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와의 결혼이 망설여집니다.

오래된연인2011.11.05
조회15,081

판을 즐겨 봐왔지만, 제가 글을 올리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글솜씨가 없어 누가 읽고 답글달아 주실지 모르겠지만,,, 그냥 답답해서 한번 써봅니다.

 

저랑 제 남친은 참 오래된 연인입니다.

7년을 넘게 사귀었고, 나이 또한 저 20대 후반, 남친 30대 초반...

결혼을 생각하기도 지났다면 지났지 성급하지 않다고 봅니다.

남친은 결혼을 원하는데, 문제는 제가 두렵다는 겁니다.

원래 제 성격 자체가 한가지 결정을 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고민을 하기도 하는데, 이 결혼이라는 문제는 정말 큰 문제이기도 해서 더 어렵고 그리고 왠지 모를 두려움에 한 발짝 내딛기가 어렵기만 합니다.

 

7년을 함께한 남친은,,,

성격이 너무 착하고, 좀 우유부단 합니다. 세상사는 스킬(?)이 좀 부족하고 만사 긍정적/태평이라 좀 나태한 면도 있죠.

한마디로 별 생각없이, 별 걱정없이 산다고 하나... 

그래서 저를 처음 만났을때, 학벌/직업/재산 이 많이 변변치 않아서, 제가 남친과 함께 발전하는 3,4년동안 좀 고생을 했어요.

아직도 그 고생이 끝나지 않았구요.

 

물론 니가 뭔데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그 사람을 바꿀려고 하냐고 할 분도 있고, 그런 바보짓하고 나중에 버림받으면 너만 손해라고 할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1-2년을 진지하게 만나면서, 결혼을 생각했고,,, 그러면서 서서히 현실적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고자...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남친 저랑 만났을때 학생이었고, 빚도 있었고, 경제적 도움 받지못해,,,제나이 그당시 2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1-2 만원이 없어 처량하고 거지같이 데이트 했어요.

전 뭐했냐고요?

저또한 20대 중반까지 학생신분이었고,, 취직을 한 후에는 데이트가 아니라, 남친 생활하는데 보탬이 되는걸 주로 사고, 하고 그랬죠...

데이트를 해도 8:2... 제가 8 이고요... 근데 남친이 자존심 상해해서, 아예 돈드는 데이트를 멀리 했어요...

그렇게 아둥바둥 7년의 연애를 하면서, 지금은 저희 둘다 꽤나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 큰 자격증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제 남친은 저와 결혼을 하고 안정을 찾길 바라는데, 저는 아직 미래가 불투명하고 남친과의 결혼이 두렵기만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남친 자체가 정말 계획성 없고 좀 나태해서 믿음직한면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사람이 지금 위치에 있는거, 제가 아니었으면 아마 시작도 안했을... 그런것들이 대부분 입니다...)

결혼자체도,,, 돈은 모아놓은거 쥐뿔도 없고 아직 학자금도 갚아야 하면서 (대학등록금 생활비 일체를 본인이 감당하긴 했어요) 결혼하잔 말은 잘도 합니다.

그래놓고 제가 결혼식 비용,,, 예식비, 신행비, 간소한 예물 (두사람것만) 해도 천만원 가까이 (제 예상입니다) 들거 같은데... 이러면 금방 풀죽고요...

전세자금이니 혼수같은건 생각도 안해봤을걸요.

 

왜 남자가 다 준비해야 하냐고 하진 마세요...

전 사실 결혼에 필요한 자금이 다 준비되 있고, 필요한 만큼 쓸 생각도 있습니다.

제가 많이 써야한다고 해도 큰 불만은 없습니다. 저는 학비와 생활비를 부모님이 해주셔서 빚이 없었으니, 당연히 제가 더 많이 모을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적어도 이런일에 돈이 어느정도 필요하고 현재 자기의 위치가 어디라는것 정도는 알고 얘기를 꺼내야 하는거 아닌가요....

 

문제의 요지는,,, 이렇게 아무생각 없이 일을 저지르는 스타일인 남친의 성격과, 그 정반대의 제 성격 때문에 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겁니다.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라,,, 모든 일이 다 이런 식이고...

거기다 7년동안 대부분의 대소사를 제가 다 계획하고 추진해서 그런지, 남친은 이런 능력따윈 다 상실해 버린거 같습니다.

어쩌면 나대면서 남친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고, 남친이 할 기회를 뺏은 제 잘못이기도 한걸까요.... ㅠㅠ

 

다정하고 사랑스럽지만, 그걸로 결혼생활, 인생이 살아지는건 아니라는거,,,

7년이 지난 지금에야 제가 점점 느끼고 있습니다.

저 혼자만 아둥바둥 하고있고, 남친은 그냥 묻혀서 따라오는 그런 기분...

7년동안 그게 문제로 안보였냐고 하면,,,이런것들이 문제일까 아닐까... 한참 고민해온 제 성격이 한몫을 했어요... ㅜㅜ

그리고 제성격이 워낙에 좀 까칠해서, 그걸 오랫동안 받아주는 남친의 정성과 인내심에, 이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해 왔던거 같습니다.

 

제가 너무 까다롭고 지나치게 분석적/계산적 인건지...

이런건 문제축에 끼지도 못하는걸 배부른 고민하고 있는건지...

제가 점점 미쳐가고 있는걸까요?

 

두서도 없고, 흥미롭지도 않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