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가 당선됐다.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승부'가 되리라는 일부 예측과 달리 득표율 차이도 상당히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대한민국 2인자인 서울시장 자리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건 유례없는 '정치적 사건'이다. 그만큼 이번 선거 결과에 담긴 민심은 도무지 반성할 줄 모르는 오만한 여권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할 만하다. 강남권이 50%대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밀었지만 20ㆍ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분노의 파고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10ㆍ26 재ㆍ보선을 통해 국민은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에 마지막 경고를 던졌다고 본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참패 이후 선거 때마다 줄줄이 고배를 마셨고 특히 금년 4ㆍ27 국회의원 보선에선 텃밭이나 다름없는 분당을 지역구마저 야당에 내줬다. 그럼에도 여권의 반성은 매번 말뿐이었고, 쇄신은 늘 시늉뿐이었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뼈를 깎는 반성과 대오각성을 하지 않으면 내년 양대 선거에서 대재앙을 맞을 각오를 하라는 게 국민의 메시지일 것이다.
물론 야당이라고 해서 따가운 민심을 피해가긴 어렵다. 야권 단일 후보를 지원해 이겼으니 '간접 승리'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낯간지럽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자체 후보조차 못 내고 무소속 후보 뒤에 줄을 서는 신세로 전락한 건 스스로 대안정당 기능을 상실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민주당이 내년 선거에서도 또 다른 후보 뒤를 따라다닐 요량이 아니라면 군소야당과 선명성 경쟁이나 벌이는 추태를 그만두고 정책정당의 모습을 하루속히 되찾아야 한다.
10ㆍ26 재ㆍ보선 결과가 앞으로 정치권에 몰고 올 파장은 상당히 클 것이다. 우선 지지율 5%대에 머물던 박원순 변호사를 야권 단일 후보로 끌어올리고 당선으로까지 이끈 '안철수 바람'은 더 탄력을 받게 됐다. 내년 선거를 겨냥한 제3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앞으로 정치권은 또 한 번 극심한 혼란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력을 모아도 부족한 시기에 정치권 혼란이 가중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경제에 전가되리란 것도 불을 보듯 뻔한 수순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존 정치권이 '정당정치의 몰락'을 면하고 싶다면 비상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선거에서 승리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직무를 이끌기 바란다.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의 뜻을 겸허히 받들되 반대편에 선 시민들의 염려가 무엇인지도 깊이 헤아려야 한다. 1000만 서울시민을 비롯한 모든 국민은 박 시장이 어떻게 보편적 복지를 실현해나가면서 망국적 포퓰리즘을 피해갈 것인지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더구나 박 시장이 그런 능력과 수완을 보여줄 수 있는 기간은 오세훈 전 시장의 잔여 임기인 2년8개월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집권여당, 뼈저린 반성 없으면 더 큰 불행 닥친다
[매일경제신문 2011-10-27]
어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가 당선됐다.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승부'가 되리라는 일부 예측과 달리 득표율 차이도 상당히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대한민국 2인자인 서울시장 자리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건 유례없는 '정치적 사건'이다. 그만큼 이번 선거 결과에 담긴 민심은 도무지 반성할 줄 모르는 오만한 여권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할 만하다. 강남권이 50%대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밀었지만 20ㆍ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분노의 파고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10ㆍ26 재ㆍ보선을 통해 국민은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에 마지막 경고를 던졌다고 본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참패 이후 선거 때마다 줄줄이 고배를 마셨고 특히 금년 4ㆍ27 국회의원 보선에선 텃밭이나 다름없는 분당을 지역구마저 야당에 내줬다. 그럼에도 여권의 반성은 매번 말뿐이었고, 쇄신은 늘 시늉뿐이었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뼈를 깎는 반성과 대오각성을 하지 않으면 내년 양대 선거에서 대재앙을 맞을 각오를 하라는 게 국민의 메시지일 것이다.
물론 야당이라고 해서 따가운 민심을 피해가긴 어렵다. 야권 단일 후보를 지원해 이겼으니 '간접 승리'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낯간지럽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자체 후보조차 못 내고 무소속 후보 뒤에 줄을 서는 신세로 전락한 건 스스로 대안정당 기능을 상실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민주당이 내년 선거에서도 또 다른 후보 뒤를 따라다닐 요량이 아니라면 군소야당과 선명성 경쟁이나 벌이는 추태를 그만두고 정책정당의 모습을 하루속히 되찾아야 한다.
10ㆍ26 재ㆍ보선 결과가 앞으로 정치권에 몰고 올 파장은 상당히 클 것이다. 우선 지지율 5%대에 머물던 박원순 변호사를 야권 단일 후보로 끌어올리고 당선으로까지 이끈 '안철수 바람'은 더 탄력을 받게 됐다. 내년 선거를 겨냥한 제3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앞으로 정치권은 또 한 번 극심한 혼란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력을 모아도 부족한 시기에 정치권 혼란이 가중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경제에 전가되리란 것도 불을 보듯 뻔한 수순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존 정치권이 '정당정치의 몰락'을 면하고 싶다면 비상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선거에서 승리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직무를 이끌기 바란다.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의 뜻을 겸허히 받들되 반대편에 선 시민들의 염려가 무엇인지도 깊이 헤아려야 한다. 1000만 서울시민을 비롯한 모든 국민은 박 시장이 어떻게 보편적 복지를 실현해나가면서 망국적 포퓰리즘을 피해갈 것인지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더구나 박 시장이 그런 능력과 수완을 보여줄 수 있는 기간은 오세훈 전 시장의 잔여 임기인 2년8개월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매일경제신문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