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주부십니다. 하지만 당시에 흔하지 않게 국문과 대학까지 졸업하셔서 글을 굉장히 잘 쓰십니다. 어머니가 지금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집을 정리하다가 창고에서 우연히 일기장을 봤는데... 저는 솔직히 처음에 다 소설인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군데 군데 나오는 지명이라거나 실명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모두 제가 알던 곳과 일치하더군요. 결정적으로 저희집에 무구가 있습니다. 무속할 때 흔드는 방울이요. 평소에 주변에서 그런건 위험하니 버리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친구가 준 유품이라고 우릴 지켜준다고 말씀하고는 하셨습니다. 마지막까지 일기장을 읽고 저는 왜 그 방울이 우리집에 있었는지 알고 소름이 끼쳤습니다. 어머니는 이렇게 끝맺으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손가락하고 욕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않은데. 적는 것. 기록하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누군가 한명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목숨을 내놓고 서로를 지키려고 했던 친구들이라고." 그래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호러게시판은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으신 것 같더군요. 오히려 그래서 올려봅니다. 세상 한 귀퉁이에 진실을 올려두고 싶습니다. 다음의 내용은 긴 일기장 내용을 스토리 형식으로 제가 줄인 것임을 밝히며 이름은 가명을 썼습니다. 사실 그대로 옮겨적다가 줄이다가 해서 문장이 다소 어색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생각나시는 부분을 그때 그때 적으셔서 영화나 소설처럼 일관된 스토리도 아니긴합니다만 제가 나름 정리해보려고 했습니다. 아 그리고 일기장이라고 말했는데 몇년이 지난 후에 회고식으로 쓴 글 같더군요. 저는 좀 나름 진지하게 큰 결심을 하고 쓰는 글입니다. 비웃거나, 욕설을 하거나, 이 글을 읽고 누군가 기분 나빠하신다면 글 올리는 것을 중단하고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1982년 겨울 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이었거든요. 당시에 저는 거실에서 머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평소에 알던 미영이에게 전화가 왔고,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 희진이라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시 제가 알고 있기로는 희진이는 신병을 앓고 있었고 미영이는 희진이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냄새는 처음이라고. 그리고 미영이의 등을 가르키며 쟤는 곧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스스로 살려는 의지도 없다고. 군데 군데 기억이 끊기지만 어떤 부분은 지나치게 선명합니다. 집 근처에서 희진이를 만났고 난생 처음 택시를 타고 강남으로 갔습니다. 미영이 부모님은 모두 정치인이셨습니다. 미영이집은 TV 에서나 볼 수 있는 엄청난 집입니다. 3층 집에 엄청나게 넓고 정원이 있고 그런 곳이요. 부모님은 평소에 집에 잘 안오시고 가정부도 퇴근한 시간이라 마음이 급했습니다. 택시 안에서 희진이가 그러더군요. 이건 내 어머니가 와도 어떻게 못한다고요. 신내림도 받지 않은 자신은 아무것도 못한다고요. 간단한 빙의도 힘든데 이건 영도 아니고 허주도 아니고 조상대대로 잘못이 있어서 원한이 서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런 존재는 들은적만 있지 본적도 없고 자신의 어머니도 모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자로 많은 말들을 했는데 그 정도만 제가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힘 좋은 남자 불러서 아침까지 묶어놓고 더 큰 법당을 알아봐야 한다고요. 자신이 제압 할수도 없고 저쪽이 난폭하게 나오면 힘으로 대결해야 되는데 우리 둘은 그 힘을 못 당한다고요. 하다못해 교회에 데려가는게 더 좋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저는 희진이가 교회를 상당히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말은 곧 "포기해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저는 어렸습니다. 그렇게 큰 일이 일어날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는 누군가 정말 죽을만큼 심각한 상황인지도 몰랐습니다. 저는 밤 늦게 외출을 해서 부모님께 혼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믿을 사람은 희진이 밖에 없었습니다. 최소 제가 볼 때에는 정말로 영적 존재를 보고 대화를 하고 했으니까요. 희진이가 내려서 걸으면서 그런 말도 했습니다. "...난 아무것도 못하는데. 여기서 죽을 운명인가." 희진이는 평소에도 죽음이라는 단어를 엄청 자주 입에 담는 아이였습니다. 죽고 싶다는 소리도 하루에 열번씩 했고요. 그래서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사촌오빠의 친구와 편지를 하는 사이였습니다. 11시가 넘은 시간인데 저는 집으로 전화를 걸었죠. 부모님이 받으면 끊을 생각을 하고. 그냥 급한일이라고 나와달라고 하니까 알겠다고 하면서 나오더군요. 제가 친구라도 있으면 같이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입구에서 희진이가 저보고 집에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저는 싫다고 했습니다. 