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가면 적어도 세 번 놀란다. 첫 번은 ‘달구벌의 전설’. 기원전 1세기 무렵 존재했다고 알려진 대구(달구벌)는 신라·가야 문화권 최초의 부족국가였다. 달성공원에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는 경상감영을 품었던 ‘대도시’라는 것. 임진왜란 이후 자리 잡은 경상감영은 대구를 일약 영남의 수도로 만들었다. 전국 팔도 상인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상인들도 대구를 찾았다. 세 번째는 무엇에 놀랄까. 팔공산? 그는 이미 유명하다. 때가 되면 전국에서 치성을 드리러 몰려드는 ‘갓바위’가 있지 않은가. 덕분에 패스.
마지막 놀라움. 감히 ‘먹을거리’를 꼽아본다. 내륙산간지역 대구에는 사과만 있는 게 아니다. 일교차가 큰 분지라는 특성은 과일의 당도만 높인 것이 아니다. 뜨거운 날씨는 그에 상응하는 얼큰하고 화끈한 ‘맛’을 만들어냈다. 대구별미로 꼽히는 음식 대부분이 매콤화끈한 맛을 낸다.
대구 별미 삼총사. 매콤한 맛이 일품인 동인동찜갈비(왼쪽), 쫄깃한 맛이 끝내주는 막창구이(가운데),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닭똥집튀김(오른쪽). 든든히 속을 채우기에도 좋고 안주로도 훌륭한 메뉴다
자, 그럼 대구 별미를 찾아나서 보자. 대구광역시에서는 동인동찜갈비·막창구이·따로국밥·복어불고기·뭉티기·납작만두·누른국수·야끼우동·무침회·논메기매운탕을 ‘대구 10味’로 꼽았다. 막창구이와 동인동찜갈비는 대구시민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납작만두도 방송을 통해 여러번 소개되어 유명하다.
이번에 꼼꼼하게 살펴 볼 대구 별미는 대구시에서 선정한 ‘대구 10미(味)’ 중 동인동찜갈비와 막창구이, 그리고 닭똥집튀김이다. 왜 이 셋을 선택했느냐. 앞의 둘은 전국에 알려진 대중적인 메뉴이고 닭똥집튀김은 대구시민들에게 친근한 소박한 먹을거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이 세 메뉴는 그들의 ‘골목’을 품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뜻 아닐까. 동인동찜갈비에 막창 그리고 닭똥집이라. 애주가들은 그 이름 듣는 순간 귀가 쫑긋, 가슴엔 살랑 희미한 실바람이 파고들리라. 대구의 맛 투어, 지금부터 출발!
얼큰하게 씹는 맛, 동인동찜갈비
동인동찜갈비 골목은 대구역에서 교동네거리를 지나 동인네거리로 접어들면 만날 수 있다. <1박2일>팀이 찾은 덕분에 더 유명해졌다고. 40여 년간 담겨 나오던 양은그릇 대신 올해 4월부터 스테인레스 용기로 교체했다
대구의 맛, 매콤한 동인동찜갈비부터 시작한다. 찜갈비 앞에 붙은 ‘동인동’은 말 그대로 동네 이름을 뜻한다. 대구역에서 교동네거리를 지나면 중구 동인네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중구청 방향으로 자리한 찜갈비 골목에 찜갈비집 10여 곳이 사이좋게 모여 있다.
1970년대부터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소갈비를 담아 매운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주양념으로 조리한 대구 스타일의 찜갈비.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우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다.
“젤 오래된 데는 봉산, 낙영, 유진이에요. 40년이 넘었으니까. 이런 집들은 대를 이어서 하지요. 그 옆으로는 30년쯤 되는 집들이 이어지고요. 얼마전까지 양은 냄비를 썼는데 모두 다 새 스테인레스 용기로 바꾸었어요. 섭섭해 하는 단골들도 있는데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하니까 위생상 동네 찜갈비집들이 다 바꿨어요. 양은 냄비가 정겹기는 한데 때가 잘 타서요.”
