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아침에 글쓰고 운동 다녀오니까 톡이란게. 이렇게 빨리도 되는구나.. 에이..운영자님 나 기다렸구나..? 아 몰라요.. ~~ 고마워요 저 기억해주신분들..^^ 역시나 글이 길어 댓글을 달아주는 분들은 없지만.. 한참을 잠수 타다가 나왔는데도 알아봐주는 분들 때문에 징하게 좋네여~~^^ 어릴 때, 언니 오빠..남동생 사이에서 구박?을 좀 많이 받고 자랐던 복동입니다. 하지만 착한 복동이는 그 구박을 인정하며, 착실하게 말썽피우고... 빗자루로 연신 맞아가면서 잘도 지내고 있었죠. 괜찮아요.~ 다들 그렇게 맞고 자랐음서~ 아무튼.. 엄마아빠는 날 사랑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던 복동이였습니다. 그래서 괜히 말썽도 많이 피우고.. 엄마아빠의 관심을 좀 사보려고 공부도 좀 해보고 그랬지만... 복동이보다 몇배나 공부를 잘하는 언니 오빠..남동생의 성적에 비하면 나의 노력이 깃든 성적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그런지 먹는거에 욕심이 많아지고, 툭하면 동생을 괴롭히고 10살 복동이 어린이의 입에서 엄마 잘못했어요 라는 문장이 안 나올 날이 없었던 그 시절... 그러니까..여름철 장마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습니다. 다들 어디를 갔는지 안 보이고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는데, 아빠 친구분이 근처에 오셨다가 수박 한덩이를 주고 가셨습니다..참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수박이 얼굴엔.. 웃음 꽃이 피어있었고.. 복동이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수박이는 복동아 나는 네거야..그러니까..니가 다 먹어라고..복동이 마음속에 속삭이고 있어요. 수박이의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었던 복동이였어요. 복동이는 거절을 못하는 착한 어린이였으니께.. 어쩔 수 없이..정말 어쩔 수 없이...식탐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고 수박이가 부탁하니까 어쩔 수 없이 칼로 수박을 잘라... 혼자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야금야금...냠냠 꿀꺽... 그 조그만 배는 얼만큼 더 불러야...먹는 걸 멈출 수 있었던 걸까요 수박이 크진 않았지만...어린이 혼자 먹기엔 감당하기 힘든 양이었는데.. 복동이는 어느새 그걸 다 먹고 있었어요. 완전범죄를 위해서 복동이는 널부러진 수박껍질을 집 뒤에있는 터로 가져가 삽으로 땅을 파고..잘 묻어둡니다. 이렇게 복동이의 수박 핥아먹기 사건은 땅속에 수박껍질처럼 조용히 묻히는거라 생각했었죠. 하지만..그 날 저녁... 복동이의 몸에선 열이나고... 배가 너무 아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놈의 배가 그리 아픈지... 1분정도 아프다가.. 10초정도 괜찮았다가...1분정도 아프다가... .. 혼자서 끙끙 앓다가.. 너무 아파서 주무시고 계시는 엄마를 깨웠어요. 엄마는 복동이의 이마를 만져 보더니..깜짝 놀라셨죠.. " 오메오메 뭔일이다냐... 이마가 절절 끓는구만.." 늘 튼튼했던 복동이의 이마에서 뜨거운 감자에서 나올 법한 뜨끈한 열기가 느껴지니 어머닌 상당히 놀라신 것 같아요 " 엄마..나 떵 매려.." 배가 그렇게 계속 아프더니 이제 응아까지 마려웠습니다. 다 알다시피 그 시절 시골 화장실이라는 곳이... 도깨비가 튀어 나올 것 같고, 화장실 아래서 하이얀 피묻은 손이 튀어나와 파란 종이 줄까~ 빨간종이 줄까.. 의 귀신 음성이 들릴 듯한 그런 곳이었잖아요? 그렇게 아픈데도 전 어머니께 말해요.. " 무수와...화장실 델다줘." 다른 때 같았으면 시방 뭔소리를 하냐면서 궁뎅짝을 얻어 맞을 상황이었는데 이번만큼은 아무 말씀 안 하시고 절 부축하시어 화장실 앞에 서 계셨드랬죠.. " (복동이 똥싸는중) 으...응~ 엄마~~ 응.. 거기..우욱 있찌? 어후" " 응 여그있다." 어머니의 다정스런 음성이 아팠던 뱃속을 문질러 주는 것 같아요. 볼일을 다 끝내고 다시 방에 돌아와 눕는데.. 