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홍준표가 흔든 편지는 조작 이명박 당선 사기극에 대통령 특급보좌관 개입

개마기사단2011.10.13
조회58

[오마이뉴스 2011-10-13]

 

BBK 의혹 무마 '가짜편지' 주인공 신명씨 인터뷰 "배후 더 있다"

 

2007년 대선 엿새 전인 12월 13일, 현 한나라당 대표인 홍준표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이었다.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의 기자회견장에서 홍 위원장은 편지 한 장의 존재를 공개했다. A4용지 한 장에 손으로 쓴 그 편지에 대해 홍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낙선을 위한 노무현 정권의 공작정치의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그 편지가 BBK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의 감방 동료 신경화씨가 김경준에게 직접 쓴 것이라고 했다. 편지에는 노무현 정권의 공작을 암시하는 이런 대목이 들어 있었다.
 

"자네가 큰집(청와대와 여권을 암시-편집자)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홍준표 위원장이 공개한 편지는 가짜로 조작된 것이며 그 배후에 당시 이명박 후보의 상근특보 등이 있음이 밝혀졌다. 문제의 편지를 작성한 사람은 김경준의 미국 교도소 수감 시절 '감방 동료'로 당시 한국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신경화씨가 아니라 치과의사인 그의 동생 신명씨였다.

 

신명(50)씨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3차례 5시간에 걸친 녹화 인터뷰에서 그 편지가 어떻게 조작되었는지를 증언했다.

 

"홍준표가 흔든 편지는 완전 가짜다. 우리 형이 쓴 것이 아니고 친아버지처럼 알고 지내던 양승덕(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씨의 부탁을 받고 내가 쓴 것이다. 양승덕씨는 그 편지를 이명박 후보의 특보였던 김병진(당시 경희대 교수, 현 두원공과대학 총장)씨에게 전달했다. 그것이 홍준표에게 간 것이다."

 

신명 "2008년 수사받으며 가짜라는 것 다 밝혔다" - 검찰 "그런 적 없다"

 

2007년 홍준표가 흔든 편지는 조작 이명박 당선 사기극에 대통령 특급보좌관 개입   ▲ 17대 대선 과정에서 'BBK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을 입증해준 편지를 조작했다고 주장한 신명씨가 공개한 3장의 편지. ⓒ 남소연 2007년 홍준표가 흔든 편지는 조작 이명박 당선 사기극에 대통령 특급보좌관 개입 신명

여기 3장의 편지(윗 사진)가 있다. 이 편지들은 모두 날짜가 2007년 11월 11일로 같다. 작성자는 신경화씨로 되어 있고 내용도 틀림없이 똑같다. 그런데 필체는 서로 다르다. 왜일까? 이 편지들의 실제 '제조일'과 작성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서로 다른 3장의 편지가 조작과 은폐의 과정을 보여준다.

 

신명씨는 "양승덕씨가 (정부) 과천청사 주차장에서 미리 써온 컴퓨터글씨 편지를 내밀면서 그대로 베껴 쓰라고 했다"면서 "혹시 내용이 문제 되지 않겠느냐"고 하자 "한나라당 BBK대책 법률팀에서 8번이나 검토한 것이니 괜찮은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컴퓨터글씨로 쓰인 편지1(사진 왼쪽)은 조작지시 원본이다.

 

편지2(사진 가운데)는 신명씨가 그것을 보고 베껴 쓴 것이다. 신명씨는 "대학 때부터 오랫동안 친아버지처럼 보살펴준 양승덕씨가 부탁한 것이고, 행여나 수감 중인 형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봐 별 생각 없이 써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편지3(사진 오른쪽)은 무엇인가? 대선이 끝나고 2008년 초 수감 중이던 신경화씨가 언론에 보도된 동생의 가짜편지를 보고 베껴 쓴 것이다. 자기가 쓴 것이라고 사후에 입을 맞추기 위해.

 

홍준표 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서 흔든 가짜편지는 결과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정동영 후보 측에서 BBK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던 당시, 이 편지를 '노무현 정권 공작의 물증'으로 제시하며 이른바 '기획입국사건'을 만들어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즉 미국 교도소에 있던 김경준과 그의 감방동료 신경화가 대선 전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송되어 BBK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노무현 정권과 정동영 후보의 이른바 '기획입국' 공작에 의한 것이라며 이 편지를 물증으로 활용한 것이다.

 

검찰은 2007 대선 직후 한나라당이 수사 의뢰한 '기획입국사건'을 수사했다. 신명씨는 "2008년 초에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편지가 가짜라는 것과 배후가 누구라는 것을 다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오마이뉴스> 기자의 확인 요청에 "신명씨가 지금 그때 진술과 다른 말들을 하고 있다, 그런 적 없다"고 주장했다.

 

양승덕씨와 전 이명박 후보 특보 김병진씨는 모두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이 건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올해 3월 <세계일보><경향신문> 등에 가짜편지에 대한 일부 보도가 나오자 은폐대책모임을 수차례 하면서 '민주당에서 신명씨를 고발해 출국금지 조치가 나오기 전에 신명씨를 미국으로 내보내자'는 대책을 마련했음이 <오마이뉴스>에 의해 확인됐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 동원하는 공작정치, 다시 있어서는 안 돼"

 

2007년 홍준표가 흔든 편지는 조작 이명박 당선 사기극에 대통령 특급보좌관 개입   ▲ 2007년 12월 2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홍준표 의원의 등을 두드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권우성 2007년 홍준표가 흔든 편지는 조작 이명박 당선 사기극에 대통령 특급보좌관 개입 이명박

신명씨는 김병진씨가 가짜편지 조작사건의 1차 배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 편지가 2007 대선을 엿새 앞두고 기자회견장에서 홍준표 위원장의 손에 들려지기까지 이명박 후보 측근들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2차, 3차 배후로 개입되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있던 지난 3월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공작적 요소가 있다거나 법적으로 잘못된 게 있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명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연루돼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너무 힘들었다"면서 "나와 우리 형 같은 보통 사람들을 동원하는 공작정치가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3차례 5시간 동안의 녹화 인터뷰의 한 대목.

 

- 왜 지금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는 것인가?

"홍준표씨가 올 3월 <세계일보>와 <경향신문>에서 이 가짜편지와 관련한 일부 보도가 나오자 진실규명은 하지 않고 '전과자 가족들이 나서서 뭐라고 한다' 운운하는 발언을 했다. 나는 그것이 분하고 억울했다. 그래서 나는 자성하는 마음으로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 나는 우리 형제를 '전과자 가족'이라고 표현한 홍준표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이 사건의 진실을 검찰이 밝혀주길 바랐다. 그런데 그 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리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에 찾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