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여자분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던 남자분을 만났어요

나유이2011.10.26
조회19,043

 

 

 

 

이런건 처음써보네요. 정말 기가막히고 화가 나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는 24살, 여대생입니다.

불과 1시간도 안됐습니다. 여덟시 반무렵, 용산 급행 지하철 1호선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아시다시피, 출근시간 지하철 그것도 급행은, 정말 숨쉬기도 힘들정도로 사람이 많습니다.

 

강의가 9시부터라 엠피쓰리 들으면서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사람이 정말 많더군요.

 

게다가 지하철 가장 끝칸이라서 더 사람이 많았어요. 송내를 지나고, 부천역을 지나고 역곡역쯤이었던가,

 

사람들이 몰려서 타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역곡역 다음은 구로라서 그상태로 좀 오래 가야하거든요.

 

몇분 안지나서 주위가 시끄럽길래 이어폰을 뺐습니다.

 

 

3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남자분이 여자분에게 언성을 높이고 계시더군요. 여자분은 20대 중반 정도의

 

나이로 이쁘신 분이셨어요.

 

"아니 그니까 왜 미냐구요!!! 엉덩이로 밀었잖아!!"

 

뭐 이런얘기가 들리길래, 참내 출근길에 안미는 사람이 어딨어, 이런 생각하면서 다시음악을 들으려는데

 

잠시후에 살짝 툰탁한 소리가 들리는듯 하더니 여자분이

 

"그렇다고 때리세요?? 제가 민거에요? 저도 사람들한테 밀린거지요.... 왜 욕을하고 그러세요"

 

이러더군요.

 

씨*년이라고했던가, 미친년이라고했던가 여튼 그런 욕을 했던걸로 들렸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습니다.  뭐... 밀거면 밀거라고 얘기를 하고 밀어야지, 몰상식하고 교양없는 어쩌구저쩌구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 참 어이가없어서...

 

옆에계시던아저씨께서 "거 참 그만하세요. 아가씨한테 말이 그게 뭡니까? 왜 욕을 하세요?"

하고 점잖게 말하셨더니 거기에 대고 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뭐 엉덩이로 밀고 어쩌고 그러는데

 

기분나쁜데 자기가 반말 안하고 욕안하게 생겼냐, 화안나겠냐 이러더라구요.

 

여자분께서는 남자분이 발로 걷어찬 직후에 바로 경찰에 전화를 하더라구요.

 

정말 억울한 상황에서도 여자분께서는 언성도 안높이고 조용조용 말씀하시다가 울먹이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랬더니 그 남자분이 여자분께 직장이 어디냐고 묻고, 무슨 해코지라도 할 사람처럼....

아가씨는 계속 경찰 오면 얘기하세요... 이러시구,

 

결국 구로에서 내리시더군요. 내리자마자 그 남자분 꼭 도망갈것처럼 말하더군요.

난 바쁜사람이라 뭐 가야한다느니 어쩌느니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저 원래 신도림에서 환승해서 신촌까지 가야하는데, 여자분 잘못하다간 경찰 기다리다가 봉변 당하시겠구나해서 따라내렸습니다. 내리는 순간에 용기를 낸 아주머니 몇분이 "아저씨가 잘못했으면서 뭘...." 이렇게 얘기하니까 남자분은 더열받았는지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내리고, 아가씨도 내리고... 어른이고 뭐고 없더군요. 눈 부라리며 소리지르는 기세가 정말.....

 

7번 플랫폼 앞에서 멈추시더군요. 그 여자분 옆에 서계시던 남자분 한분도 그 언니한테 연락처 주면서, 자기가 때리는거 봤다고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하고 가셨어요.

 

"괜찮으세요? 걱정되서 내렸어요" 했더니 그 여자분 눈물을 글썽글썽하시면서 애써 참으시더라구요.

"아니 아저씨가 잘못했잖아요. 지하철에서 사람이 많다보니 그런건데 그런걸로 여자분께 욕하고 때리고 그러면 어떡해요? 사과하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눈을 뒤집어까고 달려들더니 "폭행은무슨 폭행이야!!!!! 내가 그러는거 봤어요?봤냐고, 봤냐고!!!"

이러면서 뭐 떄린게 아니라 발로 민거라나 어쩐거라나.. 말도안되는 소리를 하더군요 ㅋㅋㅋ

 

여자분은 자기는 무방비하게 등돌리고있는데 발로 자길 걷어차지않았냐면서 억울하다고 말씀하시구...