이놈의 오장육보에는 고약한 심보까지 붙어 있는지.. 심보의 투정으로 5분에 한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됐어요.. 마치... 복동이의 몸 안에 있는 모든 장기에서 똥을 만들어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그렇게 설사를 해댔습니다.. 그렇게 설사와의 씨름을 하고 힘없이 잠들었던 복동이 눈 앞에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여름의 아침 햇살이 복동이의 눈을 간지럽혔고 벌떡 하고 일어났을 복동이의 신체는 습자지 종이보다 못한 헐렁함으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지요.. 아버진... 그런 나를 업고 가까운 보건소로 향했습니다.. 여름이라 그런지 아침이었어도 아버지 목줄기에서 흘러내리는 시큼한 땀냄새에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죠. 어느새 복동이는 태어나서 처음 가 본 보건소 대기실에서 앉아 있었고...하얀 가운을 입은 젊은 의사선생님이 내 옆을 휙 지나가면서 풍기는 지독한 병원소독 냄새 혹은 주사바늘 같은 냄새에 심장이 쿵쾅 거리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죠. 발바닥을 살며시 바닥에서 떼기만 해도 온 다리가 덜덜 떨렸어요. 드디어 복동이의 이름을 부릅니다. " 남 복동~" 아버진 복동이의 손을 잡고 진료실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선생님은 복동이의 볼록하고 귀엽고 탐스러운 툭 튀어나온 배에 청진기를 대며 고개를 갸웃갸웃... 그리고 복동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씽긋 웃으셨습니다. " 지금 복동이의 뱃속은 전쟁터 같네요. 부글부글 끓고 있어요. 설사가 이대로 계속 멈추지 않으면 큰 병원에 가야 합니다. 우선 설사가 멈추는 약을 지어 줄테니.. 약을 먼저 먹여보세요"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선생님 등 뒤에서 광채가 쏟아져나와요 내 친구..혹은 동네 어른들과는 다른 말투를 쓰고 있어요. 그 땐..그게 표준어라는 사실을 몰랐지만... 외계인 보듯 신기하게 의사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어요. 선생님은 그런 복동이에게 다시 말을 건네요 " 우리 복동이는 알약을 잘 먹니~ 가루약을 잘 먹니?" 전 복동이 앞날에 다가 올 쓰디쓴 쓰나미의 여파를 예측하지 못하고 아주 크게 씩씩하게 말합니다. " 가루약이요~~" 그렇게 약을 받아서 집에 오는데.. 그렇게 아픈데도 쪼꼬파이와 베지밀이 먹고 싶었어요. 힘없는 목소리로..아버지께 말해요 " 아빠... 쩌거 먹고자퍼..." " 오야오야...또 뭐 먹고자픈거 없냐?" " 음... 계란말이?" " 오야 알았다.. 집에가믄 엄마한테 해달라고 할텐께 아프지마 라~" ㅜ.ㅜ 눈물 좀 닦고... 복동이에겐 신경도 안 쓰시는 줄 알았던 아버지 마져도 복동이가 해달라고 하는 것을 다 해주세요. 영특한 복동이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아요.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 내 동생 가식이까지 나의 몸과 뱃속 위장들을 걱정하며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하고 있어요. 먹을 거 앞에서는 쌍둥이의 텔레파시도 필요 없었던 우리였는데 누나라고 부르지도 않던 동생 가식이까지 누나누나 하면서 먹을 것을 입에 넣어주고 있어요.. 역시 아플 땐 가족이 최고인거네요. 드디어 약을 먹는 시간이네요.. 난생 처음 약을 먹었던 복동이는 가루약을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아주 터프하게 가루약을 입에 넣고 녹여서 먹을려고하는데...이게.. 잇몸 사이사이에 달라붙어 쓰디쓴 인생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었지요.. 안되겠다 싶어서 물에 약을 타서 벌컥벌컥 마시는데 그래도 쓰디쓴 약의 참맛에 다음부터는 꼭 알약을 먹겠노라...다짐도 했습니다.. 