그럼 사촌오빠 올때까지라도 기다리자고 하더군요. 그 때 안에서 뭔가를 집어던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반사적으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소에 그 집의 문은 항상 잠겨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문부터 현관문까지 모두 열려있었습니다. 걸어서 가는데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마치 물이 무릎까지 차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평소보다 더 힘이 들고 숨이 차고 다리가 잘 안 움직이더군요. 그리고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염불하는 소리 비슷한 소리 혹은 잡담하는 소리였는데 자세히 들으려고 하면 안 들리는것 같고 신경쓰지 않으면 들리는 것 같고 둘 다 기분탓일지도 있겠지만 저는 그때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몸에 뭔가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등에서부터 어떤 이상한 기운? 기분? 마치 차가운 물을 마시면 몸에 차가움이 퍼지듯이 축축하고 슾한 어떤 기운이 등부터 올라와서 온 몸으로 서서히 퍼졌습니다. 엄청 역한 기운이 배 속에서 올라왔습니다. 저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헛구역질을 했습니다. 희진이가 제 옆에서 한참을 있었습니다. 그때 누가 온 것 같다며 대문 밖으로 잠시 나가더군요. 그 순간 뭔가 엄청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가령 엄청 걱정되는 일이 갑자기 생기면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심장이 내려앉는 그런 기분이 드는데, 그런 기운이 온 몸에 퍼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사촌오빠랑 친구분이랑 돌아왔습니다. 그 때 희진이가 제 몸에 손을 댔고 저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자기 희진이 팔을 손으로 쎄게 뿌리치더군요. 그리고 제가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의식도 있고 앞도 분명히 보이고 생각도 가능하고 어느정도 몸을 컨트롤도 가능한데 저절로 몸과 입이 움직이는 겁니다. 희진이를 보며 짧게 웃다가 갖은 욕을 하고 죽고 싶냐. 내가 누군지 아냐. 그러다가 귀엽다고도 말을 하고. 그 때 저는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뭐랄까 웃기다고 할까요. 방금전까지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혔는데 자꾸 웃음이 나오려고 했습니다. 마약을 해본 적은 없지만 마약이라도 한 사람처럼요. "나가." "나가." "내 친구 몸에서 나가" 희진이는 그 말만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듬직하고 믿음이 간다고만 생각했는데 희진이가 같은 말만 되풀이했던 것은 아마... 희진이도 무서웠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 몸에 손을 대고 뭔가를 읊조리기 시작하더군요. 불경은 아닌데 비슷한 그런 소리를 들릴 듯 말 듯 말하는데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팔은 희진이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는데 억지로 희진이는 잡고 있고 그러다가 갑자기 엄청난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저는 잠시 의식을 잃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희진이가 보고 있더군요. 그리고 사촌오빠의 친구(현식오빠)와 그분의 친구(의훈)오빠는 좀 어이없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새벽에 여기서 왜 너희 둘이 싸우고 있냐고. 장난치려고 불렀냐고. 그리고 의훈 오빠는 현식 오빠를 말리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희진이가 절 따로 불러서 말하더군요. 그냥 기를 밀어넣어서 영을 귀찮게 한거라고. 그 상황에도 저는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뭔가 중얼거린건 뭐냐고. 그러니까 그건 그냥 정신집중하려고 진언을 외운거지 영을 쫓는 주문 같은 건 전혀 아니라고 했습니다. 소위 말해 자신이 영을 귀찮게 해서 나간거지 제압하거나 못들어오게 하는것이 아니라고. 자기는 퇴마도 할 줄 모르고 무당도 아니라고. 귀문(?)도 열렸고 자시인데다가 집 터도 안 좋고 미영안에 존재가 영을 모으는 형국이라서 지금 위험하다고 들어오면 자기가 어떻게 보호 못해준다고 했습니다. 여기 있는 애들은 대처를 아는 것 같다고. 마치 퇴마를 여러번 당해본 경험이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이 힘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제가 가장 큰 공포를 느낀 것은 그 순간이었습니다. 직접 경험도 했고, 믿던 희진이가 그렇게 까지 말하는 것도 처음 봤습니다. 늘 "별일 아니야" "죽으면 그만이지" "잡령이네" 그런 말만 했었거든요. 그만큼 더 무서운데, 그 공포감만큼 안에 있는 미영이가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들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707
퇴마를 하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친구(1)
안녕하세요. 저희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주부십니다.
