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엄마가 끓여주신 전복죽

죽죽죽2008.07.31
조회339

안녕하세요..ㅋㅋ

톡커님들..

맨날 눈팅만 하다가 막상 쓰려니 조금 뻘쭘하네요..ㅎㅎㅎ

 

저는 한달 전부터 모 대학병원에 근무하게 된 신규간호사 입니다.

원래 신규가 들어가면 신규들은 트레이닝을 받아야 되서 나이트 근무라고

밤새는 근무를 안주는데 저는 3주정도 쯤 부터 한 두번씩 나이트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직장인들도 그렇듯 처음 직장이라는 사회에 들어가면 무척 힘이 들죠..

저도..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다시 끄집어 내고 새로운 것들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

정신적인것과 3교대라는 육체적인 스트레스로  제가 제가 아니더라구요..

매일 매일 눈물을 한바가지씩 쏟고 출근하니까요..

(먼저 들어 온 동기들은 한달 짜리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사치라고 하는데..

 전 원래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눈물을 쏟아내야 편해서....)

여튼.. 그 날은 근데 아무리 울어도 스트레스가 안풀리더라구요

그런데다가 병동 미팅이 나이트 근무 전에 잡혀서 출근을 생각보다 6시간 정도 일찍해야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밤새 자면서 다리에 쥐가 나서 잠을 제대로 못잤거든요..

안 그래도 한달 정도 저의 투정을 다 받아주신 엄마가

이렇게 골을 내고 있는 저를 보더니 폭발하신 겁니다.

그렇게 한시간 동안 엄마랑 싸우고  울고

그래도 출근을 해야 하기에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반찬이 없는 겁니다.

김찌뿐이...

서러움에 라면을 끓였습니다.  끓이면서도 계속 엄마 신경을 거스리게

물건같은 것들을 툭툭 큰소리를 내며 던졌습니다.

그렇게 라면을 먹으려는 찰나..

엄마가 시끄럽다고 먹는데 눈치를 주는 겁니다.

순간.. 너무 서럽고 짜증나서 그러면 안되지만 젖가락을 식탁에 던지고 안먹는다고

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근데..

엄마는 제가 병원에 출근한 줄 모르고..ㅡㅡ

제가 화가 나서 집을 나간 걸로 착각하신줄.

그렇게. 집을 나간지 약 18시간 후...

나이트 근무를 끝내고 집에 들어왔는데..

엄마가 문앞에서 떡하니 기다리고 계시는 겁니다..

어디 갔다 인제 기어들어오냐고 기지배가 이제 니 세상인 줄 아냐고..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그래도 어제 라면 한 젖가락 이후로 아무것도 못먹고 있어서

속도 쓰리고 아픈데... 짜증이 났죠.

그래서 일하고 왔다고 했더니 무슨 일을 하냐고 일 하는 애가 그렇게 일찍 나가냐고..

그래서 스케쥴 표를 보여주면 겨우 겨우 넘어갔죠.

그 뒤로 엄마가 좀 미안하셨나봅니다.

밥먹고 자라고 아무것도 안먹었을텐데라며 저를 따라 다니시더라구요.

그렇지만.. 라면이 마음속에서 꽁한 상태이고 밥먹고 자면 일어날 때 불편해서

안먹는다고 언제부터 신경 썼다고 이러냐고 됐다고 그러고 잤죠.

그리고 일어나서 다시 출근 준비를 하려는데..

또........ 반찬이 없는겁니다.. 찌개들이랑 국들은 쉬었다고 다 버리고..

밥에 물 말아 먹는데.. 도저히 안먹혀서 그냥 또 출근했습니다..

또.. 서러움에 눈물 뚝뚝 흘리며..

(원래 남들 앞에서 우는 거 안좋아해서 혼자 조용히 우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끝내고 아침에 들어오는데

엄마가 영상통화를 거셨습니다.  퇴근 길 아침이라 전철에 사람도 많고 해서

그냥 안받았습니다.

그렇게 집에 들어 와 보니 엄마가 저를 위해 전복죽을 끓여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인스턴트사다가 한 줄 알고..(저희 엄마 한번 귀차니즘이 발생하면 오*기 제품을 많이 이용하시거든요..) 뚱한 표정으로 씻고 나와 앉아서 먹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한 숟갈 한 숟갈 들다보니

죽 속에 전복말고도 든게 얼마나 많던지..

눈물이 계속 흐르더라구요..

예전..

선배들이 나이트 근무를 끝내고 엄마가 차려주신 아침 밥을 먹을 때 눈물이 흘린다고

하던데..

그 상황이 제게 일어 난 겁니다.

눈물 반 죽 반 이렇게 먹고 푹 잤습니다..

 

저희 엄마가 인터넷을 매일 하시는데..

이 글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 전복죽 너무 맛있었어요..

짜증 부리고 투정부려서 죄송해요.. 착한 딸 될게요..

 

나이트 끝내고 이틀 쉽니다.. 쉬는 동안 그동안 힘들다고

집안일 못도와드렸는데.. 좀 도와드려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