왼쪽, 동인동 찜갈비 한상 차림. 야채쌈을 싸서 맛볼 수 있게 다양한 쌈, 매운맛을 덜어줄 백김치가 나온다 40여년간 양은 그릇에 담겨 내던 찜갈비(오른쪽)는 올해 4월부터 스테인레스 용기(가운데)로 교체되었다. 위생과 편의상 교체되었지만 단골들은 양은 그릇을 그리워한다고
찜갈비는 미리 익혀둔 고기를 주문량에 따라 용기에 담아(2인분, 3인분 용기가 다르다) 고춧가루, 마늘, 설탕 등의 양념을 얹어 센 불에 재빨리 끓여낸다. 재워두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를 최대한 살린다. 양념이 고기에 깊이 스미지 않아 밍숭하기도 하지만 넉넉히 얹힌 양념장을 묻혀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고기를 다 먹은 후 맛보는 볶음밥도 별미다. 애주가들은 찜갈비를 안주삼아 한잔 걸치고 볶은밥으로 마무리하는 코스 요리를 즐긴단다.
삶은 소갈비에 청양고추와 마늘을 듬뿍 넣어 완성한 찜갈비는 맵고 뜨겁고 짠 경상도 음식의 특징을 오롯이 품고 있다. 그러면서도 독특한 맛과 더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라는 강점이 있다. 또 주문할 때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으니 기억해두자. 오는 8월 시작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맞춰 동인동찜갈비 골목 축제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1인분에 1만4000원 선. 국내산은 2만5000원. 봉산(053-425-4203), 낙영(053-423-3330), 유진(053-425-7184), 벙글벙글(053-424-6881), 동해(053-425-0047)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애주가들 울리는, (소)막창구이
왼쪽, 돼지 막창구이. 쫄깃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오른쪽, 막창은 간장과 양파가 더해진 양념장에 한번 찍고 된장소스에 찍어 맛본다. 입맛에 맞게 찍어먹는 재미가 있다
애주가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지 않을까. 대구의 대표 먹을거리로 첫손에 꼽는 막창구이. 대구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소의 네 번째 위인 막창(홍창이라고도 한다)을 연탄이나 숯불에 구워 특별히 제조된 된장소스에 마늘과 쫑쫑 썬 쪽파를 곁들여 먹었다. 소 한 마리에서 200~400g 정도 나오는 귀한 부위다.
막창은 저지방 고단백 음식으로 칼슘 함량이 쇠고기보다 월등히 높다. 안주로는 물론, 성장기 청소년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헌데, 어째서 대구에서 유독 막창문화가 폭발적으로 발전했을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구 이외의 도시에서 막창구이를 보기는 쉽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서울의 선술집 골목에서도 막창이 보이기 시작한다. 명실공히 전국구 별미가 된 것. 그 맛,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대구와 경상도 지역 별미인 막창구이는 흔히 숯불 위에 구워 간장과 양파를 더해 된장소스에 찍어 맛본다. 상대적으로 익숙한 곱창은 조그만 창자를 가리킨다. 정리하자면 곱창은 작은 창자, 막창은 큰 창자로 생각하면 된다. 대창 끝부분을 막창이라고도 하고 대창 전체를 막창이라고도 한다.
이쯤 ‘장’요리의 부위를 알아보고 가자. 되새김질하는 동물, 소는 위가 네 개다. 첫 번째 위는 ‘양’, 두 번째 위는 ‘벌집’, 세 번째 위는 ‘천엽’이나 ‘처녑’, 네 번째 위는 ‘막창’ 또는 ‘홍창’이라 부른다. 대구에서 유명한 막창이 바로 네 번째 위다. 헌데 대구사람들은 돼지위도 ‘막창’이라 부른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서민들의 보양식이자 애주가들 설레게하는 안주로 입지를 다져온 것 아닐까.
특별히 제조된 된장소스나 간장과 양파가 더해진 소스에 곁들여 먹는 맛이 제법이다. 원형 불판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든든하게 몸보신 하며 한잔 할 수 있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경북대 북문 복현오거리, 성당못과 안지랑 골목, 서부정류장 옆에 막창골목이 있다. 동봉식당(053-751-3668), 상동막창(053-782-3457), 황금막창(053-654-5034) 등에서 맛볼 수 있다. 막창 1인분 8000원 선.
쫄깃하게 씹히는, 닭똥집튀김
닭똥집튀김은 닭요리와 비슷하게 만들어진다. 튀김, 양념, 간장양념을 비롯해 새로 나온 누드똥집 튀김까지. 다양한 맛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푸짐한 양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닭똥집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대구와 연관이 없어 보이건만! 대구는 전국에서 닭똥집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다. 닭똥집 소비 NO.1을 차지하게 된 연유는, 바로 닭똥집골목 때문이다.
