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생의 이야기입니다.

Sten201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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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지금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한 대학생입니다.

 우선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부천에 한 공고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공고라 검색하면 바로 나올 것입니다. 물론 수많은 사건사고가 많은 곳이기도 하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런 전문계고교생들의 사건사고 이면에 그저 같은 전문계고교생이라는 것 때문에 편견을 가지고 비추어지는 학생들의 이야기와 전문계고 졸업생으로 대학에 들어온 후 느끼는 바를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물론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소신껏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제 주관으로 쓴 것이고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와 상황이 다른 곳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고생이었던 제가 대학교 입학 후 느꼈던 편견의 시선들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글이 길다, 읽기 싫다 하시는 분들은 굵은 글씨의 화제문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제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전 평범한 중학생 치고는 공업고등학교라는 이야기를 전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를 들어갈 때는 되었고 중학교 내신 168이라는 어중간한 내신으로는 친구들처럼 일반 고등학교를 갔다가는 그저 성적에 밀려 추락할 것이 뻔했죠.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팜플렛이었습니다. 전 곧바로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였습니다. 제 담임선생님은 중학교 1학년 때와 3학년 때 두 번 담임선생님이셨기 때문에 저희 집의 사정을 알고 계셨습니다. 선생님께 상담을 한 후 직접 교감선생님과도 상담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교감선생님은 이전 그 학교의 선생님이셨기 때문이죠.

 교감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의 말씀은 너희 집안 사정이 힘들기도 하고 그 정도 성적이면 네가 원하는 과를 가더라도 어느 정도 상위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 거다. 물론 전자과(제가 지원했고 그 학교에서 나름 상위 과였습니다.)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상담 후 저는 바로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전 제 친구와 그 학교에 지원했습니다. 이후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해드리겠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전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의 현실은 중학교 친구들에게 들은 것에 비해 심각했습니다. 제 친구는 내신 120점대였고 72명 뽑는 전자과에서 74명 중 하위라 결국 입학을 하지 못했고 제 성적은 입학 시 전자과 2등이었고 1등은 180점대였습니다

 우선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그 과에서 72명중 상위 10명 정도만 대학에 입학했으며 나머지는 취업, 재수 등으로 빠졌고 결국 둘 다 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이야기는 제 이야기와 입학하지 못한 친구의 이야기 입학 후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 대학에 온 후 만난 같은 전문계생들의 이야기, 그 고등학교에 제학중인 제 동생의 이야기입니다.

 

1. 글쓴이의 이야기

 저희 부모님은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이혼하셨습니다. 전 고등학교 3학년 대학입학원서를 작성할 때 가족관계 증명서를 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따로 사신다고 하셨어도 이혼하지 않은 것처럼 지내셨기 때문이죠. 물론 그걸 알게 되었다고 충격을 먹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평소와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죠. 하여튼 전자과에서 1등, 내신 1.3으로 천안의 공대로 입학한 저는 말로만 알고 있던 인문계생들과의 차이를 확실히 느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문계생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공부할 시간이 없다, 공부에 투자할 돈이 없다.

 먼저 공부할 시간이 없다. 왜 시간이 없을까요? 시간으로 치면 인문계생들보다 차고 넘치는 게 시간인데 말이죠. 저희들은 그저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없을 뿐입니다. 전문계에는 거의 열에 아홉은 집안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주는 전문계고교에 진학하고 남은 시간으로 알바를 통해 집에서 받지 못하는 자신이 쓸 돈을 벌거나 생활비를 벌고 기술을 배워 현장으로 나가게 됩니다. 

 앞서 두 가지 이유라 말씀 드렸지만 결국 한 가지 이유인 것입니다. 저희는 대체적으로 남들에 비해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에 직면해있고 돈을 벌 시간을 만들기 위해 전문계고등학교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배운 기술을 통해 다시 돈을 버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국가의 지원을 받았지만 그 친구들보다는 상황이 좋았습니다. 부모님은 이혼을 하시고 어머니 혼자서 저와 제 동생을 키우시고 국가의 지원을 받지만 그 친구들 보다는 좋았던 것입니다.

