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2011.10.06
조회2,729

 안녕하세요. 가끔씩 톡을 보는 남자입니다. 제겐 오랜시간 함께해온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연애기간이 길어서 일찍 결혼하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려우니 자꾸 싸우게 됩니다. 밑에 글은 여자친구가 쓴 글입니다. 읽어보고 저희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진지하게 답변 부탁드립니다.

 

 

 

 저는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잘못된 걸 알지만 저도 모르게 헤어지자는 말을 자주 뱉어버립니다. 화가나면 제 화를 제가 이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내뱉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다혈질적인 성격입니다. 혼자 버럭했다가 금새 또 혼자 풀리고는 사과하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전 화가 전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남자친구는 사과를 합니다. 화가 풀리지 않아서 사과를 좋게 받아주지도 못합니다. 그러면 사과를 해도 받아주지 않느냐고 2차전이 시작됩니다. 이런식으로 우린 사소한 싸움도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기 마련입니다. 늘 똑같은 패턴으로 싸우는 것이 지겹습니다. 남자친구는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려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서운한 마음을 이야기 하면 싫은 소리가 듣기 싫은지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럼 저는 '아 이사람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구나.' 단념하게 됩니다. 뭐 때문에 서운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잊어버리게 되지만 제 마음에는 단념들로만 쌓이더군요.

 

 그리고 장거리연애.. 어렵습니다. 8년이란 시간 중에 2년 정도를 빼고나면 장거리 연애입니다. 지금도 장거리 연애입니다. 그런 장거리 연애에 너무나도 지칩니다. 남자친구를 사겨도 사귀지 않는듯한 사무치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힘든일이 있을 때도 우린 멀리서 서로를 위로해야 합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1살 차이가 사회생활에서는 생각보다 크다는 것입니다. 동갑내기 이성일 경우에도 군대때문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1살차이는 그러한 차이가 더 큽니다. 저는 회사생활을하고 있지만 남자친구는 취업준비생입니다.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그 기간이 전 너무 힘듭니다. 항상 전 남자친구보다 한걸음 앞서 걸었습니다. 대학도 취업도 한 번쯤은 뒤따라 걷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대학교 CC일때 그리고 남자친구가 군대에서 제대하고 우린 단거리 연애를 2년 정도 했습니다. 그때는 장거리연애보다 더 치열하게 싸우고 싸웠습니다. 남자친구는 더위를 많이 탑니다. 2010년 무더운 여름날 전 가을이면 취업을 위해 고향에 내려가기 때문에 우린 또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내 한바퀴만 돌아달라는 제 부탁에 남자친구는 덥다는 이유로 학원에서 마치면 그냥 발길을 버스로 돌립니다. 장거리연애일때는 그래도 보고싶은 마음에 간절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거리연애일때 남자친구의 그러한 모습에서 우린 단거리연애를 하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된다하더라도 피터지게 싸우게 될 것입니다. 두 손으로 눈을 가린 듯 앞이 막막합니다. 우리의 미래는,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헤어지라는 댓글만 오백개 달릴 것 같습니다. 문제점들만 나열해서 그런 것이지 남자친구 저에게 잘해줍니다. 이만큼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될까 싶을 정도입니다. 우린 군대에서 60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 받았고, 그 힘들다던 군대를 잘이겨냈습니다. 차만 타면 졸음에 버스 창문에 머리라도 부딪히면 창문에 손을대어 창문에 부딪히지 않게 해줍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제 앞에 가져다 놓습니다. 삼겹살에 환장하는 저를 위해 손가락의 털이 그을러져도 삼겹살을 구워줍니다. 항상 자신보다 저를 먼저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보다 저를 사랑해줄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자꾸 이 사람 손을 놔버리고 싶습니다.

우린 시간을 갖자 하고도 8년이란 시간이 시간인지라 습관처럼 또 연락을 하게 됩니다. 몹쓸 손가락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