40여 개의 닭똥집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어째서 이런 골목이 생겼을까. 1970년대 삼아통닭집이 그 답이다. 통닭집에는 고민거리가 있었다. 바로 남는 닭똥집. 그러던 어느날 닭똥집을 튀겨서 서비스로 내놨는데 손님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서비스로 시작한 닭똥집은 싸고 맛있다는 소문을 탔고 사람들은 몰려들었다. 통닭보다 훨씬 싸고 푸짐한데다 술안주로도 손색 없으니 대구 시내의 애주가들 얼마나 신났을까. 닭똥집 골목이 생성된 이유다.
닭똥집 튀김은 통닭을 생각하면 비슷하다. 닭에서 똥집으로 주메뉴가 달라졌을 뿐이다. 통닭처럼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낸 똥집 튀김, 간장과 마늘로 소스를 만들어 버무린 간장마늘 똥집, 빨간 양념이 들어간 양념 똥집, 밀가루 없이 그냥 튀기는 누드똥집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며 진화하고 있다.
이 똥집 어떻게 맛볼까. 튀김, 양념, 간장 등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반반씩도 가능하고 모듬으로도 맛볼 수 있다. 단품은 6000원, 반반은 1만원, 모듬은 1만5000원 선이다. 3만원 정도면 서너명이 몰려와 닭똥집과 소주를 마실 수 있으니 인근의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 대구를 찾은 외지인들의 발길도 제법이다.
동대구역에서 북서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시내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닭똥집 골목에 들어서면 아가씨와건달들(053-955-5044), 삼아통닭(053-952-3650), 궁전통닭(053-957-4636) 등 40여개의 닭똥집 집들이 기다리고 있다. 가격과 맛은 비슷하다.
여행정보
▶숙박
대구시내에는 호텔급 숙소가 제법 많다. 같은 호텔이라도 급에 따라 그리 비싸지 않은 호텔도 있으니 알아두면 좋겠다. 수성구의 대구 그랜드 호텔(053-742-0001), 중구의 노보텔대구시티센터(053-664-1155), 서구의 호텔대구(053-559-2100)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중구와 동구에 제법 많은 모텔급 숙소가 몰려있다.
▶빼놓으면 섭섭해요, 대구 별미
왼쪽, 숙성된 생고기를 뭉텅뭉텅 썰어낸 뭉티기는 대구가 원조다. 씹는 맛이 제법. 양념장에 찍어서 맛본다 가운데, 대구 별미 납작만두. 잡채로 소를 채워 얇고 납작하게 빚은 만두. 양념장과 고추가루를 더해 맛본다 오른쪽, 누른국수는 경상도 칼국수의 별칭으로 사골, 해물 등이 들어가지 않고 멸치 국물을 맛국물로 쓰는 게 특징
▶따로국밥
밥과 국을 따로 내놓는다고 해서 따로국밥이다. 사골과 사태를 고아낸 육수에 대파와 무를 넣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얼큰하게 끓여냈다. 대구역 인근 교동에 몰려있다. 1인분 보통 5500원, 특 6500원. 국일따로(053-253-7623), 교동따로(053-254-8923).
▶납작만두
얇은 만두피에 당면을 넣고 반달모양으로 빚어 구워낸 다음 간장을 술술 뿌려 먹는다. 1인분에 2000원 선. 남문초등학교 근처에 몰려있다. 미성당만두(053-255-0742), 남문납작만두(053-257-1440).
▶누른국수
경상도에서는 칼국수를 '누른국수'라고 부른단다.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만든 면발을 멸치 다시에 넣고 끓여낸다. 1인분 5000원. 할매칼국수(053-651-7969), 금와(053-252-5630), 대백손칼국수(053-423-2792).
▶복어불고기
이름그대로 복어살을 콩나물과 매콤한 양념을 더해 불고기식으로 볶아낸 요리다. 대구는 물로 서울에서도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부드러우면서 매콤한 맛이 제법이다. 1인분 1만3000원. 해금강(053-954-2323), 미성복어(053-767-8877).
▶뭉티기
양념장에 생고기를 무쳐낸 것이 육회, 생고기를 양념장에 찍어먹는것을 뭉티기라고 한다. 엄지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뭉텅뭉텅 썰어낸다고 해서 '뭉티기'라 이름 붙었다. 중 4만원, 대 5만원. 녹양(053-767-9922), 송학(053-762-0547), 두산일번지(053-763-5900).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찜갈비·막창·닭똥집…대구에 먹으러 갑니다!