 

2. 글쓴이의 중학교 친구 이야기

 그 친구의 꿈은 가수였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집안 사정 또한 좋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직접 돈을 벌어 보컬학원을 다니길 원했고 그래서 전문계고교에 지원을 했지만 떨어졌습니다. 그 친구의 고등학교 생활은 이렇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동생을 돌본다는 이유로 야자를 받지 않고 친구가 살던 지역으로 돌아가 알바를 하며 돈을 벌고 주말에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고3때는 모아온 돈으로 보컬학원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대학교 여름 방학 때 본 그 친구는 가까이 가지도 않던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자기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한 오디션에 계속 떨어지며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인문계로 진학해 버린 그 친구는 아무런 기술도 능력도 가지지 못하고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꾸는 상태에서 사회에 버려졌고 지금은 연락도 잘 되지 않는 상태까지 왔습니다.

 어쩌면 그 친구에게는 모두가 기피하고 외면하던 전문계고교진학이 하나의 답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3. 글쓴이의 고등학교 친구들 이야기

 제 친구들은 부모님의 이혼은 물론 친척과 사는 친구, 누나와 살고 있는 친구, 아버님 혹은 어머님을 고등학교 때 잃은 친구, 꿈을 위해 가족의 반대에도 인문계를 다니다 온 친구, 대학진학을 노리고 온 친구 등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는 아니겠지만 앞서 말씀 드린바와 같이 열에 아홉 전부 집안 사정이 금전적으로 매우 힘든 친구들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 드리자면 그 친구들의 앞으로는 이렇습니다. 목표대로 대학으로 진학한 친구, 대학을 갔으나 전공(전자공학 혹은 관련 공학)이 적성에 맞지 않아 꿈을 목표로 할지 계속 다닐지 고민하는 친구, 취업을 한 친구, 재수를 하는 친구 등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대학을 간 친구들이 아닙니다.

 취업을 한 친구들은 보통 여러분들이 모를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인 고교생 취업과 학교, 학생과 2년 계약을 한 상태로 하는 취업.

 그곳에서 어떤 친구는 자신의 집을 사기위해 꾸준히 돈을 벌어 이천만원 이상을 번 친구가 있고 또 어떤 친구는 고교생취업 중 잘리거나 대우가 너무 좋지 않아 나온 경우입니다.

 위 두 가지의 차이점이자 공통점은 고교생 취업이라는 것입니다.

 2년 계약취업은 계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회사를 나오기도 까다롭고 이후 방위산업체도 걸쳐있어 그것을 노리고 간 친구들도 있습니다.

 고교생 취업은 그 친구들의 임금이 고교생인 것에 업체에선 메리트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아직 사회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며 그곳에 절실해야 하는 친구들인 거죠.

 결국 그 친구들 중 아직까지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몇 되지 않습니다. 많아야 5명이죠. 나머지는 모두 군대를 가버리거나 그냥 알바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은 그나마 취업할 곳이 많은 전자과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저희 고등학교 자동차과 친구들은 그 힘든 도장을 배우고 결국 취업할 장소가 없어 전공과 맞지 않은 곳으로 취업하여 3년간 배운 것이 아무 소용없는 것이 돼 버린 친구들이 허다합니다.

 

4. 글쓴이의 대학교 친구들

 저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대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생활 중 알게 된 전문계고교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보자 합니다.

 

 우선 컴퓨터공학부의 친구입니다. 가장 웃기면서도 슬프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 친구는 프로그래밍을 잘해 저희 학교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동기들 내에선 그 친구를 프로그래밍으로 따라잡을 친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학부 친구가 그 친구에게 “리만합을 구하는 프로그램 소스 좀 짜주라”라고 부탁을 했고 그 친구의 답변은 “내가 미적을 못해서 그 소스를 못 짜주겠다.”였습니다. 그 친구는 그저 ‘프로그래밍’만 잘했고 ‘미적분’을 못했기 때문에 그 소스를 짜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전자공학부의 친구입니다.

 전문계학생들은 대학교 1학년 때 배우는 전공 회로 정도야 기본적으로 쉽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발생하는 다른 문제는 ‘측정’이었습니다. 얼마든 회로를 구성한다 하여도 측정은 별개의 문제이니까요. 물론 저도 측정을 따로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과 친해져서 배우거나, 부탁받은 전자 제품 수리 등이 측정의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큰 도움이 되어 지금은 무리 없이 측정을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측정할 때 쓰이는 기구들(특히 오실로스코프)를 사용함에 막히는 것이었죠. 결국 우리는 만들기만 급급했지 그걸 분석할 줄 몰랐던 것입니다.