약을 먹고나니...슬슬 졸리기도하고.. 힘도 없고.. 옆에 있던 동생을 부려먹고 싶은 생각에 가식이( 내 동생)을 불렀습니다. " 가식아 누나 힘이 한나도 읎어야... 나 요구르트 쪼까 먹고자픈디 니가 뒷 꽁지 따서 먹여주라~~" 가식이는 단 한번의 반항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누워있는 나에게 입을 벌리라하며.. 복동이의 입에서 대략 10센치 정도 떨어지는 위치에서..요구르트를 한방울씩 입에 떨어지게 해주었어요.. 혀를 쭉 내밀고..그 요구르트를 한방울씩 받아먹는데...왜 그렇게 맛있던지요... 그렇게 복동이는 약기운에 잠이 듭니다. 잠결에 들리는 시끌벅쩍한 소리...마당에서 어떤 아저씨의 목소리.. 골아붓..골아붓... 이 소리만 자꾸 들리는데 눈은 절대 떠지지 않고 다시 잠에 푹 빠졌다가 일어났습니다. 어라..하지만 가족들의 눈빛이 이상합니다. 엄마아빠의 눈빛도 이상해요... 가식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복동이를 훑어보며.. 저런 돼지같은 ...이런 눈빛을 보내고 있어요. 어..이상하네..복동이는 지금 아픈데... 가족들이 왜 저럴까요. 그래요..마당 가운데에 있던 평상 위엔 어제 수박을 들고 오신 아버지 친구분이 앉아 계셨어요. 아버지 친구분은 날 보자 마자 이렇게 말씀하셨죠. " 웜마웜마..복동아 니 그 수박 어쨌냐? " 차마 복동이 혼자서 다 먹고 땅속에 파 묻어버렸다는 소리는 못하겠어서... 아무말 없이..가족들 눈치만 보고 있었어요. " 복동아 니 그거 혼자 다 묵었냐? 아이고아고...그 수박이 포싹 골아부렀어야. 묵지 말라고 할라고 했등만, 니 혼자 다 묵어부렀냐?" " 글안해도 복동이 혼자 다 묵어가꼬 지금 설사병 나부렀다요~" 어머니의 앙칼진 목소리에서 다정함이 사라졌어요. " 와따 징한 간날(가시나)세~~~그 많은것을 혼자 다묵어야~?" 한바탕 복동이의 속을 뒤집어놓고 유유히 떠나신 아저씨의 빈자리에선 가족들의 어이없다는 표정이 맴돌아요. 복동이는 부끄럽고 또 아프기도 하구..또..........음..슬금슬금 방으로 겨들어가..다시 이불속으로 쏙 하고...누웠어요. 밥도 안 묵고, 남은 요구르트도 가식이시키가 다 먹는 걸... 지켜보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어두운 이불속에서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죠.. 그러다가 다시 잠든 복동이네요... 얼마가 지났을까.. 따뜻한 온기가 이마에서 느껴져요.. 아마 어머니의 손 같아요.. 어머닌..계속해서 복동이의 이마를 쓰다듬어주고...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넘겨주고 계셨어요.. 그 느낌 너무 좋아요.. 눈을 뜨고 싶지 않았어요. 어머닌 가끔..새벽녘에 쌀통에 쌀을 가지러 오시면서...자고 있는 가식이와 복동이 이마를 쓰다듬어 주셨는데... 그 느낌 그 어떤 단어로 표현해도 모자랄 정도로 너무 좋아요. 어머니 옆엔 아버지도 계신 것 같아요.. 두분이서 속닥속닥 말씀하세요.. " 짹깐한게 얼마나 그 수박이 먹고 자펐으믄... 낼 벌교장날엔 싱싱한 수박한덩이 사가지고 와야쓰겄구만.." 그렇게 밤은 지나가고... 복동이는 꿈속에서 다시..커다란 수박을 우걱우걱 먹고 있는 꿈을 꿨답니다.. 요즘...정말로 부모님의 손길이 그리워지는 시기네요.. 큰 수술을 마치고, 요양하고 있는 복동이에겐 더 그렇겠죠.. 그 작은 설사병에.. 아버지 등에 업혀서 병원까지 갔던 복동이.. 발을 조금만 들어도 온몸이 떨릴정도로 병원의 낯선 환경이 무서웠던 복동이는...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서..부모님이 안 계셔도 혼자서 큰 수술도 받고... 혼자서 잘 이겨내고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정말 복동이 많이 컸네요.... 늘 언제나 생각해도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부모님과의 추억은.. 꺼내도 꺼내도.. 그리고 다시 보고 또 생각해도 여전히 그립고... 힘들없지만..그것도 행복이었다는 걸... 또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아프지 말아요~~~~ 971
복동이와 수박이야기.