대구에 가면 적어도 세 번 놀란다. 첫 번은 ‘달구벌의 전설’. 기원전 1세기 무렵 존재했다고 알려진 대구(달구벌)는 신라·가야 문화권 최초의 부족국가였다. 달성공원에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는 경상감영을 품었던 ‘대도시’라는 것. 임진왜란 이후 자리 잡은 경상감영은 대구를 일약 영남의 수도로 만들었다. 전국 팔도 상인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상인들도 대구를 찾았다. 세 번째는 무엇에 놀랄까. 팔공산? 그는 이미 유명하다. 때가 되면 전국에서 치성을 드리러 몰려드는 ‘갓바위’가 있지 않은가. 덕분에 패스.
마지막 놀라움. 감히 ‘먹을거리’를 꼽아본다. 내륙산간지역 대구에는 사과만 있는 게 아니다. 일교차가 큰 분지라는 특성은 과일의 당도만 높인 것이 아니다. 뜨거운 날씨는 그에 상응하는 얼큰하고 화끈한 ‘맛’을 만들어냈다. 대구별미로 꼽히는 음식 대부분이 매콤화끈한 맛을 낸다.
대구 별미 삼총사. 매콤한 맛이 일품인 동인동찜갈비(왼쪽), 쫄깃한 맛이 끝내주는 막창구이(가운데),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닭똥집튀김(오른쪽). 든든히 속을 채우기에도 좋고 안주로도 훌륭한 메뉴다
자, 그럼 대구 별미를 찾아나서 보자. 대구광역시에서는 동인동찜갈비·막창구이·따로국밥·복어불고기·뭉티기·납작만두·누른국수·야끼우동·무침회·논메기매운탕을 ‘대구 10味’로 꼽았다. 막창구이와 동인동찜갈비는 대구시민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납작만두도 방송을 통해 여러번 소개되어 유명하다.
이번에 꼼꼼하게 살펴 볼 대구 별미는 대구시에서 선정한 ‘대구 10미(味)’ 중 동인동찜갈비와 막창구이, 그리고 닭똥집튀김이다. 왜 이 셋을 선택했느냐. 앞의 둘은 전국에 알려진 대중적인 메뉴이고 닭똥집튀김은 대구시민들에게 친근한 소박한 먹을거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이 세 메뉴는 그들의 ‘골목’을 품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뜻 아닐까. 동인동찜갈비에 막창 그리고 닭똥집이라. 애주가들은 그 이름 듣는 순간 귀가 쫑긋, 가슴엔 살랑 희미한 실바람이 파고들리라. 대구의 맛 투어, 지금부터 출발!
얼큰하게 씹는 맛, 동인동찜갈비
동인동찜갈비 골목은 대구역에서 교동네거리를 지나 동인네거리로 접어들면 만날 수 있다. <1박2일>팀이 찾은 덕분에 더 유명해졌다고. 40여 년간 담겨 나오던 양은그릇 대신 올해 4월부터 스테인레스 용기로 교체했다
대구의 맛, 매콤한 동인동찜갈비부터 시작한다. 찜갈비 앞에 붙은 ‘동인동’은 말 그대로 동네 이름을 뜻한다. 대구역에서 교동네거리를 지나면 중구 동인네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중구청 방향으로 자리한 찜갈비 골목에 찜갈비집 10여 곳이 사이좋게 모여 있다.
1970년대부터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소갈비를 담아 매운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주양념으로 조리한 대구 스타일의 찜갈비.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우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다.
“젤 오래된 데는 봉산, 낙영, 유진이에요. 40년이 넘었으니까. 이런 집들은 대를 이어서 하지요. 그 옆으로는 30년쯤 되는 집들이 이어지고요. 얼마전까지 양은 냄비를 썼는데 모두 다 새 스테인레스 용기로 바꾸었어요. 섭섭해 하는 단골들도 있는데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하니까 위생상 동네 찜갈비집들이 다 바꿨어요. 양은 냄비가 정겹기는 한데 때가 잘 타서요.”
