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손발 오글 애정신, 소지섭과 눈도 못 마주쳐"

대모달20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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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2011-10-23]

 

배우 한효주(24)에게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다. 작품이 끝나면 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이 찾아온다. 소지섭과 출연한 멜로 영화 '오직 그대만'(감독 송일곤)을 마치고 나서도 몸살 기운이 찾아왔다.


지난 20일 압구정 어느 까페에서 만난 한효주는 코를 훌쩍거리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피곤한 건 아닌지 걱정하는 기자에게 한효주는 "괜찮다"며 특유의 상냥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긴장이 풀려서 그래요. 괜찮아요" 또 씨익 미소를 짓는 한효주다.


'오직 그대만'은 전진 복서인 남자 철민(소지섭)과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여자 정화(한효주)의 안타깝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전통 멜로 영화다. 이 영화의 80%는 배우의 매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일곤 감독은 최대한 존재감을 감추고 소지섭과 한효주을 표현하는데 주력한다. 어쩌면 이것이 멜로의 묘미가 아닐까. 슬픈 아우라에 정점을 찍는 소지섭과 여배우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미소를 지닌 한효주의 만남은 그 자체로 그림이 아닌가.


"영화를 보면서 울었어요. 사실은 인터뷰를 하다가도 울었어요. 말을 하다보면 정리가 되잖아요. 근데 갑자기 눈물이 막 나는거에요. '아, 그때 내가 그 정도로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쏟아지더라구요"


한효주는 '오직 그대만'을 촬영하며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다고 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연기와 기구한 사연을 지닌 정화를 연기하면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아야했기 때문이다. 무언가 답답했고, 가슴이 먹먹했다.


"별 것도 아닌거에 예민해지고, 촬영장에서 혼자 있고 싶어했어요. 영화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웃는 얼굴로 나오거든요. 상처가 있는 아이인데 꾹꾹 눌러 웃어야 하니 힘들더라구요. 솔직히 지금까지 제가 맡은 캐릭터 중에 가장 힘들었어요"


한효주는 촬영 내내 연기에 불안함을 느꼈다. 방향을 잘 잡은 것인지 자꾸 의심이 들고 위축됐다. 그 때 손을 내밀어 준 것이 바로 소지섭이다. 소지섭은 예민해진 한효주의 상태를 캐치하고 배려해주기 위해 늘 노력했다.

 

"내면적으로 힘든 역이었기 때문에 계속 다운되어 있는 상태가 반복됐어요. 그걸 눈치 챈 소지섭 선배가 분위기를 좋게 해주시려 노력해줬어요. 그런 성격이 아니신 것 같은데 저 때문에 장난도 치시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시니까 미안하고 또 고마웠어요"


한효주에게 '오직 그대만'의 촬영장은 허허벌판이었다. 한효주에 따르면 현장에서 그는 늘 부딪히고 깨졌다. 이상한 우울이 그를 덮쳤던 것이다. "맨몸으로 나가는 기분이었어요. '오늘은 속옷이라도 입고오자' 이런 기분이요"


한효주는 연기에 고민하는 자신을 맨몸으로 표현했다. 성취의 과정은 속옷부터 양말까지 하나하나를 챙겨 입는 과정으로 묘사했다. 독특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법. '오직 그대만'을 마친 한효주는 부쩍 성장한 느낌이다.


"제가 현장에서 막내라서 소지섭 선배나 스태프들에게 애교도 떨고, 밝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해 죄송해요. 특히 소지섭 선배에게 고마운게 많아요. 선배는 처음부터 철민이 되어 오셨거든요. 방향을 잃을까 두려울 때 그런 선배를 보고 많이 중심을 잡았어요"


촬영장에서는 힘든 나날이었지만 지금은 성취감이 훨씬 더 크다. "스크린에서 제 얼굴을 보니 '아, 정말 멜로하길 잘했다. 이래서 다 멜로를 하려고 하는구나' 싶었어요. 아름답게 절 표현해주신 조명팀에게 감사합니다. 하하"


'오직 그대만'의 관람포인트는 소지섭과 한효주의 애정신이다. 멜로 영화이기 때문에 스킨쉽을 나누거나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많다. 모든 남녀들의 로망인 두 배우의 애정신은 아름답고 화사하다.


"애정신 호흡이요? 아, 정말 어색했어요. 제가 시각장애인으로 나오잖아요. 선배를 보면서 사랑의 말들을 해야하는데 눈을 마주치지 못하니까 선배가 좀 어색하셨어요. 당연히 저도 민망했구요. 눈을 다른 곳에 두고 사랑을 말해야하니까요"


한효주는 손발이 오글거려도 '오직 그대만'은 꾸밈이 없는 아날로그 영화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영화 드물잖아요.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있어 좋아요. 다양한 연령이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보고 뜨겁게 울어주신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