헐..아침에 글쓰고 운동 다녀오니까 톡이란게.
이렇게 빨리도 되는구나..
에이..운영자님 나 기다렸구나..? 아 몰라요.. ~~
고마워요 저 기억해주신분들..^^
역시나 글이 길어 댓글을 달아주는 분들은 없지만..
한참을 잠수 타다가 나왔는데도 알아봐주는 분들 때문에
징하게 좋네여~~^^
어릴 때, 언니 오빠..남동생 사이에서 구박?을 좀 많이 받고
자랐던 복동입니다. 하지만 착한 복동이는 그 구박을
인정하며, 착실하게 말썽피우고... 빗자루로 연신 맞아가면서
잘도 지내고 있었죠. 괜찮아요.~ 다들 그렇게 맞고 자랐음서~
아무튼.. 엄마아빠는 날 사랑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던
복동이였습니다. 그래서 괜히 말썽도 많이 피우고.. 엄마아빠의
관심을 좀 사보려고 공부도 좀 해보고 그랬지만...
복동이보다 몇배나 공부를 잘하는 언니 오빠..남동생의 성적에
비하면 나의 노력이 깃든 성적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그런지 먹는거에 욕심이 많아지고, 툭하면 동생을 괴롭히고
10살 복동이 어린이의 입에서 엄마 잘못했어요 라는 문장이
안 나올 날이 없었던 그 시절... 그러니까..여름철 장마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습니다. 다들 어디를 갔는지 안 보이고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는데, 아빠 친구분이 근처에 오셨다가
수박 한덩이를 주고 가셨습니다..참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수박이 얼굴엔.. 웃음 꽃이 피어있었고..
복동이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수박이는
복동아 나는 네거야..그러니까..니가 다 먹어라고..복동이
마음속에 속삭이고 있어요. 수박이의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었던
복동이였어요. 복동이는 거절을 못하는 착한 어린이였으니께..
어쩔 수 없이..정말 어쩔 수 없이...식탐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고
수박이가 부탁하니까 어쩔 수 없이 칼로 수박을 잘라...
혼자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야금야금...냠냠 꿀꺽...
그 조그만 배는 얼만큼 더 불러야...먹는 걸 멈출 수 있었던 걸까요
수박이 크진 않았지만...어린이 혼자 먹기엔 감당하기 힘든
양이었는데.. 복동이는 어느새 그걸 다 먹고 있었어요.
완전범죄를 위해서 복동이는 널부러진 수박껍질을 집 뒤에있는
터로 가져가 삽으로 땅을 파고..잘 묻어둡니다.
이렇게 복동이의 수박 핥아먹기 사건은 땅속에 수박껍질처럼
조용히 묻히는거라 생각했었죠.
하지만..그 날 저녁... 복동이의 몸에선 열이나고... 배가 너무 아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놈의 배가 그리 아픈지...
1분정도 아프다가.. 10초정도 괜찮았다가...1분정도 아프다가...
.. 혼자서 끙끙 앓다가.. 너무 아파서 주무시고 계시는 엄마를
깨웠어요. 엄마는 복동이의 이마를 만져 보더니..깜짝 놀라셨죠..
" 오메오메 뭔일이다냐... 이마가 절절 끓는구만.."
늘 튼튼했던 복동이의 이마에서 뜨거운 감자에서 나올 법한 뜨끈한
열기가 느껴지니 어머닌 상당히 놀라신 것 같아요
" 엄마..나 떵 매려.."
배가 그렇게 계속 아프더니 이제 응아까지 마려웠습니다.
다 알다시피 그 시절 시골 화장실이라는 곳이... 도깨비가 튀어
나올 것 같고, 화장실 아래서 하이얀 피묻은 손이 튀어나와
파란 종이 줄까~ 빨간종이 줄까.. 의 귀신 음성이 들릴 듯한
그런 곳이었잖아요? 그렇게 아픈데도 전 어머니께 말해요..
" 무수와...화장실 델다줘."
다른 때 같았으면 시방 뭔소리를 하냐면서 궁뎅짝을 얻어 맞을
상황이었는데 이번만큼은 아무 말씀 안 하시고 절 부축하시어
화장실 앞에 서 계셨드랬죠..
" (복동이 똥싸는중) 으...응~ 엄마~~ 응.. 거기..우욱 있찌?
어후"
" 응 여그있다."