왼쪽, 동인동 찜갈비 한상 차림. 야채쌈을 싸서 맛볼 수 있게 다양한 쌈, 매운맛을 덜어줄 백김치가 나온다
40여년간 양은 그릇에 담겨 내던 찜갈비(오른쪽)는 올해 4월부터 스테인레스 용기(가운데)로 교체되었다. 위생과 편의상 교체되었지만 단골들은 양은 그릇을 그리워한다고
찜갈비는 미리 익혀둔 고기를 주문량에 따라 용기에 담아(2인분, 3인분 용기가 다르다) 고춧가루, 마늘, 설탕 등의 양념을 얹어 센 불에 재빨리 끓여낸다. 재워두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재료를 최대한 살린다. 양념이 고기에 깊이 스미지 않아 밍숭하기도 하지만 넉넉히 얹힌 양념장을 묻혀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고기를 다 먹은 후 맛보는 볶음밥도 별미다. 애주가들은 찜갈비를 안주삼아 한잔 걸치고 볶은밥으로 마무리하는 코스 요리를 즐긴단다.
삶은 소갈비에 청양고추와 마늘을 듬뿍 넣어 완성한 찜갈비는 맵고 뜨겁고 짠 경상도 음식의 특징을 오롯이 품고 있다. 그러면서도 독특한 맛과 더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라는 강점이 있다. 또 주문할 때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으니 기억해두자. 오는 8월 시작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맞춰 동인동찜갈비 골목 축제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1인분에 1만4000원 선. 국내산은 2만5000원. 봉산(053-425-4203), 낙영(053-423-3330), 유진(053-425-7184), 벙글벙글(053-424-6881), 동해(053-425-0047)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애주가들 울리는, (소)막창구이
왼쪽, 돼지 막창구이. 쫄깃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오른쪽, 막창은 간장과 양파가 더해진 양념장에 한번 찍고 된장소스에 찍어 맛본다. 입맛에 맞게 찍어먹는 재미가 있다
애주가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지 않을까. 대구의 대표 먹을거리로 첫손에 꼽는 막창구이. 대구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소의 네 번째 위인 막창(홍창이라고도 한다)을 연탄이나 숯불에 구워 특별히 제조된 된장소스에 마늘과 쫑쫑 썬 쪽파를 곁들여 먹었다. 소 한 마리에서 200~400g 정도 나오는 귀한 부위다.
막창은 저지방 고단백 음식으로 칼슘 함량이 쇠고기보다 월등히 높다. 안주로는 물론, 성장기 청소년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헌데, 어째서 대구에서 유독 막창문화가 폭발적으로 발전했을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구 이외의 도시에서 막창구이를 보기는 쉽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서울의 선술집 골목에서도 막창이 보이기 시작한다. 명실공히 전국구 별미가 된 것. 그 맛,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대구와 경상도 지역 별미인 막창구이는 흔히 숯불 위에 구워 간장과 양파를 더해 된장소스에 찍어 맛본다. 상대적으로 익숙한 곱창은 조그만 창자를 가리킨다. 정리하자면 곱창은 작은 창자, 막창은 큰 창자로 생각하면 된다. 대창 끝부분을 막창이라고도 하고 대창 전체를 막창이라고도 한다.
이쯤 ‘장’요리의 부위를 알아보고 가자. 되새김질하는 동물, 소는 위가 네 개다. 첫 번째 위는 ‘양’, 두 번째 위는 ‘벌집’, 세 번째 위는 ‘천엽’이나 ‘처녑’, 네 번째 위는 ‘막창’ 또는 ‘홍창’이라 부른다. 대구에서 유명한 막창이 바로 네 번째 위다. 헌데 대구사람들은 돼지위도 ‘막창’이라 부른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서민들의 보양식이자 애주가들 설레게하는 안주로 입지를 다져온 것 아닐까.
특별히 제조된 된장소스나 간장과 양파가 더해진 소스에 곁들여 먹는 맛이 제법이다. 원형 불판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든든하게 몸보신 하며 한잔 할 수 있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경북대 북문 복현오거리, 성당못과 안지랑 골목, 서부정류장 옆에 막창골목이 있다. 동봉식당(053-751-3668), 상동막창(053-782-3457), 황금막창(053-654-5034) 등에서 맛볼 수 있다. 막창 1인분 8000원 선.
쫄깃하게 씹히는, 닭똥집튀김
닭똥집튀김은 닭요리와 비슷하게 만들어진다. 튀김, 양념, 간장양념을 비롯해 새로 나온 누드똥집 튀김까지. 다양한 맛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푸짐한 양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닭똥집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대구와 연관이 없어 보이건만! 대구는 전국에서 닭똥집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다. 닭똥집 소비 NO.1을 차지하게 된 연유는, 바로 닭똥집골목 때문이다.
