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집 냥이랑 즐겁게 산책다녀왔어요+_+//

달개비2011.08.26
조회644

안녕하세요~ 냥이와 신랑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슴여섯 아줌마입니다~

맨날 동물판 있으면 눈여겨 보고 귀엽다 귀엽다 하다가

저희집 꼬마 산책 다녀온 거 자랑하고 싶어서 글 써봐요 ㅋㅋ


대세는 음슴체~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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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집 냥 소개부터.

이제 막 8개월이 되는 노르웨이 숲 고양이 이루.

이름은 어릴때 좋아하던 소설책 주인공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유튜브에 동영상 올리면서 보니 관련 동영상으로 가수 이루 동영상이 뜨더라는 슬픈 사실.

티비랑 담쌓아서 그때까지 가수 이루가 있는 줄도 몰랐음 ㅠㅠㅠㅠ

이름 물어봐서 대답해주면 '어? 그 가수 이루 말예요? (푸흡)'이 일반적인 반응 ㅠㅠㅠㅠㅠ


집사들이 여름을 맞아 집에 혼자두고 외박하고 오는 만행을 연속 두번 저질러,

사죄의 의미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오랫만에 산책을 데리고 나가기로 했음.


놀숲은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산책이 가능하다고 하는 종 중의 하나.

사실 예전에도 산책을 나간 적은 있었음.

역시나 호기심이 많아 겁도 덜내고 차가 지나가도 잘 놀라지도 않고 첨보는 사람한테도 다가가고 했지만

나는 강아지 산책시키듯 줄 잡고 나란히 걷는 산책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이건 뭐 줄잡고 고양이가 이끄는 대로 끌려다녀서 아, 산책 실패구나 하고 실망했었음.

그러다 구독하는 고양이 잡지에서 냥이 산책시키는 분 인터뷰를 했는데 그분도 그런식으로 산책한다길래

다시 한 번 용기를 얻고 산책을 나가보기로 함.

(사실 갑자기 왜그랬는지 며칠째 문을 보고 울어대는 이루를 견디기 힘든 이유도 좀 있었음.

어제오늘도 죽어라 우는데 조만간 한번 더 델꼬나가야 할 것 같음 ㅠㅠ)



학교로 꼬꼬~ 

가깝고. 풀밭도 많고. 버X킹도 입점해있고+_+ 더우면 시원한 신랑의 연구실로 대피하면 되니까

젤 놀러가기 편한 곳. 다닐 땐 막 탈출하고 싶었는데 졸업하니까 이렇게 가끔 놀러 옴 ㅋㅋ

신랑 햄버거 사오라고 심부름 보내고 이루랑 둘이서 산책을 시작함.


이동장에서 꺼내 내려주니까 첨엔 잠깐 어리둥절하더니 풀밭 위에 벌러덩 누워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몇번 일으켜 앉혀주니까 그때서야 본격적인 풀밭 탐색을 시작했음 ㅋㅋ

조심조심 두리번거리며 풀밭을 헤치더니 갑자기 우다다 달려가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도 아니어서

뭘 저렇게 쫓아다니나 했더니 생각외로 풀밭에 곤충이 많았음.


예를 들면

이런거. 메뚜기(로 추정) 앉아있는 곳은 운동장 인조잔디 위.

또는

이런거. 방아깨비(로 추정) 3마리. 큰 방아깨비가 작은 애 두마리를 업고 있었음.

사진으로 보니 참 뭐가 잔디고 뭐가 방아깨빈지 모르겠음. 보호색 류 갑 ㅋㅋㅋㅋ

그나마 저 중의 한마리는 이루가 좋다고 쫓아다니다 밟아죽였음;;

고양이의 야생성을 보는 계기가 된 듯. 

엄청 빠르게 뛰어가더니 앞발로 내리찍는데 좀 놀랍기도 하고. 워... 너 그런 고양이였니 -ㅂ-;;;;



이렇게 풀밭을 헤치고 돌아다니고 잔디 맛도 좀 봐주시고 (입에 댔다가 죽어라 혼났지만)



이렇게 형아 매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늘이 시원한 나무둥치 아래서 잠깐 앉아있더니만

 갑자기 우다다닥 하고 나무를 타기 시작했음;; 



...세상에 -_-

한달음에 쌩 하고 올라가더니 나무 가지 사이로 뚫고 들어가 더 높이 더 깊이;;

신랑이랑 둘다 벙쪄서 이루를 부르며 반대편 가지로 갔더니

냥! 하고 울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생의 이루.jpg


저러고 나무를 타다가 가지 위에서 갑자기 아래로 툭 뛰어내림 ㄷㄷㄷ

뭐 하도 집에서 휘젓고 다녀서 올라갔으면 잘 내려오겠지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내려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음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뛰어내린 게 아니라 헛디뎌 떨어진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원래 노르웨이 숲 고양이는 추운지방 고양이임.

