 회원제와 퍼블릭(비회원제)으로 나뉩니다. 회원제는 회원권을 사서 라운딩을 하시는거고 비회원제는 회원권이 없고 그린피(잔디값)와 캐디피만 내면 누구나 이용할수 있는 골프장 입니다.

저는 그중에서 퍼블릭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정말 골프장 캐디를 하면서 별별 고객님들 다봤고 산전수전 다 겪었습니다.

라운딩 하시다가 돈내기를 하시며 멱살잡고 싸우시는 고객님들...술먹고 취해서 카트에서 떨어지는 고객님들..이건 빙산의 일각입니다. 그리고 캐디라는 직업을 살짝 아시는 분들은 예전 쌍팔년도때 진짜 있는사람들만 골프를 치던 시대때 캐디들이 고객들과 사적으로 만남을 가지고 세컨으로 살기도 하면서 이미지가 않좋습니다! 하지만!!! 이건 진짜 쌍팔년도때 얘기고 현재 골프장에선 그런일은 절대 없습니다.

솔직히 딸래미뻘 되는 캐디에게 연락처 물어보고 애인하자 그러고 정말 입에도 담기 힘든 음담패설을 늘어 놓고  심지어 캐디가 있는데도 노상방뇨까지 하시는 분들 현재까지 계십니다. 개나소나 다쓰는 스마트 폰으로 야동까지 틀어서 캐디에게 봐라고 강요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요새는 시대가 변한만큼

그러시는 고객님들은 매너리스트,블랙리스트에 올라갑니다. 캐디들이 판단해 이고객은 우리 골프장에 오면 안되겠다 싶은 고객들은 캐디들이 크레임을 겁니다. 그럼 그고객은 그골프장에 다시 오고싶어도 부킹을 하는데 제한이 되며 인근 골프장까지 그 블랙리스트가 가서 그근방 골프장에는 발도 못들여 놓습니다.

골프는 매너운동 입니다. 기본매너가 안되시는 분들은 라운딩 할 자격도 없지요..

물론 매너를 뼛속까지 갖추시고 정말 멋진 고객님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아직도 캐디를 라운딩 동반자라 생각 안하시고 그저 4시간30동안 자신의 손발 몸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내가 니 캐디피 주는데 니가 이정도는 해야지!" 하면서 일부러 심하게 부려먹는 고객님들도 계십니다. 여러분 전국 골프장 몇곳을 빼고  현재 캐디피는 평균9만원 입니다.

  전세계적캐디중에 4인당 1인캐디는 대한민국 밖에 없습니다.외국인들이 보면 깜짝놀라지요.. 한국캐디들 대단하다고요,,  TV에서 보는 1인1캐디는 외국의 경우고 대한민국에 4인1캐디입니다.

9만원??많으면 많은 돈이고 저희가 하는 노동에 비해 적다면 적은 돈입니다.

따지고 보면 4분이 캐디피를 나눠서 내시면 1인당 18홀 캐디피 22,500원 입니다!

한홀당으로 따지면 한분에게 1,250원씩 받고 일하지요..근데 저희 1홀당 하는일이 티박스에 올라서면 코스설명,공략지점,총거리 4분께 일일이 다 설명해드려야하고  한분한분 드라이브 손에 다 쥐어드려야하며4분이 치시는공 다 봐드리고 클럽은 1인당 기본 4개는 바꾸십니다! 그럼 한홀당 4분이 바꾸는 클럽은 기본16개가 넘습니다! 한분한분 다한자리에 다 계신가요?

이곳저곳 각자 다른 자리 일일이 다 뛰어디나면서 바꿔드립니다. 그중에 한고객이 잘못치셔서 공이 OB가

난다면 그공까지 다 찾아와야합니다! 그린에 올라가서는 공하나하나 다닦아 드리고 한분한분 라이 다 봐드리며 잘못걸려서 못치시는 고객님들 나가면 기본 1인당 3번은 치시는데 한번 치실때마다 공 다시 닦아 드립니다.  이렇게 한홀이 끝나면 그홀에 섰던 채들을 솔과 물을 이용해 싹싹 닦아놔야 합니다.이중에 생략된 부분도 많습니다. 휴~

숨쉴틈 없이 뛰어다니고 무거운채를 안고 낑낑거리며 닦고 있어도 고객님들은 내가 내는 캐디피가 얼만데

너희가 나때문에 밥먹고 산다 생각하시는지 물통이 앞에 뻔히 컵과 같이 있는데도 내가 내손으로 감히 물따라 먹을순 없다고 꿋꿋이 "물한잔 줘!" 이럽니다! 물론 고객님들 덕분에 캐디피 한푼두푼 모아서 살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객님 한분이 캐디피 9만원씩 주시는 것처럼 몸종보다 못하게 부리시고 또 공이 안되신다고 온갖짜증과 욕설을 남발하시면 정말 저분이 캐디를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알고 저러시나? 이런생각도 합니다

정말 간혹가다 이런고객님들 만나지만 오늘도 저는 술이취해서 욕설과 노상방뇨를 홀마다하고 술이취해서 3홀을 못쳤는데 자신이 3홀 못쳤는 캐디피가 아깝다 하시면서 3홀캐디피 3,750원을 돌려달라고 하시는 정말 찌질 그자체 고객님을 만났습니다! 정말 저렇게 술을드시고 싶으면 술집에가서 맘편히 술드시지 왜 골프장에 오셨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캐디는 전문직종 입니다. 그렇게 한분께 한홀당 1,250 씩 받으며 몸종 시다 노릇하는 개가 아닙니다!물론 그만한 값어치도 못하는 캐디라면 일을 그만두어야 겠지요..

이제는 골프가 어느정도 대중화가 되서 캐디가 고수익직종이라는 것을 친구들도 압니다. 하지만 그만큼 노력한 댓가라는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야외에서 하는 일이라 비오면 비맞고 더우면 더운데로 추우면 추운데로 일하는 몸도 몸이지만 맨날 바뀌는 고객님들 성격다 다르시고 취향 다다르시고 볼치는 스타일 다 다르신데 사람또한 상대하는 일이라 성격 맞추는 것도 힘듭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다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죠

지금 캐디들이 없어서 제주도쪽에는 노캐디로 골프장을 운영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노캐디로 라운딩 해보신 고객님들은 그러십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캐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고..

이렇게 말이라도 해주시는 고객님들은 공이라도 한번 더닦아 드립니다. 이정도 까지 아니라도 제발 골퍼 님들 기본매너와 개념 챙겨서 골프장 라운딩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멋지고 매너좋으신 골퍼님들도 많은데 너무 안좋은 고객님들 위주로 쓴거같아 쫌그렇네요..정말 더 하고싶은 말도 많지만 이만하겠습니다.제가 오늘 거지같은 고객님을 만나서 그런가봅니다. 직업중에 스트레스 안받는 직업이 어딨나요? 그래도 내일은 툴툴털고 밝고 명랑하게 일할겁니다. 전국에 일하시는 직장여성분들!!!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