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는 여자에게 그냥 만원 준 남자ㅠ▽ㅠ◆◆ (부제: 광주 시내버스에서 지갑잃어버린날)

박호야2011.09.10
조회9,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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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으신 분을 위한 전체 글 핵심요약 :

지갑 잃어버리고 표못사서 집 못가고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만원을 그냥 주려하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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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처음 쓰는 전라도 여자입니다. 오늘(9.10.토요일) 아는 동생을 만나러 광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지갑을 두고 내렸습니다 ㅠㅠ ...

 

 

(음슴↓)

 

 

아 버스 딱 탔을때까진 진짜 내가 너무 기특하고 좋았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걸려서 우리동네 가는 차가 10분 남았을 때 매표소로 달려가 줄을 서면서 지갑을 찾았음. 가방에.. 지갑이 없었음...

 

지갑에 돈이 많이 있진 않았음 겨우 표 살 정도. 근데 학생증에 붙인 포켓몬 스티커를 생각하고 그 안에 든 카드들도 다 다시 만들 생각 하고 얼마전 찍은 증명사진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답답했음

 

내가 마지막으로 돈 쓴건 역시 버스뿐임ㅠㅠ

 

머릿속으로 '악!!나는또!!라이야또라!!!이ㅠㅠ!!!!악ㅠㅠ!!!!!!!!! 악ㅜ ㅠ!!!!!!!!!!'이런 자책이 슈슈슈슈슈슉 지나감. 나는 매표소 줄에서 터덜터덜 나와 펑펑 울 준비를 함.(슬프니까..)

그러다 좋은 생각이 남. 나는 지금 통장이 없으니까, 어떤 사람한테 사정 설명 드리고, 그사람 계좌로 어머니께서 입금을 해주시면 그분이 그 돈을 꺼내서 나에게 주는거임.

 

그치만 난 시간이 없음.

 

슬퍼하는데 1분 이 생각 하는데 1분 걸림! (비상대책위원회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파바바박 걸어가서 현금인출기 앞 남자분하나를 쿡찌르고 속사포랩을함.

"저기요. 죄송합니다.(꾸벅)

제가지갑을잃어버려서 집에가는차표를못사고있어요. 어머니께 전화드려서 그쪽 계좌에 입금하면 확인하시고 만원만 꺼내주세요."

한번도안쉬고말함ㅋ...그분 처음엔 아마 그냥 달라는 줄 아셨을듯. 근데 내가 말을 너무 빨리했는지 어쨌는지 아무말도안하시길래 조심스럽게 "바쁘세요?.."카니까 "얼마 필요하신데요?".

"만원인데요."하니까 지갑에서 돈을 꺼내시면서 "..그냥드릴께요" 하심.. 얼결에 받았는데 당황해서 받고도 감사하단말을 잠시못했음.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가 있지? 처음보는 신원불명의 여자한테? 

 

와..이런사람이있어서 세상이아름답구나..싶었음. 하지만 그냥 받을 순 없는 일이었음.

 

 

"아니요, 계좌번호 불러주세요."

"괜찮아요." (꼬박꼬박 존댓말도 써주심 ㅠㅠ 20대 중반은 되보이셨는데ㅠㅠ)

 

계속 괜찮다고 하시길래 괜히 막 다급하게, 정신없게 말했음.

 

"안돼요 빨리 계좌번호 불러주셔야돼요! 여섯시찬데 벌써 5분밖에 안남았어요! 저거 못타면 50분 기다려야돼요! 집까진 두시간이나 걸리는데! 세상에! 빨리 계좌번호 불러주세요!! 얼른요! 계좌번호요!! 이러다가 또 1분이 지났어요! 국민은행! 그다음이 뭐에요?!(국민은행 인출기 앞에 서계셨음)"

 

내가 휴대폰 메모장 띄우고 그러면서 기어코 계좌 알아냄!!!

 

"성함은요?"

"***요."

"*** 맞아요? 계좌는 ~~~~ 맞아요?"

"네.맞아요."

 

나는 매표소로 달렸음! 시간이 없었음! 그치만 인사는 잊지 않았음!

 

"제가 오늘 안에 부쳐드릴께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착하게 사시면 안돼요!!! 안녕히계세요!!!"

 


도움받는주제에"그렇게 착하게 사시면 안돼요"이렇게 훈계도하고(ㅋㅋㅋ)

표 사고 줄 서서 어머니께 얼른 문자드렸음.

 

 

[*** ****** ***** 국민은행 ㅇㅇㅇ ㅠㅠ 착한분.. 이분 만원 부쳐줘여..엄마한테 값을께]-5:59PM(왜 갚을 값이라고 썼지?)

 

위기는 모면했지만 손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있기가 힘들었음..

걱정하실까봐 버스에 타서 얼른 또 문자보내드림.

 

 

[탔어요^^...독거노인같은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어요...^^...]-6:11PM

 

그 모든걸 놓은 미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내겐 잃을것도 없다는 미소 ^^..ㅋㅋㅋㅋ

 

 

 

 

 

 

 

 

 

헐 판 쓰고있는 이 시점에서 모르는번호로 전화가 옴

한번 울리자마자 받아서 "여보세요!?!?"하니까 당황해서 끊으셨는데 다시 통화한 결과 지갑을 주우셨다고 함!!

 

근데 요즘 하도 지갑 주운사람한테 돈 모자라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계속 '만 이천원 맞죠?'하셨음.

근데 나는 정말 지갑에 돈은 하나도 필요없었음 그 돈을 갖든 찢든 태우든 상관이 없었음 그냥 그 지갑이 , 그 지갑이 나에게 오면 됐음 ㅠㅠ

 

그분은 택배로 지갑을 보내주시겠다고 함. 전화를 끊고도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멀티메일을 보냄.

 

 

[정말 감사합니다! 전화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ㅠㅠ 진짜 지갑에있던 돈은 한개도 필요없어요 그냥 지갑이랑 다른내용물만이라도 찾고싶었거든요..이렇게 전화주셔서감사합니다!! 복받으실거에요ㅠㅠ]

 

 

 

답장도 옴 ㅋㅋㅋ

 

 

[별말씀을     혹시 모르니  주소 다시 보내주세요 항상   지갑 조심하시고 중요한 물건은]

[ 소중히]

 

 

저 넓은 띄어쓰기는 뭔지 모르겠음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지갑을 찾음★

 

처음 글 올릴 때 목적이 [착한사람봤어요/지갑주우신분?]이었는데

방금 [착한사람봤어요/두명이나] 로 바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이세상 모든것에 감사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집에 오자마자 현금인출기 남자분께 돈 입금했습니다. 2만원을 부치고 싶었는데 아버지께서 근엄하게 "그게 더 그사람에겐 기분 나쁠수도 있다."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만원 부치고 보내는사람에 '고맙습니다.' 입력하고 모바일뱅킹으로 슝슝.~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