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사랑하는 우리엄마.

사랑해요2011.10.19
조회169

안녕, 엄마.

항상 어리고 철없는 21살 하나밖에없는 엄마 딸이야.

 

 

무슨말부터 써야 할 지를 모르겠다.

넷상이고, 익명이니까 쓰고싶은대로 막 써볼게.

 

 

사랑하는 우리엄마.

어린나이에 도박에 중독된 아빠를 말리기 위해서 만삭인 몸을 끌고 아빠의 도박장을 쫓아다니고

친가 식구들의 빚을 갚아주느라 정작 맛난거, 좋은거 하나 못먹고 못입은 우리엄마.

 

 

얼마전에 엄마 보러갔잖아.

우리 엄마. 두세달에 한번씩 보는데, 왜이렇게 늙었어?

흰머리가 왜 점점 늘어? 왜 자꾸 주름이 생겨?

엄마, 엄마.

 

얼마전에 피곤해서 누워있는 엄마 발 쪼물쪼물 해주겠다고 침대 발치에 앉아서 엄마 발 만졌다가

바보같이 엄마 앞에서 꺼이꺼이 울어버릴뻔했어.

왜이렇게 발이 딱딱해. 굳은 살 투성이잖아.

 

 

 철없고 멍청하고 심지어 몸까지 안좋은 딸 하나 잘 먹이고 잘 키워보겠다고, 엄마는 맨날 못마시는 술을 마시지?

 

 

엄마 나는 있잖아.

'엄마'라는 단어만 꺼내도, 이젠 눈물이 날 것 같아.

'엄마'라는 단어가 아기때는 항상 좋았어.

'엄마'라는 단어가 학생때는 참 귀찮고 싫었어.

 

 

집에 돈이 없고,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은 꿈도 못 꾸고,

그림 그리고 싶은데 미술학원도 안보내주고.

엄마, 나 엄마가 왜 그렇게 야속했을까.

그리고 나 엄마 가슴에 몇 번이나 못을 박았을까.

 

 

 

엄마 난 아직까지 못난 딸이야.

이 시간에도 우리 엄마는 일하고 있겠지?

엄마가 아닌 날 위해서.

 

 

술이라곤 입에도 못대던 엄마가 호프집을 시작하면서

한 두잔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속이 더부룩한지 일어나있을때마다 명치께를 쓸어넘기는 손길이 왜 그렇게 슬플까.

엄마. 엄마.

 

 

외할아버지도 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엄마도 제발 병원가서 검사좀 받아보라는 말에.

"난 딸만 건강하면 돼."

라면서 웃어보이던 우리 사랑하는, 너무 예쁜 엄마.

 

엄마 내가 어디가 예뻐?

가출도 하고,

도둑질도 하고,

술마시고 담배피고,

반항하고,

미운 말만 골라서 하는

그런 내가 어디가 그렇게 예뻐?

 

 

엄마, 왜 자꾸 엄마가 들어놓은 보험같은거 얘기해주는거야?

엄마 미워.

 

 

엄마 나 엄마 없으면 어떻게살아?

상상만해도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는데

우리엄마 없으면 나 어떻게 살라고?

난 아직도 엄마 없이 살아가는 걸, 상상도 할 수가 없어.

 

매일매일 하루에 한번씩은 꼭 하던 전화통화를 못하고

집에 내려가도 나 데리러 오는 사람이 없고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 된장찌개 못먹고

엄마 웃는 모습, 엄마 목소리, 엄마 품.

그거 없으면 나 어떻게살아 엄마.

 

 

엄마.

딸이 아파서 미안해.

몸이 많이 안좋아서 미안해, 엄마.

매일매일 엄마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얼마 안있으면 수술받는다.

사실 받고싶지 않아.

팔백이라는 돈, 가벼운 돈이 아니라는거 너무 잘 아는걸.

차라리 그 돈으로 우리엄마 예쁜 옷, 예쁜 머리, 예쁜 신발 사신고

엄마랑 손잡고 기분좋게 영화보고 멋진 레스토랑에서 밥먹고

데이트하고싶어.

그리고 웃으면서 엄마 손 잡고 죽고싶어.

엄마 냄새 맡으면서.

불효녀지 나?

 

 

술마시고 엄마는 항상 나한테 말하지?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가정 못지켜줘서 미안해.

많이 못해줘서 미안해.'

엄마.

아파서 미안해. 투정부려서 미안해, 철없이 엄마한테 칭얼댄거 미안해.

엄마는 존재만으로 나는, 너무 행복해.

 

 

엄마는 항상 나한테

'우리 딸 때문에 산다'

라는 말을 해주지?

엄마 나도 엄마때문에 살아.

 

 

다니기 싫은 학교도 엄마때문에 다니고,

받기 싫은 수술도 나 죽으면 슬퍼할 엄마 보기 싫어서 받아.

 

 

사실 나.

요즘 다시 가끔씩 심장 박동이 이상해.

자다가 호흡곤란으로 잠에서 깨서 식은땀 질질 흘리면서 숨도 못쉬고 침대에서 몸부림치고

심박이 낮아지니까 저혈압까지 덥쳐서 현기증때문에 자취방 바닥에 그대로 뻗어서 십분 넘게 기절 한 적도 있어.

 

 

눈을 뜨니까 제일 먼저 생각난건

역시 엄마더라.

우리 엄마가 내 옆에 있었으면 등도 두드려주고, 베게도 빼서 발 밑에 놓아주고

피가 안돌아서 저릿저릿해지는 손도 주물주물 주물러 줬을텐데.

이제는 엄마. 나 그거 혼자서도 잘해.

아파서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베게를 빼고,

이불을 걷어차서 발 밑에 놓고 심호흡을 하고.

엄마 딸 많이컸지?

 

 

 

 

 

근데 엄마.

그래도 난 엄마없으면 너무 힘들것같아.

매일매일 울것같아.

 

 

엄마.

엄마가 그랬지.

'우리 딸은 20살이 되도, 30살이되도, 40살이되도. 심지어 70이 넘어도 엄마한텐 애기야.'

응 맞아. 엄마 엄마딸 애기 맞아.

엄마 앞에선 항상 작아지고 땡깡부리고 애교도 부리는, 애기야.

그러니까 엄마, 아프지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내 옆에 있어줘.

 

 

나도 수술 잘 받고 건강해져서 우리 엄마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래.

 

 

아 새벽에 엄마사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막 쓴거라 글이 횡설수설이네.

그래도 그냥, 항상 하는 말이지만..

 

 

보고싶어요.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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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약 7년이 넘게 심장질환으로 앓고있습니다.

원인을 모르는 심장질환은, 갑작스레 발작을 일으키기도 해요.

수술을 받지 않으면 죽는대요.

그런데 수술비가 참 비싸더라구요.

 

 

우리,

부모님한테 사랑한다는 말 자주자주 해드리도록해요.

사람일은 모르는거에요..

정말로 저는 사실.

아프고싶지 않아요.

수술받고싶지도 않고,

그 수술비로 엄마가 좋은 옷, 좋은 밥, 좋은 신발 샀으면 좋겠어요.

 

 

그냥 새벽에 감성터져서 글싸질렀네요..

자러가야겠네요ㅜ..에휴

 

다들 좋은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