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터키축구협회의 요청을 거절하고 독일 국적을 선택했던 메수트 외질(23, 레알 마드리드)이 오는 8일 새벽(이하 한국 시각)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터키에 입성한다. 그의 몸에는 터키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바로 독일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1년여 앞둔 시점에 터키와 독일 양국 축구협회의 러브콜을 얻었던 그는 최종적으로 독일을 선택했고, 남아공 월드컵을 거치면서 그는 신형 전차군단의 엔진으로 성장했다. 이제 외질 없는 독일 대표팀은 더이상 상상조차 어려운 게 사실이다.
외질의 독일 국적 선택은 상당히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외질이 독일 국적을 선택하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터키는 남다른 부분이 있다. 많은 터키 혈통을 지닌 외국인들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의례히 터키 국적을 선택하는 게 관례였다.
실제 현 터키 대표팀에는 많은 선수들이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선수들이다. 이번에 소집된 선수들 중에서도 하밋 알틴톱(28, 레알 마드리드)과 메멧 에키치(21, 베르더 브레멘), 외메르 토프락(22, 레버쿠젠), 투나이 토룬(21, 헤르타 베를린), 괴칸 퇴레(19, 함부르크), 그리고 하칸 발타(28, 갈라타사라이) 등이 독일 출신 선수들이다.
그 외 하밋 알틴톱의 쌍둥이 형제 하릴 알틴톱(트라브존스포르)과 누리 사힌(23, 레알 마드리드), 세르다르 케시말(22, 페네르바체), 그리고 젱크 토순(20, 가지안텝스포르) 등도 독일 출신으로 이번엔 부상 등의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비단 독일 태생만 있는 건 아니다. 카짐 카짐(25, 갈라타사라이)은 잉글랜드 출신이고, 메브룻 에르딩(24, 파리 생제르망)은 프랑스 출신으로 프랑스 청소년 대표팀에서 활약했었다.
이렇듯 터키는 혈통을 중시 여기는 습성이 있기에 외질이 터키가 아닌 독일 국적을 선택하자 많은 터키인들은 이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했기에 지난 해 10월 8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EURO 2012 지역 예선 첫 경기를 가졌을 당시 올림피아 슈타디온을 찾은 터키 팬들은 외질에게 야유를 쏟아부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외질은 이 경기에서 팀의 2번째 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독일의 3-0 승). 당시 외질은 골 세레모니를 하지 않음으로써 터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그러하기에 외질은 터키 원정을 앞두고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터키 팬들 중 일부는 나에게 휘파람을 불며 야유를 보내겠지만, 최대한 프로답게 대처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들은 내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 한다. 그들이 여전히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내가 독일 대표팀에서 뛰기로 한 결정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대해 골닷컴 터키 편집장 오구즈 외즈튀르크는 "야유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설령 야유가 있더라도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많은 터키인들은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있으며 그를 좋아한다. 외질의 선택을 용인하지 못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외질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많은 터키인들은 그의 경기를 더 즐겨 보게 되었고, 터키계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구단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며 외질에 대한 터키 팬들의 여론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외질을 시작으로 독일 국적을 선택하는 숫자가 이전보다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누리 사힌의 대체자격으로 올 여름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일카이 귄도간(20)이 독일 대표팀에 승선했던 경험이 있다.
독일 청소년 대표팀에도 타네르 얄친(21, 이스탄불 B.B.)을 비롯해 톨가이 아슬란(21, 함부르크), 톨가 치게르치(19, 볼프스부르크), 엠레 칸(17,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사메드 예실(17, 레버쿠젠) 등이 뛰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터키 이민자들은 어느덧 3세대, 많게는 4세대까지 이어졌다. 물론 이들이 터키인과 결혼해 터키 혈통과 문화를 이어왔다고는 하더라도 독일에서 독일식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기에 더이상 터키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왜 유난히 독일에 터키 혈통 선수가 많은 걸까? 이는 바로 구 서독 시절 한창 경제 부흥기에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터키에서 많은 노동자들을 불러들이면서 파생된 일이다.
이후 순수 독일 혈통은 저출산율에 시달리면서 숫자가 줄어든 반면 터키 이민자들은 독일의 출산 장려 정책(아이를 낳으면 상당한 액수의 보조금을 지급하는)의 수혜를 받기 위해 많은 아이들을 출산하면서 해가 갈수록 이민자 출신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독일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무려 250만명의 터키 이주민들이 독일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독일은 EURO 2012 지역 예선서 8전 전승을 거두며 전체 참가팀들 중 가장 일찍 EURO 2012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터키는 4승 2무 2패로 조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조 3위 벨기에와의 승점차는 단 2점차.
이제 어느덧 EURO 2012 예선도 2경기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즉, 이번 A매치 기간에 본선 직행팀(각조 1위)과 플레이오프 진출팀(각조 2위), 그리고 탈락팀이 모두 정해진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터키는 이번 A매치 기간에 독일(8일)과 아제르바이잔(12일)을 상대로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치르고, 벨기에는 홈에서 카자흐스탄(8일)을 상대한 후 곧바로 독일 원정(12일)을 떠난다. 즉, 터키와 벨기에의 운명이 독일에 선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러한 터키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대한 순간, 이 기묘한 운명의 사나이인 외질은 독일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터키를 방문한다. 과연 그가 조부모의 국가인 터키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수트 외질과 터키의 기묘한 운명
[골닷컴 2011-10-06]
2009년, 터키축구협회의 요청을 거절하고 독일 국적을 선택했던 메수트 외질(23, 레알 마드리드)이 오는 8일 새벽(이하 한국 시각)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터키에 입성한다. 그의 몸에는 터키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바로 독일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1년여 앞둔 시점에 터키와 독일 양국 축구협회의 러브콜을 얻었던 그는 최종적으로 독일을 선택했고, 남아공 월드컵을 거치면서 그는 신형 전차군단의 엔진으로 성장했다. 이제 외질 없는 독일 대표팀은 더이상 상상조차 어려운 게 사실이다.