어머니의 다정스런 음성이 아팠던 뱃속을 문질러 주는 것 같아요.
볼일을 다 끝내고 다시 방에 돌아와 눕는데.. 이놈의 오장육보에는
고약한 심보까지 붙어 있는지.. 심보의 투정으로 5분에 한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됐어요..
마치... 복동이의 몸 안에 있는 모든 장기에서 똥을 만들어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그렇게 설사를 해댔습니다..
그렇게 설사와의 씨름을 하고 힘없이 잠들었던 복동이 눈 앞에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여름의 아침 햇살이 복동이의 눈을 간지럽혔고
벌떡 하고 일어났을 복동이의 신체는 습자지 종이보다 못한
헐렁함으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지요.. 아버진... 그런 나를
업고 가까운 보건소로 향했습니다.. 여름이라 그런지 아침이었어도
아버지 목줄기에서 흘러내리는 시큼한 땀냄새에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죠. 어느새 복동이는 태어나서 처음 가 본 보건소 대기실에서
앉아 있었고...하얀 가운을 입은 젊은 의사선생님이 내 옆을
휙 지나가면서 풍기는 지독한 병원소독 냄새 혹은 주사바늘 같은
냄새에 심장이 쿵쾅 거리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죠.
발바닥을 살며시 바닥에서 떼기만 해도 온 다리가 덜덜 떨렸어요.
드디어 복동이의 이름을 부릅니다.
" 남 복동~"
아버진 복동이의 손을 잡고 진료실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선생님은 복동이의 볼록하고 귀엽고 탐스러운 툭 튀어나온 배에
청진기를 대며 고개를 갸웃갸웃... 그리고 복동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씽긋 웃으셨습니다.
" 지금 복동이의 뱃속은 전쟁터 같네요. 부글부글 끓고 있어요.
설사가 이대로 계속 멈추지 않으면 큰 병원에 가야 합니다.
우선 설사가 멈추는 약을 지어 줄테니..
약을 먼저 먹여보세요"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선생님 등 뒤에서 광채가 쏟아져나와요
내 친구..혹은 동네 어른들과는 다른 말투를 쓰고 있어요.
그 땐..그게 표준어라는 사실을 몰랐지만... 외계인 보듯 신기하게
의사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어요.
선생님은 그런 복동이에게 다시 말을 건네요
" 우리 복동이는 알약을 잘 먹니~ 가루약을 잘 먹니?"
전 복동이 앞날에 다가 올 쓰디쓴 쓰나미의 여파를 예측하지 못하고
아주 크게 씩씩하게 말합니다.
" 가루약이요~~"
그렇게 약을 받아서 집에 오는데.. 그렇게 아픈데도 쪼꼬파이와
베지밀이 먹고 싶었어요.
힘없는 목소리로..아버지께 말해요
" 아빠... 쩌거 먹고자퍼..."
" 오야오야...또 뭐 먹고자픈거 없냐?"
" 음... 계란말이?"
" 오야 알았다.. 집에가믄 엄마한테 해달라고 할텐께 아프지마
라~"
ㅜ.ㅜ 눈물 좀 닦고... 복동이에겐 신경도 안 쓰시는 줄 알았던
아버지 마져도 복동이가 해달라고 하는 것을 다 해주세요.
영특한 복동이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아요.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 내 동생 가식이까지 나의 몸과 뱃속
위장들을 걱정하며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하고 있어요.
먹을 거 앞에서는 쌍둥이의 텔레파시도 필요 없었던 우리였는데
누나라고 부르지도 않던 동생 가식이까지 누나누나 하면서
먹을 것을 입에 넣어주고 있어요..
역시 아플 땐 가족이 최고인거네요.
드디어 약을 먹는 시간이네요.. 난생 처음 약을 먹었던 복동이는
가루약을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아주 터프하게
가루약을 입에 넣고 녹여서 먹을려고하는데...이게.. 잇몸 사이사이에
달라붙어 쓰디쓴 인생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었지요..
안되겠다 싶어서 물에 약을 타서 벌컥벌컥 마시는데 그래도
쓰디쓴 약의 참맛에 다음부터는 꼭 알약을 먹겠노라...다짐도
했습니다.. 약을 먹고나니...슬슬 졸리기도하고.. 힘도 없고..
옆에 있던 동생을 부려먹고 싶은 생각에 가식이( 내 동생)을
불렀습니다.
