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1-09-14] 그리스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도 가능성이 커져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서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기정사실화한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독일이 그리스를 지원하고 중국이 이탈리아 국채를 사들인다면 디폴트를 피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비관론에 훨씬 많은 무게가 실려 있다. 그리스 부도가 현실화하면 유로존 붕괴를 의미하는 만큼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도미노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기로에 선 그리스 부도 선언 그리스 2년물 국채금리는 13일 장중 한때 76%로 치솟았고 10년물 금리도 사상 최고인 24%대로 올라섰다.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에서 그리스 5년물 국채의 디폴트 대비 비용은 5년 내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98%로 예상한 수준으로 올랐다.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지지부진하고 유로존 국가들의 지원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디폴트 가능성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유로존의 맏형 격인 독일에서는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독일이 그리스 부도를 염두에 두고 자국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그리스 포기설'도 금융시장에서 나돌았다.독일 보수 정치인들이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인 탓에 불안이 더욱 증폭됐다.네덜란드 정부는 그리스의 디폴트를 기정사실화하고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그리스 익스포저(대외위험도)가 높은 유럽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강등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 은행의 위험 부각은 글로벌 은행시스템 악화와 신용경색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신증권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14일 "독일과 브릭스 국가 등이 유럽 재정위기 해소에 도움을 주려고 공조를 시작했다.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면 디폴트는 시기 문제일 뿐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디폴트 리스크와 비디폴트 리스크 중 어떤 쪽을 선택할지를 놓고 저울질해온 독일이 유로화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집권 여당인 기민당뿐만 아니라 야당인 사민당도 그리스 지원안을 지지하기로 약속했다. 이달 말 독일 의회에서 그리스 지원안을 부결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예상했다. 중국이 이탈리아 국채를 사주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 금융시장ㆍ실물경제 악영향 불가피그리스의 디폴트로 유럽 금융시스템이 악화하면 국내 주식ㆍ채권시장도 동반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주식의 약세는 주로 채권의 강세로 이어져 왔지만, 유럽계 자금이 국채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디폴트가 단발성 악재로 끝날 때에는 악영향이 단기간에 그치겠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를 겪는 남유럽 국가들로 전파될 때는 리먼 사태에 버금가는 파문이 생길 수도 있다.동부증권 장화탁 주식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영향력은 달라질 것이다. 그리스 디폴트는 곧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데 이것이 다른 국가들의 연쇄 탈퇴로 이어질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장 팀장은 "그리스와 연관된 나라들의 복잡한 역학구조, 채권과 관련된 다양한 금융시장의 반응에 따라 국내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천차만별일 것 같다"고 평가했다.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각국 금융기관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 정책과 국가 간 통화스와프 등 신용경색 확산을 막을 장치들이 마련돼 있어 충격이 이전보다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그리스 디폴트로 유럽 은행들의 위험이 커지더라도 2008년과 같은 건전성 문제나 자금 이탈, 원화 가치 급락의 악순환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연구원은 또 "한국의 경상수지 악화와 성장 둔화로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기조가 약해질 수는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채 상환 능력에 대한 신뢰는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했다.〔연합뉴스 박상돈·이유미 기자〕
`그리스 부도 폭탄' 韓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나?
[연합뉴스 2011-09-14]
그리스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도 가능성이 커져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서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기정사실화한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독일이 그리스를 지원하고 중국이 이탈리아 국채를 사들인다면 디폴트를 피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비관론에 훨씬 많은 무게가 실려 있다.
그리스 부도가 현실화하면 유로존 붕괴를 의미하는 만큼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도미노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기로에 선 그리스 부도 선언
그리스 2년물 국채금리는 13일 장중 한때 76%로 치솟았고 10년물 금리도 사상 최고인 24%대로 올라섰다.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에서 그리스 5년물 국채의 디폴트 대비 비용은 5년 내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98%로 예상한 수준으로 올랐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지지부진하고 유로존 국가들의 지원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디폴트 가능성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유로존의 맏형 격인 독일에서는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독일이 그리스 부도를 염두에 두고 자국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그리스 포기설'도 금융시장에서 나돌았다.
독일 보수 정치인들이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인 탓에 불안이 더욱 증폭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그리스의 디폴트를 기정사실화하고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그리스 익스포저(대외위험도)가 높은 유럽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강등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 은행의 위험 부각은 글로벌 은행시스템 악화와 신용경색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신증권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14일 "독일과 브릭스 국가 등이 유럽 재정위기 해소에 도움을 주려고 공조를 시작했다.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면 디폴트는 시기 문제일 뿐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폴트 리스크와 비디폴트 리스크 중 어떤 쪽을 선택할지를 놓고 저울질해온 독일이 유로화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집권 여당인 기민당뿐만 아니라 야당인 사민당도 그리스 지원안을 지지하기로 약속했다. 이달 말 독일 의회에서 그리스 지원안을 부결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예상했다.
중국이 이탈리아 국채를 사주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 한국 금융시장ㆍ실물경제 악영향 불가피
그리스의 디폴트로 유럽 금융시스템이 악화하면 국내 주식ㆍ채권시장도 동반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주식의 약세는 주로 채권의 강세로 이어져 왔지만, 유럽계 자금이 국채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디폴트가 단발성 악재로 끝날 때에는 악영향이 단기간에 그치겠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를 겪는 남유럽 국가들로 전파될 때는 리먼 사태에 버금가는 파문이 생길 수도 있다.
동부증권 장화탁 주식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영향력은 달라질 것이다. 그리스 디폴트는 곧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데 이것이 다른 국가들의 연쇄 탈퇴로 이어질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그리스와 연관된 나라들의 복잡한 역학구조, 채권과 관련된 다양한 금융시장의 반응에 따라 국내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천차만별일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각국 금융기관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 정책과 국가 간 통화스와프 등 신용경색 확산을 막을 장치들이 마련돼 있어 충격이 이전보다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그리스 디폴트로 유럽 은행들의 위험이 커지더라도 2008년과 같은 건전성 문제나 자금 이탈, 원화 가치 급락의 악순환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또 "한국의 경상수지 악화와 성장 둔화로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기조가 약해질 수는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채 상환 능력에 대한 신뢰는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연합뉴스 박상돈·이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