하지만 당시에 흔하지 않게 국문과 대학까지 졸업하셔서
글을 굉장히 잘 쓰십니다.
어머니가 지금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집을 정리하다가 창고에서 우연히 일기장을 봤는데...
저는 솔직히 처음에 다 소설인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군데 군데 나오는 지명이라거나 실명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모두 제가 알던 곳과 일치하더군요.
결정적으로 저희집에 무구가 있습니다.
무속할 때 흔드는 방울이요.
평소에 주변에서 그런건 위험하니 버리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친구가 준 유품이라고 우릴 지켜준다고 말씀하고는 하셨습니다.
마지막까지 일기장을 읽고 저는 왜 그 방울이 우리집에 있었는지 알고 소름이 끼쳤습니다.
어머니는 이렇게 끝맺으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손가락하고 욕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않은데.
적는 것. 기록하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누군가 한명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목숨을 내놓고 서로를 지키려고 했던 친구들이라고."
그래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호러게시판은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으신 것 같더군요.
오히려 그래서 올려봅니다. 세상 한 귀퉁이에 진실을 올려두고 싶습니다.
다음의 내용은 긴 일기장 내용을 스토리 형식으로 제가 줄인 것임을 밝히며
이름은 가명을 썼습니다. 사실 그대로 옮겨적다가 줄이다가 해서 문장이 다소
어색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생각나시는 부분을 그때 그때 적으셔서
영화나 소설처럼 일관된 스토리도 아니긴합니다만 제가 나름 정리해보려고 했습니다.
아 그리고 일기장이라고 말했는데
몇년이 지난 후에 회고식으로 쓴 글 같더군요.
저는 좀 나름 진지하게 큰 결심을 하고 쓰는 글입니다.
비웃거나, 욕설을 하거나, 이 글을 읽고 누군가 기분 나빠하신다면
글 올리는 것을 중단하고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1982년 겨울 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이었거든요.
당시에 저는 거실에서 머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평소에 알던 미영이에게 전화가 왔고,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 희진이라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시 제가 알고 있기로는 희진이는 신병을 앓고 있었고
미영이는 희진이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냄새는 처음이라고.
그리고 미영이의 등을 가르키며 쟤는 곧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스스로 살려는 의지도 없다고.
군데 군데 기억이 끊기지만 어떤 부분은 지나치게 선명합니다.
집 근처에서 희진이를 만났고 난생 처음 택시를 타고 강남으로 갔습니다.
미영이 부모님은 모두 정치인이셨습니다.
미영이집은 TV 에서나 볼 수 있는 엄청난 집입니다.
3층 집에 엄청나게 넓고 정원이 있고 그런 곳이요.
부모님은 평소에 집에 잘 안오시고 가정부도 퇴근한 시간이라 마음이 급했습니다.
택시 안에서 희진이가 그러더군요.
이건 내 어머니가 와도 어떻게 못한다고요.
신내림도 받지 않은 자신은 아무것도 못한다고요.
간단한 빙의도 힘든데 이건 영도 아니고 허주도 아니고
조상대대로 잘못이 있어서 원한이 서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런 존재는 들은적만 있지 본적도 없고
자신의 어머니도 모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자로 많은 말들을 했는데 그 정도만 제가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힘 좋은 남자 불러서 아침까지 묶어놓고 더 큰 법당을 알아봐야 한다고요.
자신이 제압 할수도 없고 저쪽이 난폭하게 나오면 힘으로 대결해야 되는데
우리 둘은 그 힘을 못 당한다고요.
하다못해 교회에 데려가는게 더 좋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저는 희진이가 교회를 상당히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말은 곧
"포기해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저는 어렸습니다. 그렇게 큰 일이 일어날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는 누군가 정말 죽을만큼 심각한 상황인지도 몰랐습니다.
저는 밤 늦게 외출을 해서 부모님께 혼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믿을 사람은 희진이 밖에 없었습니다.
최소 제가 볼 때에는 정말로 영적 존재를 보고 대화를 하고 했으니까요.
희진이가 내려서 걸으면서 그런 말도 했습니다.
"...난 아무것도 못하는데. 여기서 죽을 운명인가."
희진이는 평소에도 죽음이라는 단어를 엄청 자주 입에 담는 아이였습니다.
죽고 싶다는 소리도 하루에 열번씩 했고요. 그래서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사촌오빠의 친구와 편지를 하는 사이였습니다.
11시가 넘은 시간인데 저는 집으로 전화를 걸었죠. 부모님이 받으면 끊을 생각을 하고.
