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전 마지막 발악.

.2주일후2011.10.15
조회186

 

안녕하세요, 톡커 여러분

제가 지금 하려는 얘기는 경우에 따라서 불쾌감을 유발할수도 있으니 싫으시다면 뒤로 가주세요.

 

 

전 2주 후에 죽으려고 하는, 사는데 지친 여고생입니다.

아무한테도 의지할수 없고, 미안해서 의지하지도 못해서 답답한 마음에 마지막 발악을 해보려 합니다.

그냥 한 사람의 한탄이거니 하고 들어주세요.

 

어렸을때부터 엄마한테 많이 맞고, 혼나던 건 저였어요. 언니도 저와 똑같은 잘못을 했지만 혼난 건 저뿐이에요. 저는 그 이유가 언니가 공부를 잘해서일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고등학생이 되면 심화반에 들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심화반 시험을 치르기 몇 주 전부터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면서 가만히 있어도 헛구역질이 나오고 쓰러질것만 같은 상황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결국 심화반에 들어갔지만 엄마는 그걸로 끝이었어요.

한 번 좋아하는 걸로 끝이었죠. 여전히 엄마는 언니를 좋아하고, 절 싫어했어요.

엄마가 저한테 잘 해주실 때도 저는 이생각을 지울 수 없었어요. 이건 다 거짓이라고, 대놓고 절 싫어할수는 없으니까 이렇게 잘 해주다가 간간히 절 아프게 하는 거라고.

 

분명 전 언니보다 가족을 위해서 더 많이 노력했어요. 언니가 고1이었을 때 저희 학교 앞에 음식점이 즐비한데, 그 거리를 섭렵했다며 저한테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전 그냥 웃고 있었어요. 왜냐고요? 전 안그랬으니까요. 전 고등학생이 되어서 제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제 돈으로 세 번 나와서 사먹어봤습니다.

딱 세 번이요. 참 좋더군요...

 

 

그저께였던가요, 저희 고등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을 갔다 왔어요. 저는 그 때 도시락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일단 집에서는 사과1개, 과자 (낱개로) 1개, 껌 한 통을 챙겨갔어요. 가방이 너무 허전해서 공부할것들을 가득 채워갔었죠.

 그 때 전 아르바이트해서 모아둔 돈과 교통비를 합해서 전자사전을 사서 매일 인강을 2개씩 듣고 있었어요.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도, 전자사전을 샀다는 것도 비밀이었기에 저는 교통카드가 충전되어있는 척 거짓말을 하면서 매일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등교했고, 학교에서 학원까지 2시간씩 석식도 거르며 다녔고 집에서 학교까지 1시간동안 걸어다니기도 했어요.

 

다른 친구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였는지 쓸데없는 자존심에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30분동안 준비하고 5시 30분, 모두들 잠들어 있을 때, 온통 깜깜한 도로를 저 혼자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야자가 끝나도 1시간동안 더 공부해서 11시에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거닐었어요. 참...무섭더군요.

  학교에서 학원이 제법 먼데 (버스로 30~35분) 학원 시간에 맞게 가려면 석식을 거르고 보충이 끝나면 내려가서 아무 건물에서 체육복 바지로 갈아입고 자전거를 타고 가야 했어요. 2시간동안 타는게... 제가 체력이 딸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참 힘들더군요. 죽을 것만 같았어요. 학원에 도착하면 피로에 쩔어서 쉬는시간에는 죽은듯이 자고...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나중에는 ...  하기가 싫어지더라고요. 사람이 무척 이기적이죠?

그만두고 싶었어요. 내가 왜 이렇게 사는거지, 왜 엄마는 언니를 더 좋아하지..?  제가 이런다고 저희 집 형편이 더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았어요. (저희 집 형편은 좋지 않아요. 아빠는 노동직이시고 엄마는 보험 설계사인데 암 투병중이셔서 입원비냐 약값, 치료비가 많이 들어요.)  언니가 고3이고 독서실을 다니는데, 독서실에 아는 오빠와 밥먹으러 다니니까 ... 그것도 매일매일.. 나아질 것 같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아는 선생님께 힘들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그 선생님께서 힘내라고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그 문자를 보면서 힘냈어요. 전 혼자 사는게 아니니까, 그 선생님 말씀대로 힘들면... 기대도 되니까 힘냈어요. 고작 이런 일로 주저앉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는 저한테 도시락 사라고 만 원을 주셨는데, 이걸 받자마자 교통카드 충전 생각을 했어요. 그까짓 밥, 한 끼 굶으면 되겠지..하고요. 더 이상 2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다닐 필요가 없다! 더 이상 발이 부르트고 터져 피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친구가 제가 사과를 점심으로 싸온 걸 보고 저한테 이런말을 하더라고요. "너는 도시락 싸올 돈도 없는 애가 용돈은 받니?" 라고요. 이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멍해지더군요... 농담처럼 잘 넘겼지만 계속 신경쓰이고 불안해서 오는 버스 안에서 계속 입술을 씹었어요. 그 애는 즐겁게 TV를 보고 있는데... 전 계속 미칠것 같았어요.

 

저도 이렇게 살고싶지 않아요.