40여 개의 닭똥집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어째서 이런 골목이 생겼을까. 1970년대 삼아통닭집이 그 답이다. 통닭집에는 고민거리가 있었다. 바로 남는 닭똥집. 그러던 어느날 닭똥집을 튀겨서 서비스로 내놨는데 손님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서비스로 시작한 닭똥집은 싸고 맛있다는 소문을 탔고 사람들은 몰려들었다. 통닭보다 훨씬 싸고 푸짐한데다 술안주로도 손색 없으니 대구 시내의 애주가들 얼마나 신났을까. 닭똥집 골목이 생성된 이유다.
닭똥집 튀김은 통닭을 생각하면 비슷하다. 닭에서 똥집으로 주메뉴가 달라졌을 뿐이다. 통닭처럼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낸 똥집 튀김, 간장과 마늘로 소스를 만들어 버무린 간장마늘 똥집, 빨간 양념이 들어간 양념 똥집, 밀가루 없이 그냥 튀기는 누드똥집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며 진화하고 있다.
이 똥집 어떻게 맛볼까. 튀김, 양념, 간장 등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반반씩도 가능하고 모듬으로도 맛볼 수 있다. 단품은 6000원, 반반은 1만원, 모듬은 1만5000원 선이다. 3만원 정도면 서너명이 몰려와 닭똥집과 소주를 마실 수 있으니 인근의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 대구를 찾은 외지인들의 발길도 제법이다.
동대구역에서 북서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시내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닭똥집 골목에 들어서면 아가씨와건달들(053-955-5044), 삼아통닭(053-952-3650), 궁전통닭(053-957-4636) 등 40여개의 닭똥집 집들이 기다리고 있다. 가격과 맛은 비슷하다.
여행정보
▶숙박
대구시내에는 호텔급 숙소가 제법 많다. 같은 호텔이라도 급에 따라 그리 비싸지 않은 호텔도 있으니 알아두면 좋겠다. 수성구의 대구 그랜드 호텔(053-742-0001), 중구의 노보텔대구시티센터(053-664-1155), 서구의 호텔대구(053-559-2100)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중구와 동구에 제법 많은 모텔급 숙소가 몰려있다.
▶빼놓으면 섭섭해요, 대구 별미
왼쪽, 숙성된 생고기를 뭉텅뭉텅 썰어낸 뭉티기는 대구가 원조다. 씹는 맛이 제법. 양념장에 찍어서 맛본다
가운데, 대구 별미 납작만두. 잡채로 소를 채워 얇고 납작하게 빚은 만두. 양념장과 고추가루를 더해 맛본다
오른쪽, 누른국수는 경상도 칼국수의 별칭으로 사골, 해물 등이 들어가지 않고 멸치 국물을 맛국물로 쓰는 게 특징
▶따로국밥
밥과 국을 따로 내놓는다고 해서 따로국밥이다. 사골과 사태를 고아낸 육수에 대파와 무를 넣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얼큰하게 끓여냈다. 대구역 인근 교동에 몰려있다. 1인분 보통 5500원, 특 6500원. 국일따로(053-253-7623), 교동따로(053-254-8923).
▶납작만두
얇은 만두피에 당면을 넣고 반달모양으로 빚어 구워낸 다음 간장을 술술 뿌려 먹는다. 1인분에 2000원 선. 남문초등학교 근처에 몰려있다. 미성당만두(053-255-0742), 남문납작만두(053-257-1440).
▶누른국수
경상도에서는 칼국수를 '누른국수'라고 부른단다.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만든 면발을 멸치 다시에 넣고 끓여낸다. 1인분 5000원. 할매칼국수(053-651-7969), 금와(053-252-5630), 대백손칼국수(053-423-2792).
▶복어불고기
이름그대로 복어살을 콩나물과 매콤한 양념을 더해 불고기식으로 볶아낸 요리다. 대구는 물로 서울에서도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부드러우면서 매콤한 맛이 제법이다. 1인분 1만3000원. 해금강(053-954-2323), 미성복어(053-767-8877).
▶뭉티기
양념장에 생고기를 무쳐낸 것이 육회, 생고기를 양념장에 찍어먹는것을 뭉티기라고 한다. 엄지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뭉텅뭉텅 썰어낸다고 해서 '뭉티기'라 이름 붙었다. 중 4만원, 대 5만원. 녹양(053-767-9922), 송학(053-762-0547), 두산일번지(053-763-5900).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