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낼만한 곳은 아시아 주식과 채권

이광현20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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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MARGIN-TOP: 2px; MARGIN-BOTTOM: 2px}유럽발 국가부도 공포감에 글로벌 증시에 한바탕 패닉 셀링(공포 매도)이 몰아쳤다. 다행히 이번주 글로벌 증시는 유럽 중심국의 문제 국가 구제와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라는 양대 정책적 판단에 힘입어 안도 랠리가 확산됐다. 하지만 투자자들 분위기는 여전히 찜찜하다. 이제 글로벌 큰손마저 각국 정책 담당자 `입`에 의지하는 모양새다. 뉴스 효과에 흔들리는 장세가 계속되며 투자 심리가 바짝 오그라든 가운데 유럽발 재정폭탄이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 만난 에드워드 방 UBS글로벌자산운용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자산배분 헤드(전무)는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연내 유로존 위기가 일차적으로 봉합되지 않는다면 유로존 통화동맹 자체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다만 그는 "아시아 이머징마켓이 그나마 가장 나은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수익을 내는 데 관심이 있다면 그리스나 유럽만 보지 말고 아시아로 눈을 돌려라"고 조언했다.(*는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주석)

-유럽발 소버린 리스크 잠재 위력을 어떻게 보고 있나.

▶그리스 재정적자로 불거졌던 지난해 초 `소버린 위기1`과 비교했을 때 이번 `소버린 위기2`는 더 높은 강도로 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올해 말까지 문제국가에 대한 1차적인 위기 봉합이 단행되지 않으면 유로존 통화동맹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가 뭔가.

▶첫째, 주도국들 정치 상황이다. 프랑스, 독일 등 반발이 겉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 자국 안에서는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느냐는 반발이 거세다. 최근 독일 의회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이 잇따라 통과됐지만 의회 통과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증액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둘째, 그리스 부채감축 시스템의 본질적 문제다. 그리스 문제 해결 핵심은 증세와 재정감축이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한 축인 세금 인프라스트럭처 자체가 그리스에 없다. 지금 그리스는 국민에게서 세금을 걷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채권(fixed income) 시장에서 스트레스가 점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3개월 리보금리에서 독일 국채 수익률을 뺀 유로존 TED스프레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높다.(*금융가에서는 통상 TED스프레드가 커지면 자금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그리스는 이미 시장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판정을 받았다. 역설적이지만 그리스를 빨리 디폴트시킬수록 글로벌 증시 회복이 빨라질 것이다. 지금 글로벌 침체의 최대 위기는 유럽발 딜레이(지연)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다.

-아시아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가.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 날씨로 비유하자면 지금 아시아 시장은 `흐림`이다. 썩 좋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그나마 지금 금융시장에서 수익성 있는 자산을 고르라면 아시아다. 수출 비중이 줄어도 자체 내수와 역내 내수가 경기를 뒷받침해줄 수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현 상태에서 중국 경기 둔화가 중장기적으로 더 좋다고 본다. 중국이 언제까지나 매년 8% 이상씩 성장할 수는 없다. 성장이 여의치 않을 때는 잠시 쉬어가는 게 낫다.

중국 경착륙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착륙이 발생하면 정권이 흔들리는 나라가 중국이다. 내년 일부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며 생존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들이 갈리기 시작하겠지만 중소은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경기 연착륙을 시도할 것이다.

-지금 유망한 투자 자산은.

▶아시아 관련 자산이다. 구체적으로 아시아 주식, 현지 통화, 회사채다. 혼란스러운 자산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데 관심이 있다면 유럽만 보지 말고 아시아를 봤으면 좋겠다. 문제가 있는 곳만 들여다보며 걱정하지 말고 우량 자산의 전망을 바라보라는 말이다. 아시아 통화 역시 가격 하락이 깊었다. 반등 가능성이 가장 크다. 현지통화 표시 회사채는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신용 등급이 개선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아시아 수출과 내수가 탄탄하니 대차대조표를 놓고 보면 성과가 좋을 것이다. 소프트 커머디티도 유망하게 본다. 설탕, 보리, 밀, 옥수수, 코코아 따위다. 아시아 지역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여전하고 전 세계적인 가뭄이 늘어나며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 금은 최근까지 미국채와 달러로 이어지는 안전자산 선호 사이클 속에서 탄력을 받았다. 온스당 1300~1500달러 범위까지 가격이 내려온다면 좋은 투자 진입 기회가 될 것이다.

설탕ㆍ보리ㆍ밀 등 원자재 투자 유망

-한국 3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했다. 한국 증시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정보기술(IT), 조선 등 수출주가 주도하는 증시 구조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올해 4분기를 실적 바닥 국면으로 보고 있다. 4분기를 통과하면 이후에는 바닥을 짚고 올라가는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아시아 증시 전반을 두고 얘기하자면 지금은 확실한 주식 과매도 양상이다. 바닥이 어디라고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겠지만 수익성 있는 주식 자산이 아시아에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세계 증시 변수의 한 축인 미국 경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다행히 미국은 2008년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 밸런스시트(대차대조표)가 깨끗해졌다. 한 번 예방주사를 맞아서 경영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점을 평가할 만하다. 현금도 많이 들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아무리 흔들려도 미국 기업 실적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증시를 놓고 보면 예전처럼 꾸준히 상승하는 증시 트렌드는 아닐 것이다. 상승하지 않고 일정 범위에서 갇혀서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다. 이게 곧 베어마켓(약세장) 아니겠나. 강력한 일진일퇴 트레이딩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