" 가식아 누나 힘이 한나도 읎어야... 나 요구르트 쪼까
먹고자픈디 니가 뒷 꽁지 따서 먹여주라~~"
가식이는 단 한번의 반항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누워있는 나에게 입을 벌리라하며.. 복동이의 입에서 대략
10센치 정도 떨어지는 위치에서..요구르트를 한방울씩 입에
떨어지게 해주었어요.. 혀를 쭉 내밀고..그 요구르트를 한방울씩
받아먹는데...왜 그렇게 맛있던지요...
그렇게 복동이는 약기운에 잠이 듭니다.
잠결에 들리는 시끌벅쩍한 소리...마당에서 어떤 아저씨의 목소리..
골아붓..골아붓... 이 소리만 자꾸 들리는데 눈은 절대 떠지지 않고
다시 잠에 푹 빠졌다가 일어났습니다.
어라..하지만 가족들의 눈빛이 이상합니다.
엄마아빠의 눈빛도 이상해요... 가식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복동이를
훑어보며.. 저런 돼지같은 ...이런 눈빛을 보내고 있어요.
어..이상하네..복동이는 지금 아픈데... 가족들이 왜 저럴까요.
그래요..마당 가운데에 있던 평상 위엔 어제 수박을 들고 오신
아버지 친구분이 앉아 계셨어요.
아버지 친구분은 날 보자 마자 이렇게 말씀하셨죠.
" 웜마웜마..복동아 니 그 수박 어쨌냐? "
차마 복동이 혼자서 다 먹고 땅속에 파 묻어버렸다는 소리는
못하겠어서... 아무말 없이..가족들 눈치만 보고 있었어요.
" 복동아 니 그거 혼자 다 묵었냐? 아이고아고...그 수박이
포싹 골아부렀어야. 묵지 말라고 할라고 했등만, 니 혼자
다 묵어부렀냐?"
" 글안해도 복동이 혼자 다 묵어가꼬 지금 설사병 나부렀다요~"
어머니의 앙칼진 목소리에서 다정함이 사라졌어요.
" 와따 징한 간날(가시나)세~~~그 많은것을 혼자 다묵어야~?"
한바탕 복동이의 속을 뒤집어놓고 유유히 떠나신 아저씨의
빈자리에선 가족들의 어이없다는 표정이 맴돌아요.
복동이는 부끄럽고 또 아프기도 하구..또..........음..슬금슬금
방으로 겨들어가..다시 이불속으로 쏙 하고...누웠어요.
밥도 안 묵고, 남은 요구르트도 가식이시키가 다 먹는 걸...
지켜보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어두운 이불속에서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죠.. 그러다가 다시 잠든
복동이네요... 얼마가 지났을까.. 따뜻한 온기가 이마에서
느껴져요.. 아마 어머니의 손 같아요.. 어머닌..계속해서 복동이의
이마를 쓰다듬어주고...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넘겨주고
계셨어요.. 그 느낌 너무 좋아요.. 눈을 뜨고 싶지 않았어요.
어머닌 가끔..새벽녘에 쌀통에 쌀을 가지러 오시면서...자고 있는
가식이와 복동이 이마를 쓰다듬어 주셨는데... 그 느낌 그 어떤
단어로 표현해도 모자랄 정도로 너무 좋아요.
어머니 옆엔 아버지도 계신 것 같아요.. 두분이서 속닥속닥
말씀하세요..
" 짹깐한게 얼마나 그 수박이 먹고 자펐으믄... 낼 벌교장날엔
싱싱한 수박한덩이 사가지고 와야쓰겄구만.."
그렇게 밤은 지나가고... 복동이는 꿈속에서 다시..커다란 수박을
우걱우걱 먹고 있는 꿈을 꿨답니다..
요즘...정말로 부모님의 손길이 그리워지는 시기네요..
큰 수술을 마치고, 요양하고 있는 복동이에겐 더 그렇겠죠..
그 작은 설사병에.. 아버지 등에 업혀서 병원까지 갔던 복동이..
발을 조금만 들어도 온몸이 떨릴정도로 병원의 낯선 환경이
무서웠던 복동이는...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서..부모님이 안 계셔도
혼자서 큰 수술도 받고... 혼자서 잘 이겨내고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정말 복동이 많이 컸네요....
늘 언제나 생각해도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부모님과의
추억은.. 꺼내도 꺼내도.. 그리고 다시 보고 또 생각해도
여전히 그립고... 힘들없지만..그것도 행복이었다는 걸...
또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아프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