외질의 독일 국적 선택은 상당히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외질이 독일 국적을 선택하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터키는 남다른 부분이 있다. 많은 터키 혈통을 지닌 외국인들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의례히 터키 국적을 선택하는 게 관례였다.
실제 현 터키 대표팀에는 많은 선수들이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선수들이다. 이번에 소집된 선수들 중에서도 하밋 알틴톱(28, 레알 마드리드)과 메멧 에키치(21, 베르더 브레멘), 외메르 토프락(22, 레버쿠젠), 투나이 토룬(21, 헤르타 베를린), 괴칸 퇴레(19, 함부르크), 그리고 하칸 발타(28, 갈라타사라이) 등이 독일 출신 선수들이다.
그 외 하밋 알틴톱의 쌍둥이 형제 하릴 알틴톱(트라브존스포르)과 누리 사힌(23, 레알 마드리드), 세르다르 케시말(22, 페네르바체), 그리고 젱크 토순(20, 가지안텝스포르) 등도 독일 출신으로 이번엔 부상 등의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비단 독일 태생만 있는 건 아니다. 카짐 카짐(25, 갈라타사라이)은 잉글랜드 출신이고, 메브룻 에르딩(24, 파리 생제르망)은 프랑스 출신으로 프랑스 청소년 대표팀에서 활약했었다.
이렇듯 터키는 혈통을 중시 여기는 습성이 있기에 외질이 터키가 아닌 독일 국적을 선택하자 많은 터키인들은 이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했기에 지난 해 10월 8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EURO 2012 지역 예선 첫 경기를 가졌을 당시 올림피아 슈타디온을 찾은 터키 팬들은 외질에게 야유를 쏟아부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외질은 이 경기에서 팀의 2번째 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독일의 3-0 승). 당시 외질은 골 세레모니를 하지 않음으로써 터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그러하기에 외질은 터키 원정을 앞두고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터키 팬들 중 일부는 나에게 휘파람을 불며 야유를 보내겠지만, 최대한 프로답게 대처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들은 내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 한다. 그들이 여전히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내가 독일 대표팀에서 뛰기로 한 결정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대해 골닷컴 터키 편집장 오구즈 외즈튀르크는 "야유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설령 야유가 있더라도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많은 터키인들은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있으며 그를 좋아한다. 외질의 선택을 용인하지 못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외질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많은 터키인들은 그의 경기를 더 즐겨 보게 되었고, 터키계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구단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며 외질에 대한 터키 팬들의 여론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외질을 시작으로 독일 국적을 선택하는 숫자가 이전보다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누리 사힌의 대체자격으로 올 여름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일카이 귄도간(20)이 독일 대표팀에 승선했던 경험이 있다.
독일 청소년 대표팀에도 타네르 얄친(21, 이스탄불 B.B.)을 비롯해 톨가이 아슬란(21, 함부르크), 톨가 치게르치(19, 볼프스부르크), 엠레 칸(17,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사메드 예실(17, 레버쿠젠) 등이 뛰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터키 이민자들은 어느덧 3세대, 많게는 4세대까지 이어졌다. 물론 이들이 터키인과 결혼해 터키 혈통과 문화를 이어왔다고는 하더라도 독일에서 독일식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기에 더이상 터키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왜 유난히 독일에 터키 혈통 선수가 많은 걸까? 이는 바로 구 서독 시절 한창 경제 부흥기에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터키에서 많은 노동자들을 불러들이면서 파생된 일이다.
이후 순수 독일 혈통은 저출산율에 시달리면서 숫자가 줄어든 반면 터키 이민자들은 독일의 출산 장려 정책(아이를 낳으면 상당한 액수의 보조금을 지급하는)의 수혜를 받기 위해 많은 아이들을 출산하면서 해가 갈수록 이민자 출신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독일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무려 250만명의 터키 이주민들이 독일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독일은 EURO 2012 지역 예선서 8전 전승을 거두며 전체 참가팀들 중 가장 일찍 EURO 2012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터키는 4승 2무 2패로 조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조 3위 벨기에와의 승점차는 단 2점차.
이제 어느덧 EURO 2012 예선도 2경기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즉, 이번 A매치 기간에 본선 직행팀(각조 1위)과 플레이오프 진출팀(각조 2위), 그리고 탈락팀이 모두 정해진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터키는 이번 A매치 기간에 독일(8일)과 아제르바이잔(12일)을 상대로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치르고, 벨기에는 홈에서 카자흐스탄(8일)을 상대한 후 곧바로 독일 원정(12일)을 떠난다. 즉, 터키와 벨기에의 운명이 독일에 선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러한 터키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대한 순간, 이 기묘한 운명의 사나이인 외질은 독일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터키를 방문한다. 과연 그가 조부모의 국가인 터키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골닷컴코리아 김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