이루 데려오고 좀 궁금해서 노르웨이 기후를 살펴봤는데 생각보다 더 서늘한 동네였음.

뭐 그러니까 애 털빨이 저렇겠지만.

한국의 여름은 견디기 힘들 수도 있을 정도로 더운데

게다가 등짝은 시꺼매서 한참 산책시키다가 등짝을 만져보니 열 쫙쫙 빨아들여 후끈후끈;;

급기야 못버티겠는지 혀를 죽 빼물고 헥헥헥 강아지처럼 헉헉대기 시작했음.


요러고 있었음.


더위를 많이 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이동장에 아이스팩도 쫙 깔아오고 물도 따로 챙겨와서

시원한데 들어가라고 이동장에 밀어넣고 물도 따라줬는데

이녀석 물은 본체만체 하고 이동장은 곧죽어도 안들어가겠다고 버팅김 ㅋㅋ

평소에 그렇게 이동장을 좋아하던 녀석이;; 안에 얼음 있어서 시원한것도 뻔히 알면서

절대로 안들어가겠다고 버티고 다시 풀밭으로 달려나감;;

신랑이랑 몇번 져주고 다시 놀게 시켰는데

이건 인간이 버틸 수 있는 더위가 아님ㅋㅋㅋㅋ

둘이서 땀 범벅이 돼서 안되겠다 미안한데 우리 집에 가자 ㅋㅋ 하고 이동장에 억지로 구겨넣었음.


집에 와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줬는데도 한참을 헥헥대고 그랬는데

도대체 얘는 무슨 깡으로 집에 안가겠다고 했는지 이해가 안감.


잠시 쉬게 뒀다가 목욕 쫙 시키고 털말려놓으니까

그루밍 좀 하다가 피곤했는지 픽 하고 쓰러져 잠이 들었음.


두시간 남짓 놀다 왔는데, 덥기도 더웠겠지만 맨날 좁은 집구석에서 놀다가 밖에 나가니 좋기도 했나봄.

조금 뛰면 바로 벽인데, 벽도 없고- 쫓아다닐 곤충도 많고.

딱딱한 바닥이 아닌 폭신폭신한 풀밭이고.

신나서 노는 모습을 보니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가둬 키우는 게 인간의 이기심인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랑 같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살고 있음.

사실 가끔 물어보고도 싶은데- 울집에서 우리랑 같이 사는 거, 맘에 드는지 좋은지.

고양이는 말을 못하니... 어쩔 수 없으니까 그냥 최대한 행복하게 같이 살도록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함.


이제 날씨도 많이 선선해져서 가을이 왔구나~ 싶은데

틈날때마다 종종 데리고 나가서 같이 놀아줘야겠음.

..그김에 집사도 운동 좀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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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사진도 많고 글도 길어져 은근히 스크롤 압박이 있을 것 같은데도

요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쓸 땐 암생각없이 써서 올렸는데 조금 추가할게요.

고양이들은 일반적으로 영역동물이라, 자신의 영역 밖으로 나가면 극도로 불안해하다가

도망가거나 숨어버릴 수가 있어요.

유연성도 좋아서 까딱하면 목줄도, 몸줄도 벗어버리고 도망갈 수도 있구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산책을 시키면 안된다고 해요.

저처럼 노르웨이 숲 고양이를 키우신다 해도, 냥이 성격에 따라 산책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고

된다 하더라도 강아지 산책과 달리 위험성이 높은 일이니까

혹시나 고양이 산책시키고 싶다 하시는 분은 많이 공부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고 

조심스럽게 시도해주세요. 애가 싫다면 강요하면 안돼요 ㅠㅠ


보너스로 냥이 자는 사진 하나 던지고 갈게요. 

신랑 옆에서 새근새근 잠든 이루 ㅋㅋ

침대에 잘 안올라와서 이런 사진은 좀 희귀하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