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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3일간의 로드 뷰
“오빠랑 북한산이나 한번 갈까?” 영화 「타짜」 에서 고광렬이 화란에게 던진 작업 멘트가 떠올랐다. 북한산에 올라본 이만 공감할 수 있는 대사. 3일 동안 둘레길을 걸으며 숨이 차올라서, 북한산이 너무 아름다워서, 때론 같이 걸었던 누군가 때문에…. 멈추지 않던 심장의 두근거림을 잊을 수가 없다. 이 가을, 누군가의 마음을 훔치고 싶다면 북한산 둘레길을 걷자.
북한산 둘레길은…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걷기 붐이 일면서, 서울 도심에도 이야기가 있는 길이 생겨났다. 북한산 둘레길은 꼭대기를 향해 걷는 수직 등산로가 아닌,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서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저지대 수평 산책로다. 각각의 둘레길 입구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고, 등산이 벅차게 느껴졌던 이들도 산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총 63.2km 중 현재 개통된 구간은 44km로, 계곡길, 숲길, 마을길, 역사의 길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13가지 코스로 이뤄져 있다. 둘레길 안내판이 아직은 설치 중이지만 대부분은 잘 갖춰져 있어서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그래도 혹시 둘레길 안내판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목책이나 로프를 따라가면 된다. 따로 지도를 가져가지 않았다면 군데군데 있는 코스 전개도를 통해서 현위치 확인도 가능하다. 북한산 둘레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으려면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http://bukhan.knps.or .kr)에 접속해볼 것. 둘레길 리플릿과 함께 각 구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의 북한산 둘레길 탐방안내센터(02·900-8085)
스카이웨이가 있는 하늘길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 인디언~.” 북한산생태공원 상단에서부터 시작하면 얼마 오르지 않아 하늘전망데크를 만난다. 먼저 올라와 있던 아이가 흥얼거리는 노래는 ‘열 꼬마 인디언.’ 둘레길이라고 해서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제 막 알게 된 기자와는 사뭇 다른 여유가 아이에게서 느껴졌다. 탁 트인 데크에서 바로 마주한 것은 도심 속 아파트 숲 전경과 북한산의 초록 숲. 그런데 아이의 눈에는 그보다 더 재밌는 놀이가 펼쳐졌던 모양이다. 숲 위로 설치된 하늘 다리 위를 줄을 맞춰 걷는 둘레꾼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였던 것일까. 그러고 보니 장난감 공장에서 뚝딱뚝딱 인형을 만들어내는 레일처럼 보이기도 하고, 툭 하고 건드리면 도미노처럼 쪼르르 넘어갈 것도 같다. 60m나 되는 스카이웨이 구간을 걸으면, 잣나무, 소나무 등의 침엽수림과 하늘만이 펼쳐진다. 피톤치드로 하는 삼림욕, 햇살과 함께하는 일광욕, 높아진 가을 하늘만큼 커진 식욕…. 여기는 북한산의 유일한 스카이웨이가 있는 하늘길이다.
Tracking Note 북한산생태공원 상단~진관생태다리 앞 구간 거리 4.9km 소요 시간 약 2시간 30분 교통_북한산생태공원 상단 지하철 3호선 불광역 2번 출구→건너편에서 버스 7022· 7211번 타고 독박골 하차 진관생태다리 앞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버스 7211번 타고 하나고등학교 앞 하차
사람 냄새나는 솔샘길
오래된 동네에서 길을 잃었을 때 여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제일 먼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두리번거려라. ‘누구라도 도와줄 것이다.’ 효과가 없다면 옆 사람이 들리도록 “여기가 어디지?” 하고 말하라. ‘누구라도 도와줄 것이다.’ 솔샘길은 타지 사람들보다 동네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길이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솔샘길을 지켜온 동네 둘레꾼들은 친절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이정표가 없어서 헤매는 기자 일행을 위해 10분도 넘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던 어르신, 모든 길은 통한다며 인생을 알려주신 약수터의 해병대 아저씨, 동서남북을 가리키며 동네 이름까지 말씀해주신 하얀색 ‘추리닝’ 아저 씨,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안고 귀가했던 길. 성북구 정릉동은 그 자체가 사람 냄새가 나는 동네다. 색 바랜 슬레이트 지붕 집, 현대식 기와가 올려진 옛날 단층집, 그리고 그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소규모 사찰과 교회. 집과 집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마음의 거리도 가까울 수밖에. 꾸미지 않은 동네의 서글서글함이 그저 좋아 보인다.
