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이탈] 집주인이 나가라 해놓고 나간다니까 화 내요

나쁜주인201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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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는 세입자에요. 이 아파트에서 4년 살았어요. 그 동안 집세 올려달란 이야긴 없었구요.

 

여기 전세가 들어올 당시에는 1억 6천이었어요. 계약은 9월 28일로 되어 있구요.

 

보통 집 빼라 그러면 한 달 전에 집주인이 통보하잖아요. 통상은 두 달 전이지만 법적으로는 한 달 이전에 공지하게 되어 있나봐요. 근데 꽤 최근까지 연락이 없기에 아 이번에도 그냥 갱신없이 자동 2년 연장 하시려나보다... 이러고 있었죠.

 

근데 9월 21일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집주인한테서. 집 빼야겠다고. 전세대란인 거 알지만 계약일 일주일 전까지 말이 없어서 그냥 자동 연장계약인 줄 알았는데, 뭐 처음에 우리가 나가면 본인이 들어와 살 거라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러시냐고 그랬더니 그 다음엔 집값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얼마 올렸으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내 입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 시세 알아보고 연락 주래요.

시세 알아봤더니 2억 4천...... 정말 그 사이에 엄청나게 올랐더라구요. 광명이면 서울 근처니까 엄청 올랐나 봐요. 집값은 떨어졌다는데 전셋값은 올랐더군요.

 

지금 여윳돈이 2천 정도인데 1억 8천 정도로 안 되냐고 했더니, 안 된대요. 나가래요.

물론 원래는 임대차 보호법이 있어서 계약일 한 달 전까지 연락 안 하면 그대로 계약이 자동연장이 되잖아요. 그래서 법대로 한다면 안 나갈 수도 있겠지만... 시세 차가 너무 엄청 크고 하니까 사실 집주인한테는 손해겠죠. 전셋값 더 올려서 받을 수도 있는데.. 그래서 그러마고 했죠.

대신 갑작스럽게 계약만기일 일주일 전에 통보한 거니까 이제부터 집 알아봐야 하는데 좀 여유를 주라고 했더니 집주인이 여유 주겠다고 했어요.

 

사실 제 생각엔 계약을 어긴 건 집주인 쪽이니까 이사비라도 받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그러지 말래요. 집주인 말로는 원래 미리 말하려고 했는데 깜박한 거고, 2년 전에도 집세 더 올리려고 했는데 그냥 참고 지나간 거라고 했다나요(하지만 그 때는 전세 하락 할 때였거든요. 다 전세 올랐는데 유일하게 안 오른 곳이 광명하고 어디 두 군데. 분명 tv 뉴스로 봤는데. 그 때 우리도 전세 내려달란 말 없이 그냥 조용히 넘어갔어요).

그리고 원래 법적으로는 세입자에게 이사비 주는 항목 같은 거 없고(계약기간 중에 집 나가라 그러면 집 주인이 도의상 주는 거라는데...잘은 모르겠어요), 어쨌든 집 뺄 여유도 주기로 한 거니까 그냥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우리 돈으로 나가자고.. 그래서 그렇게 했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미친 듯이 집 알아보러 다녔죠. 정말 전세 대란 맞더군요. 집이 없는 거에요. 살만한 집은 너무 비싸고, 가격에 맞으면 역에서 너무 멀고(우리집은 차가 없거든요. 뚜벅이 부부;;;)집이 좀.... 많이 후지고 더럽고 좁고.... 뭐 그렇죠.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 서울에서 더욱 멀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새로 계약할 집 계약금 일부 보내고 어쩌고 진행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집주인에게 전화했어요. 우리 11월 24일 이후로 집을 빼려고 한다. 그 때까지 전세비 주실 수 있냐고 괜찮으시냐 했더니... 갑자기 노발대발 하는 거에요. 왜 그런 걸 갑자기 통보하냐구, 자기도 여기저기 알아봐야 하지 않냐고 막 그러는 거에요. 그러더니 갑자기 또 왜 젊은 놈이 두 달이나 공짜로 더 있을 생각이냐고 막 난리를 쳐요.