 

 

정말 화가나더군요. 대화가 통하는 분이 아니셨어요. 제가 체격좋은 남자였더라면, 그리고 저 여자분이 건장한 남자였다면, 절대로 이런식으로 행동하지 않을텐데... 너무 억울했어요. 제가 그랬으니 여자분은 오죽하셨겠어요.

 

말리던 저한테 정말 구로역이 떠나가라 소리지르면서 정말 코앞 10여cm까지 얼굴을 들이밀고 주먹을 치켜드시더군요. 그랬더니 이 맘착한 여자분께서는 얼른 저를 끌어서 자기 등 뒤로 놓으시며 막아서시더라구요...

 

본인도 막 떨고계시던데...

 

 

저도 정말 앞이 노래질정도로 화가나서 맞고함 지르고 그래버렸네요...

 

 

 

 

하지만 그래도 주위사람들은 무슨 구경난듯 기웃기웃 거리다가 갈길 가버리셨어요....

 

 

 

경찰아저씨 두분 도착하셔서 역 외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난 때린적 없다. 그냥 화나서 살짝 밀친것 뿐이다"라고 하던 말이

 

그앞에가서는 횡설수설 꼬이더니 "그게 때린거냐, 그냥 찬 것 뿐이다"라고 하더군요.

 

 

네, 폭행이든 발로 찬거든 밀친거든, 저는 못봤으니까 딱히 할 말이 없네요. 경찰 아저씨들 앞에서도

 

목이 터질듯이 핏대올려서 소리지르시는, 30살 분당사신다던 이 남자분. 기억해두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 얼굴에 바싹 붙여서 침튀기면서 소리치던 '교양' 이라는 거, 정말 와닿더군요.

니나 잘하세요. 경찰 아저씨가 아가씨께 경위를 이야기해보라고 했는데도, 뭐 자기한테 불리한 얘기

나올때마다 소리부터 지르고 삿대질은 예사에 그 육중한 배를 들이밀며 밀치시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네요.

 

 

혹시 여자분, 남자분 가시고 경찰 아저씨 안오시면 흐지부지될까봐 사진도 여러장 찍어놨습니다. 저라도 신고하려구요. 다행히 여자분께서 합의 안해주신다고, 조서쓰겠다고 두분 경찰서로 이동하셔서 이후의 사건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지하철 폭행사건이 정말 잦게 일어나고 있잖아요.... 물론 이번일은 큰 폭행이라든지, 누가 크게 다쳤다든지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사람들의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껴지더군요....  키도 180이상 되보이고, 몸집도 커서 정말 우람한 남자분한테, 가냘픈 여자분이 욕먹고 모욕당하고, 아무것도 못하시고 떨고계시는데 선뜻 나서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도 참 실망이었습니다.

 

저런 분들, 말안통하는거 저도압니다. 지하철에 이상한 사람들 타는게 하루아침 일이 아니니까 이젠 덤덤해지는 것도 압니다. 그래도 억울하고 치욕스러울 당사자를 생각해서라도, 나서 주셔야합니다.

쳐다보는 눈만 없었더라면, 여자분께선 더한 폭행도 당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출근하랴, 학교가랴, 일분 일초가 바쁜 출근길이지만....

 

그럴수록 약자의 편에서 도움의 손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처음엔 화가너무 나서 그 남자분 사진 올리려고 했으나, 아무리 몰상식하고 개념없는 분이라 해도 초상권은 있을테니 참습니다.

 

 

아, 그리고 이거 인터넷에 올릴거라고 제가 말씀 드렸지요?

"내가 누군지 알아???"

라고 소리치면서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달려드시던 이 남자분.......

 

 

네 누군지 확실히 알겠습니다. 멀쩡하고 만만해보이는 여자분 시비걸고 걷어차는 그런 분인거 잘 알겠네요..

올릴테면 올리라고 하셨지요? 사진도 정말 올려서 사회생활 매장시켜드리고 싶지만, 혹 여자분께서

원치 않으실지 몰라서....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부디 잘 해결되셨기를 바랍니다...

 

 

 

** 사진 정말 고민하다가 얼굴 가리고 올립니다. 반성하라는 의미니, 본인이 이걸 보신다면 정말 다시한번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돌이켜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