솔직히 사과를 점심으로 싸와서 애들 앞에 꺼내놓기도... 창피하기도 했고 다른 친구들이 저희 집 가난한걸 눈치챌까봐 걱정도 했어요. 저도 언니처럼 먹고 싶은 걸 사먹고싶기도 했고, 친구들과 가끔은 같이 나와서 밥을 먹으면서 얘기도 하고 싶었어요. 매일 빨지도 않고 똑같은 겉옷만 입기도 싫었고, 바지 하나로 한 달을 입어야 하는 것도 싫었어요...

문제집이나 교통카드 충전해야 한다고 말할 때 눈치보는것도 싫었고.... 그냥 다 싫었죠.

 

저라고 좋은 건 아니었죠.

남이 볼까 봐 매일 아침 일찍 자전거타거나 걸어오고, 밤 늦게 갈때 무섭기도 해요.

그냥. 그냥 참 싫었어요.  이런 철없는 생각을 하는....... 저마저도 싫었어요.

엄마가 아프시고 집이 안좋으니까 제가 이해를 하고 많이 도와드려야 하는데, 제가 참고 견뎌야 하는데

이런 철없는 생각을 하는 제가 많이 미웠어요.

 

 

교통카드를 충전하기 전에 먼저 필요한 필기구를 사고 남은 돈으로 교통카드를 충전하려고 했는데 초콜릿이 보였어요. 제가 초콜릿을 많이 좋아하는데 마지막으로 먹은 게 제가 알바해서 번 돈으로 사 먹은 거 하나에요. 몇 주전이죠.....

 어쨌든 너무 먹고싶어서 '나도 한 번쯤은 괜찮겠지'하고 생각하며 샀어요. 그런데 엄마한테 걸렸어요.

지난번에도 계속 그러더니 이번에는 직접 저한테 정신병 있는게 아니냐고 하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제가 돈을 너무 헤프게 쓴다고, 아껴서 쓰라고 하셨어요.

이 말을 들으면서 너무.... 너무 억울하고 속상했어요.

 

전 이게 처음인데, 그 전까지는 제 알바비로 다 해결했는데. 지금 전 교통비가 없어서 걸어다니는데 언니는 독서실 오빠와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며 돈을 쓰고 있어요. 엄마한테도 언니가 몇 번 자랑한 적이 있어서 알 텐데.. 왜 저한테만 그러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어요.

그냥 다 말해버리고 싶었어요. 그런 충동이 일었어요.

 

난 이만큼이나 해왔어요, 날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면 안되나요, 저한테 죽으라는 말이나 술집가서 몸팔아서 학원비 내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아직까지도 상처로 남아 있고 아직까지도 생각나요.

 

 

그러다가 엄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너 정신병 있는거 아니니?"

.......... 그 말을 듣고 제가 이상한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저만 이런 말을 들었고, 저만 혼나고....

제가 이상한게 아닐까요. 이제 가족 중 누구와 얘기해도 제가 이상한것만 같고, 친구들과 얘기해도 다들 '네가 이상해' , '네가 정신병자야' 라고 하는것만 같아서 무서워요.

정말 제가 이상한거면 전 ... 전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선생님에게, 제 친구 두 명에게 말한거니까..

그 사람들을 속인거니까.. 절 싫어하게 되면 어떡하죠.

 

무서워요. 너무 무서웠어요. 어제 학원을 들어가려고 하는데 또 이런 생각이 들어서 .. 가지 못했어요.

백화점 화장실에서 한시간동안 계속 울었어요. 정말 제가 이상한건가요? 제가....죽어야..하나요?

 

계속 이런 생각을 하다가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문자를 보고 펑펑 울었어요.

'넌 혼자사는게 아니야. 우리 함께 살아가는 거야.'

가족들은 저한테 죽으라고 행동으로 말해요. 그런데 가족도 아닌 선생님은 저한테 죽지 말라고, 살라고 해주셨어요..... 여태까지 죽지 말라고 한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어봐서 참 기뻤어요. 감사했어요.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살고싶다.. 살고 싶었어요. 그런데 힘들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냥 다 내려놓고 편히 쉬고 싶기도 했어요. 전 살고 싶은데, 살아서 가능하면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더 친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더 많이 살고 싶었어요. 그런데 다들 저한테 죽으라고 하네요.

 

집에 들어가면 저한테 '네가 이상한거야', '죽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제가 정말 이상한 것만 같아서 무서웠어요. 죽으면 ... 편해질까요?

 

전 그 선생님이 참 좋아요. 제 친구들도, 다른 선생님들도, 반 친구들도 다 좋아해요. 정말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공부하는 것도 선생님들이 저한테 열심히 하라고 해주셔서, 기대해주셔서 더 열심히 하려고 재미붙히고 있는데..... 너무..... 너무 힘드네요.

 

학교에서 괜찮은 척, 밝은 척 하는것도 이젠 힘들어요. 속은 타들어가는데, 속은 이렇게나 힘든데 겉으로는 밝게 지내라고 하니...왜 저만...

혼자서만 우는 것도 힘들어요. 소리 죽여 우는 게 목이 참 아프더군요. 가슴도 많이 아파요.

동정을 해줘도 괜찮으니 누가 절 위로해줬으면, 안타까워해 줬으면 좋겠어요.

 

무서워요. 무서워요......

 

전 살고싶어요..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