 

아니 그래서.... 저번 주에 급하게 말씀하셔서 우리도 급하게 알아본 거고, 날짜가 그것밖에 맞는 게 없다, 그리고 말씀드리지 않았냐 아저씨가 집 빼라고 급하게 말씀한 거니까 우리한테 여유 주시기로 했지 않냐고. 근데 왜 그러시냐고 하니까 막 화를 내요. 말도 빨라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그 때까지 돈 되는 거냐고 물어본 건데 왜 화를 내냐고 그러니까... 어쩌고 저쩌고.... 돈은 당장 줄 수 없는 게 확실한데, 도대체 11월 말까지 있는 게 불만인 건지, 일찍 나가는 게 불만인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집주인이 돈이 별로 없어서(저희 전세비로 집 융자비를 갚았어요) 아마 그 계약일까지 돈을 줄 수가 없는 거 같더라구요. 즉 새로운 전입자가 들어와야 그 돈의 일부로 우리집 전세비를 주는 거겠죠. 근데 지금 전세 대란으로 사실 2억 4천에 전세 들어올 사람이 없어요(아.. 있으려나?;;).

시공 시 길을 이상하게 내서 우리 동까지 오려면 다른 동 엘리베이터를 무려 3번이나 갈아타야 해요;;; 사람이 다니는 길은 사실 없구요;;; 차로 들어오려면 몇 동이나 지나쳐서 구불구불...택시 타고 올 때 운전하시는 분들이 되게 싫어해요. 길이 이따위라고..--;; 사실 그래서 우리 동이 좀 인기가 없었죠. 들어오는 길이 워낙에 복잡해서.

 

우리도 속아서 여기 계약한 거거든요. 분명 아파트 입구부터 사람이 올라가는 길이 없는데, 중개사가 길 있다고 해 놓구선 세 번 엘리베이터 갈아타는 게 지름길이라나 뭐라나... 그랬거든요. 그래서 집 보러 갈 때는 지름길로 가지만, 올 때는 사람이 전용으로 다니는 길로 와 보겠다 했는데.... 집 다 보고 갈 때 중개사가 약속 있다고 먼저 튀었어요. 그래서 결국 길을 몰라 올 때도 그 엘리베이터 세 번 타는 '지름길'로 왔죠. 지름길은 개뿔, 그것밖에 올라올 수 있는 방도가 없는데--; 

 

사실 어제도 집 보러 온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거에요. 너무 좁고 동향이라구... 우리는 좋게 좋게 말해줬죠. 여기 집 뒤에 바로 산 있어서 아침이 되면 피톤치드(맞나?) 냄새가 집 안으로 들어와 너무 좋고, 집도 4년 된 거라 새집 증후군도 없고 조용하고... 건강에 좋은 집이다. 여름엔 맞바람쳐서 진짜 시원하고 어쩌고 저쩌고.... 옵션으로는 뭐뭐 있다 막 설명해주니까 부동산 중개하시는 분이 우리보고 집주인이냐고 묻데요. 너무 설명 잘 해 준다고.... 우리는 딴에는 집주인한테 빨리 세입자 들어오게 하려고 좋은 말 해 주고 그랬는데, 집주인 아저씨가 저렇게 하니까 너무 어이가 없어요.

 

암튼 더 빨리 나가라는 의도라면 돈이라도 계약 기간 내에 주면 될 텐데, 이제 와서 그런 말 하면 어쩌냐 하는 게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것 같고. 그러면서도 왜 두 달이나 더 눌러 앉아 있을 생각이냐 하고.... 제 생각엔 우리 집 빼면 바로 새 세입자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 뒤로 집 보러 온 사람도 없는 것이 그러지는 않아서 돈 마련이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부터면 두 달 안에 새 계약자가 올 수도 있잖아요.

 

남편 말로는 우리더러 두 달이나 있지 말고 빨리 나가라는 말 같은데, 늦게 이야기 해놓고 빨리 나가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우리가 월세 사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말도 안 통하고.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고 어느 게 맞는 거에요?;;; 좀 도와주세요;;; 녹음이라도 해야 하나요?;; 아님 우리가 나쁜 건가요?;; 계약 일주일 전에 말했어도 더 빨리 나가야 하는 건가요?;;(근데 빨리 나간다고 돈은 주려나?;;;;;;) 아니면 돈은 빨리 못 주지만 늬들은 걍 빨리 나가라?;;;

 

 

심란하네요... 집 없는 설움이 이런 거구나 싶기도 하고. 왜 사람들이 무리하게 대출 받아서 집 사려 하는 지 조금은 이유를 알 거 같은 한 주 였어요. 근데 저 진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보기에 집 주인은 진상 부리는 거 같은데... 그걸 보니 자동연장이고 뭐고 더 여기 있긴 싫어요. 2년 후에도 저럴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