그냥 급한일이라고 나와달라고 하니까 알겠다고 하면서 나오더군요.
제가 친구라도 있으면 같이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입구에서 희진이가 저보고 집에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저는 싫다고 했습니다.
그럼 사촌오빠 올때까지라도 기다리자고 하더군요.
그 때 안에서 뭔가를 집어던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반사적으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소에 그 집의 문은 항상 잠겨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문부터 현관문까지 모두 열려있었습니다.
걸어서 가는데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마치 물이 무릎까지 차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평소보다 더 힘이 들고 숨이 차고 다리가 잘 안 움직이더군요.
그리고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염불하는 소리 비슷한 소리 혹은 잡담하는 소리였는데
자세히 들으려고 하면 안 들리는것 같고 신경쓰지 않으면 들리는 것 같고
둘 다 기분탓일지도 있겠지만 저는 그때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몸에 뭔가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등에서부터 어떤 이상한 기운? 기분? 마치 차가운 물을 마시면 몸에 차가움이 퍼지듯이
축축하고 슾한 어떤 기운이 등부터 올라와서 온 몸으로 서서히 퍼졌습니다.
엄청 역한 기운이 배 속에서 올라왔습니다.
저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헛구역질을 했습니다.
희진이가 제 옆에서 한참을 있었습니다.
그때 누가 온 것 같다며 대문 밖으로 잠시 나가더군요.
그 순간 뭔가 엄청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가령 엄청 걱정되는 일이 갑자기 생기면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심장이 내려앉는 그런 기분이 드는데,
그런 기운이 온 몸에 퍼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사촌오빠랑 친구분이랑 돌아왔습니다.
그 때 희진이가 제 몸에 손을 댔고 저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자기 희진이 팔을 손으로 쎄게 뿌리치더군요.
그리고 제가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의식도 있고 앞도 분명히 보이고 생각도 가능하고 어느정도 몸을 컨트롤도 가능한데
저절로 몸과 입이 움직이는 겁니다.
희진이를 보며 짧게 웃다가 갖은 욕을 하고 죽고 싶냐.
내가 누군지 아냐. 그러다가 귀엽다고도 말을 하고.
그 때 저는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뭐랄까 웃기다고 할까요.
방금전까지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혔는데 자꾸 웃음이 나오려고 했습니다.
마약을 해본 적은 없지만 마약이라도 한 사람처럼요.
"나가." "나가." "내 친구 몸에서 나가"
희진이는 그 말만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듬직하고 믿음이 간다고만 생각했는데
희진이가 같은 말만 되풀이했던 것은 아마...
희진이도 무서웠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 몸에 손을 대고 뭔가를 읊조리기 시작하더군요.
불경은 아닌데 비슷한 그런 소리를 들릴 듯 말 듯 말하는데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팔은 희진이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는데 억지로 희진이는 잡고 있고
그러다가 갑자기 엄청난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저는 잠시 의식을 잃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희진이가 보고 있더군요.
그리고 사촌오빠의 친구(현식오빠)와 그분의 친구(의훈)오빠는
좀 어이없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새벽에 여기서 왜 너희 둘이 싸우고 있냐고.
장난치려고 불렀냐고.
그리고 의훈 오빠는 현식 오빠를 말리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희진이가 절 따로 불러서 말하더군요.
그냥 기를 밀어넣어서 영을 귀찮게 한거라고.
그 상황에도 저는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뭔가 중얼거린건 뭐냐고.
그러니까 그건 그냥 정신집중하려고 진언을 외운거지
영을 쫓는 주문 같은 건 전혀 아니라고 했습니다.
소위 말해 자신이 영을 귀찮게 해서
나간거지 제압하거나 못들어오게 하는것이 아니라고.
자기는 퇴마도 할 줄 모르고 무당도 아니라고.
귀문(?)도 열렸고 자시인데다가 집 터도 안 좋고
미영안에 존재가 영을 모으는 형국이라서 지금 위험하다고
들어오면 자기가 어떻게 보호 못해준다고 했습니다.
여기 있는 애들은 대처를 아는 것 같다고.
마치 퇴마를 여러번 당해본 경험이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이 힘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제가 가장 큰 공포를 느낀 것은 그 순간이었습니다.
직접 경험도 했고, 믿던 희진이가 그렇게 까지 말하는 것도 처음 봤습니다.
늘 "별일 아니야" "죽으면 그만이지" "잡령이네" 그런 말만 했었거든요.
그만큼 더 무서운데, 그 공포감만큼 안에 있는 미영이가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들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