 

 이번에도 전자공학부의 친구입니다.

 전자공학부지만 특이하게 자동차과에서 진학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표면상 전문계고교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과인 관계로 전자공학부에서 배우는 것들의 기초만 겨우 알 뿐이었고 다른 교양과목에서도 인문계생들에게 많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었죠. 대학에 와서 배운 것이지만 통섭적 인재이니 T자형 인재이니 21세기에 필요하다지만 다른 누구보다 먼저 기술을 배우고 현장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저희는 각자 전공분야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었다는 것이죠.

 

5. 글쓴이의 동생 이야기.

 제 동생은 지금 고3으로 제가 다녔던 같은 고등학교의 기계과에 다니고 있으며 얼마 안 있으면 졸업입니다. 제 동생은 ‘배관’이란 것을 따로 배우며 대회를 준비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이름하여 ‘전공생’이었죠. 제 동생의 3년간 생활 패턴은 이랬습니다. 오전 8시 등교 오후 10시 하교.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수업도 들어가지 않고 ‘배관’이라는 것만 했습니다. 물론 시험기간에는 수업시간에 들어가며 수업도 듣고 시험도 쳤지만 그렇게 해봐야 성적은 엉망이었죠. 지금 와서 보면 제 동생의 인생은 거의 모 아니면 도인 도박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만약 제 동생과 제가 3살 이상의 차이가 나서 전공생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을 것입니다. 3년간 배관이란 것을 배우며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던 동생의 몸에는 성한 곳이 없고 준비했던 대회도 도 대회에서 떨어지고 다른 친구들과 같이 일반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우 조선에 원서를 썼다고 하지만 그 역시 불투명한 일이죠.

 어느새 제 동생이 피땀 흘려 준비한 3년은 도박을 위한 밑 작업이 되어버린 것이었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세계대회까지 도달한 단 한명만이 그 3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6. 결론

 방학 중 3학년 때 선생님들을 뵈러 학교로 가보았습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원래 그 고등학교의 진학반을 담당해 주시며 진로상담을 해 주셨던 선생님은 오로지 ‘취업상담’만을 위해 학기 중에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나셨고 선생님이 담당하시던 학생들은 패닉상태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에게 해주신 말씀이 이것입니다. “나라에서 전문계고교생 취업 100%를 목표로 정책 시행중이야. 그러면 어떻게 되겠냐? 졸업한 고등학생들은 취업하여 일을 하는 중일 것이고 그 학생들은 청년 실업을 계산할 때 포함되어 청년 실업의 비율을 줄이겠지. 이렇게 눈속임을 시작하는 거야”라고요.

 그 선생님은 저희 몇몇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담당해 주신 것뿐만 아니라 담임을 맡으셨던 반에 진학을 제외하고 취업을 원하는 모든 학생을 취업시키셨습니다. 그것도 직접 회사를 알아보고 다니시면서 말이죠.

 

 물론 어딜 가든 열심히 하면 다 성공하게 되어 있고 잘되게 되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어떤 분들이 편견가지고 바라보고 욕하고 외면하고 이용할, 지금도 같은 전문계 친구들만이 진정한 친구가 되어 앞일을 이겨나갈 그들을 생각하며 두서없이 글을 써봅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먼저 사회에 나가는 10대들이고 대다수 온실 속 화초가 아닌 저기 초원 어딘가에 필 야생화들입니다. 야생화들은 주변 환경이 좋을 수도 있지만 거의 매우 척박하고 도저히 살아남기 힘든 장소에서 피곤합니다. 그런 그들을 외면하고 짓밟기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왜 그렇게 살고 있는가를 한번 봐주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학업에 지쳐있고 고민하는 인문계생들 못지않게 현실과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친구들이니까요.

 

 지금까지 두서없이 긴 글을 읽어주셨거나 그냥 클릭만 해 주셨거나 감사합니다. 그저 지금 전문계생들을 보는 편견이 없어지고 그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곳에도 들어가지 못하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인문계생들에게는 그곳은 어쩌면 자신에 대한 해답이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