Tracking Note 북한생태숲(정릉초등학교 후문)~정릉주차장 구간 거리 2.1km 소요 시간 약 1시간 교통_북한산생태숲 앞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014·1114번 타고 종점 하차 정릉주차장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43·110B번 타고 종점 하차
하울의 움직이는 성, 평창마을길
저 푸른 초원 위 대신, 저 푸른 산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엄마야 누나야 살고 싶은 동네. 개성 넘치는 가옥들 사이로 북악산, 인왕산, 관악산의 경치를 보며 아스팔트로 이어진 골목길들을 걷는 독특한 코스다. 작은 슈퍼도 없고 그 흔한 식당도 없다. 낯선 이방인들은 신기할 정도로 조용한 이 길을 걸으며 작품처럼 펼쳐진 집들을 감상할 수 있다. 문어집, 거울집, 기와집, 카페 같은 집. 어떤 집은 골프장이 있는가 하면, 고개가 아플 정도로 담장이 높고, 비밀의 정원처럼 장미 넝쿨이 무성하기도 하다. 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을 이용해 작은 인공 폭포를 만든 집도 기억에 남는다. 걷다 뒤돌아보니 색색의 주택들로 꾸며진 북악산 자락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벌떡 일어설 것만 같다. 아름다운데다 이국적이기까지 한 마을길을 걸으니 마치 여행 온 듯한 기분이다. 평창마을길을 거의 벗어날 즈음 문득 소시민의 뇌 한편이 꿈틀거렸다. 똑같이 하늘에 맞닿아 있는 마을인데도 달동네의 그것과는 참 다르더라는. 낭만적인 이 하늘 동네들 사이에도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생기더라는.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른 만큼만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는 산을 그리도 찾나보다.
Tracking Note 형제봉 입구~탕춘대성암문 입구 구간 거리 5.0km 소요 시간 약 2시간 30분 교통_형제봉 입구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53·7211번 타고 롯데삼성아파트 하차 탕춘대성암문 입구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7211번 타고 구기터널, 한국고전번역원 정류장 하차
북한산 둘레길 3일간의 로드 뷰
“오빠랑 북한산이나 한번 갈까?” 영화 「타짜」 에서 고광렬이 화란에게 던진 작업 멘트가 떠올랐다. 북한산에 올라본 이만 공감할 수 있는 대사. 3일 동안 둘레길을 걸으며 숨이 차올라서, 북한산이 너무 아름다워서, 때론 같이 걸었던 누군가 때문에…. 멈추지 않던 심장의 두근거림을 잊을 수가 없다. 이 가을, 누군가의 마음을 훔치고 싶다면 북한산 둘레길을 걷자.
북한산 둘레길은…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걷기 붐이 일면서, 서울 도심에도 이야기가 있는 길이 생겨났다. 북한산 둘레길은 꼭대기를 향해 걷는 수직 등산로가 아닌,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서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저지대 수평 산책로다. 각각의 둘레길 입구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고, 등산이 벅차게 느껴졌던 이들도 산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총 63.2km 중 현재 개통된 구간은 44km로, 계곡길, 숲길, 마을길, 역사의 길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13가지 코스로 이뤄져 있다. 둘레길 안내판이 아직은 설치 중이지만 대부분은 잘 갖춰져 있어서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그래도 혹시 둘레길 안내판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목책이나 로프를 따라가면 된다. 따로 지도를 가져가지 않았다면 군데군데 있는 코스 전개도를 통해서 현위치 확인도 가능하다. 북한산 둘레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으려면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http://bukhan.knps.or
.kr)에 접속해볼 것. 둘레길 리플릿과 함께 각 구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의 북한산 둘레길 탐방안내센터(02·900-8085)
스카이웨이가 있는 하늘길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 인디언~.” 북한산생태공원 상단에서부터 시작하면 얼마 오르지 않아 하늘전망데크를 만난다. 먼저 올라와 있던 아이가 흥얼거리는 노래는 ‘열 꼬마 인디언.’ 둘레길이라고 해서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제 막 알게 된 기자와는 사뭇 다른 여유가 아이에게서 느껴졌다. 탁 트인 데크에서 바로 마주한 것은 도심 속 아파트 숲 전경과 북한산의 초록 숲. 그런데 아이의 눈에는 그보다 더 재밌는 놀이가 펼쳐졌던 모양이다. 숲 위로 설치된 하늘 다리 위를 줄을 맞춰 걷는 둘레꾼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였던 것일까. 그러고 보니 장난감 공장에서 뚝딱뚝딱 인형을 만들어내는 레일처럼 보이기도 하고, 툭 하고 건드리면 도미노처럼 쪼르르 넘어갈 것도 같다. 60m나 되는 스카이웨이 구간을 걸으면, 잣나무, 소나무 등의 침엽수림과 하늘만이 펼쳐진다. 피톤치드로 하는 삼림욕, 햇살과 함께하는 일광욕, 높아진 가을 하늘만큼 커진 식욕…. 여기는 북한산의 유일한 스카이웨이가 있는 하늘길이다.
