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생일상 준비..제가 잘못한건가요? 헷갈려요ㅠ

헷갈려요ㅠ2011.09.03
조회3,034

연애기간이 좀 된 20대 중반 커플입니다.

 

최근에 싸우기도 하고 안좋았던 일들도 있고 해서

여자친구 생일을 좀 잘 챙겨보고자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오랜만에 이벤트도 좀 해주고, 음식 먹으면서 대화도 좀 하면서 안좋은 감정들을 풀어보고자 했습니다.

그 전 생일에는 그냥 조금 값나가는 선물이랑 외식 정도로 했었기 때문에 정성도 좀 담고 싶었구요.

 

동생한테 음식만드는 것 좀 도와달라고 부탁도 하고, 이런저런 이벤트 계획도 세워보았죠.

 

생일 몇 일 전부터 여자친구가 생일 때 뭐해줄꺼냐고 계속 물어보고

평소에도 미리 얘기 안해주면 기대한다기보다 제 풀에 지쳐서 삐치는 편이라

그냥 사실대로 음식이랑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으니까 기대하라고 얘기했죠.

 

그러다 여자친구 생일 전날 해외에서 갑작스럽게 들어온 친구가 잠깐 만나자고 해서

술한잔 하고 12시쯤 들어갔고, 잠을 자는데 새벽 3시쯤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왔더군요.

몸이 안좋은데 좀 와줄 수 있냐고 했고, 가서 병간호를 하다보니 오전 8시쯤 집에 들어왔습니다.

 

원래 생일날 점심쯤 보기로 했는데, 잠도 못자고 해서 2~3시간 쯤 미뤄서 보기로 했습니다.

 

집에 들어왔더니 어머니께서 일어나계셨고, 미역국 끓이는 법 같은 걸

컴퓨터 문서로 작성해서 저에게 주시더군요. 동생이 전날 얘기를 했던 모양입니다.

어머니 생일상도 제대로 챙긴 적 없는 불효자식인데, 어머니께서 그렇게까지 도와주시니

죄송하기도 하고 정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부족한 잠을 좀 자고 나서, 동생이랑 장을 보러 다녀온 뒤 음식을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음식하는게 빡세더군요; 시간도 상당히 촉박했구요.

 

어찌저찌해서 음식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여자친구한테 연락이 오더군요.

생일날 오후까지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거냐구요.

음식준비 다했다고, 곧 가겠다고 달래고 약속시간보다 30분정도 늦게 여친 집에 도착했습니다.

 

여친 집에 들어가면서부터 보니 여친 표정이 상당히 안좋더군요. 

그래도 준비한 음식 같은 걸 보면 기분도 좀 풀어지고 좋아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면서

주섬주섬 음식을 풀고 생일 파티를 할 준비를 했습니다.

 

근데 여자친구가 누가 이런거 해달라고 했냐고,

최근에 싸우고 했으면 생일 때 좀 일찍와서 같이 있어주고 자기는 그런 걸 더 바랬다면서 화를 내더군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어쩔 수 없이 표정이 확 굳더군요.

'그래도 준비해 온 사람 성의가 있고, 그 전날 병간호 때문에 좀 늦어진 거고, 양해까지 구했는데

꼭 저렇게 얘기해야 하나..'

그러면서도 생일날 얼굴 붉히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한 숟갈만 떠보라고, 먹어보면 좋아할 거라고 달래서 한 입 먹였죠.

 

근데 한 입 먹으면서 '내 입맛에 안맞아.'라고 하더군요.

생일날 혼자 있으면서 짜증났을 게 이해는 됐지만, 저도 화가 나서 그럼 먹지 말라고 

순간적으로 확 신경질을 냈습니다.

같이 도와준 어머니, 동생 생각도 나면서 울컥 서럽더라구요.

 

뭐 그러다보니 기뻐야 할 생일날 폭풍처럼 서로 또 쏘아붙이고 싸우고

여차저차 한 두어시간 냉전상태이다가 겨우 풀고나서 준비해간 것 먹고 겨우 생일을 치렀네요.

 

서로 대화를 나누다보니 여자친구가 진정으로 바란게 어떤 거였는지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

좀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속으로는 야속하고 속상한 마음도 지워지지는 않더군요.

 

연애가 참 쉽지 않다는 걸 진작에 깨닫고는 있었지만

이번 생일에는 제가 정말 잘못한건지 헷갈리더군요.

 

다음 생일에는 조금 더 여자친구가 원하는 걸 잘 캐치해야 되는 거겠죠?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