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좀 해주세요

화이팅2011.10.01
조회237

결시친에 맞는 얘기는 아니여서 30대 이야기에 <내 남편이 불쌍해요>라고 올려봤다가

평소에 자주 보는 결시친의 톡커님들께 위로 받고 싶더라구요.

 

 

결혼 한지 5년차인 4살, 2살 아이를 키우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올 1월달에 서울에서 원주로 회사에서 발령이 나서 가족들이 다 이사를 왔습니다.

공기업이라 지방 발령시 사택에 거주할 수 있어서 망설임없이 사택으로 이사를 왔지요.

2월달에 이사를 왔는데 남편이 정수기를 잘못 다는 바람에 집에 사람이 없을 때 정수기와 연결한 수도가 터져서 아랫층이 물이 새게 됐습니다.

물이 터진 당일에 서울에 긴급하게 볼일이 있어서 죄송하다고 피해보상 해드리겠다고 거듭 말씀을 드리고 서울에서 볼일을 보고 원주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아랫층은 처음엔 피해 본 부분만 보상해주면 된다며 이웃간이니까 좋게 해결하자고 하더군요.

저희는 그 말을 믿었죠.

 

피해 부분은 부엌 천장 쪽이었는데 23평집의 부엌이면 약 1평 정도 되거든요. 그 1평도 않 되게 얼룩이 진 정도였어요.

물에 흥건하게 젖은 건 아니고 뚝뚝 떨어진 정도라서 처음엔 아줌마가 도배만 하면 되겠다는 얘기를 하길래 저희가 처음 이사 갈 때 집 전체를 30만원으로 도배를 하고 들어가서 그 정도나 아님 더 추가해서 한 50만원정도로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라는 사람이 이 정도면 자신이 전기 감리하는 일을 해서 건축쪽은 잘 안다며 보이지도 않고 확인 되지도 않은 석고보드를 교체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니 대신 멀쩡한 싱크대를 교체해 달라고 하는 겁니다. 

견적서라고 보내왔는데 200만원 정도 였어요.

 

어이가 없었던 저희는 견적서대로는 힘들겠다고 하고 다시 합의를 하자고 했는데 자신의 친동생이 하는 업체에서 하되 한* 싱크대를 하지 않으면 않 된다고 자신들의 요구 사항만 강요하는 겁니다.

저희는 계속 한두푼도 아닌 돈에 난색을 표하면서 반 정도는 보태줄 수 있다고 나머지는 아랫층이 부담하면 않 되겠냐고 했더니 절대 않 된다면서 신랑이 공기업이고 사택임을 알고 여기저기 투서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국토해양부에 투서를 넣기 시작하더니 개인끼리 해결하라는 답변을 얻자 원주시청에도 투서를 넣고 본사 감사실에는 2주에 한 번씩 전화를 해서 저희가 합의를 않 해준다고 모함하고 심지어 평일 낮에 집에 저랑 얘기랑 둘만 있는 걸 알면서 저희집에 올라와서 왜 합의를 않 해주냐며 겁을 주고 신랑 근무지까지 찾아가서 합의 않해 준다고 행패 부리고 결국에는 본사 사장실까지 전화를 하더이다.

결국은 지칠 대로 지친 신랑이 오늘 마지막으로 얘기를 하고 290만원 해주기로 했습니다.

 

허탈해하는 신랑을 보니 맘이 너무 아픕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할 줄 모르고 형제들 사고 치면 본인이 막내면서도 뒷수습 다하고 정말 자기 일에 근면 성실하고 요령 피울 줄 모르는 사람이에요.

저나 아이들한테 다정한 남편이고 자상한 아빠인데.....불쌍해 죽겠어요.

한 달 월급이 칼만 않 들었지 날강도에 사기꾼 같은 놈한테 홀랑 뺏기게 생겼으니 얼마나 속이 탈까요.

(나중에 알아보니까 석고보드 교체하는데 2평정도 기준으로 50만원도 않 되더군요. 피해 본 부분은 1평도 않 되거든요.)

 

물론 돈도 아깝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기운 빠진 신랑을 보는게 맘이 더 아프네요.

이번 일로 나몰라라 뒤로 빠져서 일만 더 키운 회사의 처신도 실망스럽고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저희 처지도 처량맞기도 하네요.

 

작정하고 덤비니 장사래도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기운없고 허탈해서 이렇게 익명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제 속을 풀 수 밖에 없네요.

그나저나 우리 신랑 속은 어떻게 풀어줘야 할까요.

계속 맘에 담아두고 자책하게 될까 두렵습니다.

 

 

지금까지 오늘 새벽에 30대 이야기에 올린거구요.

 

(추가)

오늘 아랫층에 입금해 주기 전에 앞으로 이의제기 않겠다는 확인서에 싸인을 먼저 해달라고 했더니

확인서를 자신이 가져가서 우리가 입금을 먼저 해준 다음 자신이 입금 확인을 하고 난 후에 우리집 문 아래로 확인서를 집어 넣어주겠답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신랑이 어차피 해줄꺼 그러라고 하고 인터넷 뱅킹으로 입금을 해주더군요.

문 틈으로 받기가 그러해서 입금했다고 전화를 하고 문을 열고 나갔더니 확인서를 가지고 올라오더랍니다.

그동안 수고했다며 입이 귀에 걸려 있더래요.

 

입금해 주겠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사람을 못 믿고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하는 아랫층의 모습에 인간에 대한 환멸마저 느끼게 되네요.

위/아래 사는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그런 배려가 없는 모습에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가 저런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신랑 회사에다가는 자기가 돈을 받으려는 목적보다 우리가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며 인간 말종으로 만들어 놓고서는 신랑 얼굴을 보자마자 돈 얘기부터 꺼내더랍니다.

일단 일단락이 된거 같아 무거운 짐은 내려놓은 거 같은데 이거  정신적 피해 보상 같은거  받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