Tracking Note 북한산생태공원 상단~진관생태다리 앞
구간 거리 4.9km
소요 시간 약 2시간 30분
교통_북한산생태공원 상단 지하철 3호선 불광역 2번 출구→건너편에서 버스 7022· 7211번 타고 독박골 하차
진관생태다리 앞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버스 7211번 타고 하나고등학교 앞 하차
사람 냄새나는 솔샘길
오래된 동네에서 길을 잃었을 때 여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제일 먼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두리번거려라. ‘누구라도 도와줄 것이다.’ 효과가 없다면 옆 사람이 들리도록 “여기가 어디지?” 하고 말하라. ‘누구라도 도와줄 것이다.’
솔샘길은 타지 사람들보다 동네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길이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솔샘길을 지켜온 동네 둘레꾼들은 친절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이정표가 없어서 헤매는 기자 일행을 위해 10분도 넘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던 어르신, 모든 길은 통한다며 인생을 알려주신 약수터의 해병대 아저씨, 동서남북을 가리키며 동네 이름까지 말씀해주신 하얀색 ‘추리닝’ 아저 씨,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안고 귀가했던 길. 성북구 정릉동은 그 자체가 사람 냄새가 나는 동네다. 색 바랜 슬레이트 지붕 집, 현대식 기와가 올려진 옛날 단층집, 그리고 그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소규모 사찰과 교회. 집과 집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마음의 거리도 가까울 수밖에. 꾸미지 않은 동네의 서글서글함이 그저 좋아 보인다.
Tracking Note 북한생태숲(정릉초등학교 후문)~정릉주차장
구간 거리 2.1km
소요 시간 약 1시간
교통_북한산생태숲 앞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014·1114번 타고 종점 하차
정릉주차장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43·110B번 타고 종점 하차
하울의 움직이는 성, 평창마을길
저 푸른 초원 위 대신, 저 푸른 산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엄마야 누나야 살고 싶은 동네. 개성 넘치는 가옥들 사이로 북악산, 인왕산, 관악산의 경치를 보며 아스팔트로 이어진 골목길들을 걷는 독특한 코스다. 작은 슈퍼도 없고 그 흔한 식당도 없다. 낯선 이방인들은 신기할 정도로 조용한 이 길을 걸으며 작품처럼 펼쳐진 집들을 감상할 수 있다. 문어집, 거울집, 기와집, 카페 같은 집. 어떤 집은 골프장이 있는가 하면, 고개가 아플 정도로 담장이 높고, 비밀의 정원처럼 장미 넝쿨이 무성하기도 하다. 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을 이용해 작은 인공 폭포를 만든 집도 기억에 남는다. 걷다 뒤돌아보니 색색의 주택들로 꾸며진 북악산 자락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벌떡 일어설 것만 같다. 아름다운데다 이국적이기까지 한 마을길을 걸으니 마치 여행 온 듯한 기분이다. 평창마을길을 거의 벗어날 즈음 문득 소시민의 뇌 한편이 꿈틀거렸다. 똑같이 하늘에 맞닿아 있는 마을인데도 달동네의 그것과는 참 다르더라는. 낭만적인 이 하늘 동네들 사이에도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생기더라는.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른 만큼만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는 산을 그리도 찾나보다.
Tracking Note 형제봉 입구~탕춘대성암문 입구
구간 거리 5.0km
소요 시간 약 2시간 30분
교통_형제봉 입구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53·7211번 타고 롯데삼성아파트 하차
탕춘대성암문 입구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7211번 타고 구기터널, 한국고전번역원 정류장 하차
[출처] 제이컨텐트리 레몬트리 | 기획 오지연 기자 | 사진 박유빈, 장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