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고부갈등

JOJO201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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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고부갈등  

최근  달라진  가족문화를  가장  많이  피부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노인세대다.이는  핵가족화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우선  자신이  살던  시절과는  달리  가족유대감이  현저히  약화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노인세대들은  늘  소외감속에  젖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이들은  젊어서는  엄한  시어머니  아래서  죽어지내고  나이  들어서는  똑똑한  며느리에게  치여사는, 이른바  '샌드위치세대'로  전락했다. 그래서  어쩌다  푸념을  하다보면  안주인  자리를  물려받은  며느리와의  갈등이  불거지게  마련이다.

 서울  평창동의  김모(60)씨는  사소한  일로  신혼의  며느리에게  야단을  쳤다가  아주  난처한  일을  당했다.  며느리는  아들과  부부싸움을  하고  친정에  가버린  것이다.  결국  자신  때문에  이혼이라도  할까봐  걱정이  돼  사돈댁에  직접  전화를  걸어  며느리를  데려와야  했다.

 물론  요즘  며느리들도  불만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날마다  새벽  같이  일어나  식사준비와  아이들  학교보내기  등  정신없이  지내다가  직장에  갔다온  뒤에도  남편과  아이들의  치닥거리를  하는  등  안살림을  떠맡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더구나  명절이나  시부모  생신  등  큰  일이  있을  때면  으레  음식  준비뿐만  아니라  설거지  등  모든  허드렛일을  책임져야  한다.  이처럼  뼈빠지게  고생하고서도  생색나지  않는  시집살이에  며느리들도  나름대로  할말이  많다.

 그래서  고부갈등은  의외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젊은  여성들  가운데  장남과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도  실은  시부모를  모시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고  부부싸움도  시집  식구들과의  관계,  특히  시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일어나는  비중이  높다.  시부모는  시부모대로  자식을  애지중지하며  귀하게  키웠더니  이제  마누라밖에  모른다면서  늘  불만이다.

 서울  청파동의  박모(45)씨는  남편이  장남이어서  결혼후  20년째  시부모를  모시고  산다.  그래서  집안의  대소사는  모두  박씨의  몫이었다.  그러다보니  고부간은  말할  것도  없고  동서-올케간에도  마찰이  잦다.  손아래  동서가  어쩌다  한번  집에  들러  듣기  좋은  말로  시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올케는  집안  일에  사사건건  간섭한다.  그러다  보니  집안은  늘  긴장감이  감돈다.

 최근  핵가족화에  따라  독거노인들이  늘면서  고부간의  갈등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남편의  입장에서는  아내가  자기  부모나  형제  등  가족들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것이  늘  불만이다.  실제로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2만9565건(소  취하  등  조사불가능한  사례  제외)  가운데  5.4%가  '자신의  부모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이혼사유로  꼽을  정도로  부모를  모시는  문제는  부부간의  현안이  되고  있다.

 최근  여권신장에  따라  여성들,  특히  친정  부모들의  발언권이  강화되면서  장모-사위간  갈등도  새로운  가족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장모가  사위의  경제력이나  성격  등을  들면서  구박을  하거나  심지어는  이혼까지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딸만  있거나  자녀  수가  적은  부모들은  기대가  큰  나머지  '아들  같은  사위'를  요구하거나  언제나  딸의  편에  서서  사위에게  많은  주문을  한다.  이제  '백년  손님'처럼  대접받던  사위들이  장모의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역시  문화가  다른  두  집안의  충돌은  부부간  갈등을  넘어서  장모-사위간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전문가들은  세상이  많이  달라진  만큼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고부상(姑婦像)을  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부모는  아들과  며느리의  행복을  먼저  생각해  자신의  품안에서  독립시키고,  특히  며느리는  딸처럼  생각하면서  위신과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말한다.  또  며느리는  시부모를  친정  부모처럼  
다정하게  대하고  어떤  경우에도  시댁의  흉을  보거나  악평하지  말며  늘  마음을  즐겁게  해줄  것을  당부한다.

 한국  남성의  전화  이옥  소장은  "고부갈등은  서로간의  가치관은  물론  세대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달라진  세태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갈등이  고조될  경우  어느  한편이  포기할  때만이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편이  아내의  편에  서서  어머니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권오문  문화전문위원  omkwon@sgt.co.kr■전문가  제언/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특별하고  독특한  것이  넘치는  세상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가정문제,  특히  외도라든가  고부갈등  같은  것은  별  화제가  되지  못하는  게  요즘의  세태다.  그러나  여전히  외도와  가정폭력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으며,  고부갈등도  양상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요즘에는  처가와  갈등을  겪는  남성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상담소의  이혼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이혼  사유가  되는  6호사유(민법  제840조  6호)를  보면,  여성  내담자의  경우  명백하게  드러난  고부갈등은  4.1%이지만  여기에  시가와의  갈등(2.6%),  생활양식차이(0.9%),  혼수시비(0.2%),  마마보이(0.1%)  등을  합치면  8%에  이르는  내용들이  시가와  연결돼  있다.  여기서도  시어머니로  대표되는  시가와의  갈등관계가  부부갈등의  중요한  원인임을  확인하게  된다.

 상담내용을  들어보면  '요즘도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딱한  것이  시어머니들의  태도와  폭언이다.  '시집올  때  해  온  것이  뭐냐'  '지참금을  왜  안  가져  왔느냐'  '남자는  바람도  피울  수  있다'  '무거운  짐은  네가  들어라'  심지어  직장생활을  하는  며느리에게  아침마다  과일주스를  만들어  아들과  자신에게
 대령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커튼이나  이불  빨래도  세탁기를  쓰지  못하게  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급기야  가출을  하고  만  여성도  본  적이  있다.  물론  한  편에는  부엌  근처에는  얼씬도  할  수  없게  한  까닭에  며느리가  외출한  뒤에는  점심도  걸러야  하는  시어머니도  있고,  가족과의  대화단절,  학대에  가까운  방임이나  며느리의  폭언을  호소하는  시어머니들도  있다.

 최근  들어  며느리  대  시어머니의  구도로  나타나는  고부갈등  외에  시아버지  때문에  갈등하는  며느리,  장인-장모의  간섭을  못  견뎌  하는  사위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두  자녀만  낳아  키우면서,  딸이나  아들  모두를  결혼까지  시킨  이후에도  그  자녀들의  생활에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부모들이  문제다.  딸에게도  아들과  같이,  아니  어떤  경우에는  그  이상  신경을  쓰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처가와의  갈등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딸의  이혼  상담에  따라와서  당사자보다  적극적으로  이혼을  성사시키려  하는  친정부모들을  보면  실감이  난다.  성인이  된  뒤에도  자신들의  문제를  부모들에게  지나치게  의지하는  의존적인  자녀들도  문제다.

 고부갈등문제는  시어머니들이  며느리를  자신의  아들을  빼앗아간  침입자로  간주하는  데서  출발한다.  시어머니들은  자신들의  과거  시집살이를  여과  없이  며느리에게  대물림하려  하나  요즘처럼  자의식이  확립된  며느리들은  그런  시어머니의  태도를  참아내지  않는다.  여기다가  노인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없이  이미  핵가족  문화가  뿌리내린  사회에  '효'라는  명분으로  노인문제를  가정에서  책임지도록  하고  있는  것  역시  근본적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혼인'에  대한  성숙한  의식도  아쉽다.  또한  부양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의  경우  이를  개인적인  차원의  윤리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변화된  세상에  살고  있는  자녀들이  변화된  방법으로  '효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