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술..!! 그리고 찢어지는 상실의 아픔...

꿈이었으면..2011.11.05
조회11,748

지금 안방에는 아내가 아직어린 두 아이와 함께 너무도 평온하게 늦잠을 자고 있습니다. 저는 새벽3시부터 일어나서 이렇게도 가슴아파하고 있는데 말이죠...... 사건은 바로 어제밤에 일어났습니다. 지금부터 너무나 가슴아파서 이글을 편지지로 썼다면 눈물자국이 안개꽃그림처럼 번져있을 그런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결혼한지 5년이 지난 평범한 직장인 남자들에게 비자금이란 과연 어떤의미일까요...비자금... 무슨 정치인들처럼 거창하거나 큰액수가 아닌... 저에게 있어 비자금은 아내몰래 4년동안 간직해온 나만의 소중한 행복이자 꿈이었고 희망이었습니다.  결혼후 8개월쯤 지났을때 외국에있어서 내 결혼식때 못왔던 가장친한 친구가 줬던 70만원이(행운과함께하라는 의미와함께) 비자금의 시작이었습니다.

 

 사실 저의 아내는 알뜰합니다. 하지만 또한 여우같죠..   제직장내 동료의 와이프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공조하여 특별보너스나 꽁돈이 생긴걸 알아내는 재주는 아마도 지구에서 1등일껍니다. 오죽하면 얼마전 퇴근하고 사무실 나오다가 제가 길에 떨어진 5만원권을 주었는데 집에오니깐 그사실도 알고있었고(누가 찔렀는지 심증이 가는넘이 있긴있습니다) 심지어는 그 돈이 자기가 일부러 저 나오는 시간에 맞춰 이벤트로 떨어뜨린거라며 뺏어갔습니다.. 후~한숨만 나오는군요

 

 하지만 저는 그때의 70만원을 시작으로 4년만에 567만원을 모았습니다.. 어제 10시까지는 말이죠..후~

정말 힘들었습니다.  첫아이 돌때 깨복장이 친구넘들 다섯이서 아내몰래 챙겨준 100만원을 비자금 통장에 넣으면서 제가 느꼇던 그 행복함은 아마 겪어보지 못한사람은 절대 알지 못할껍니다... 무엇보다도 아내에게 안결렸다는 안도감은 진급의 기쁨과도 비교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통장잔액이 500만원을 넘어간날은 너무나도 기뻐서 잘 먹어보지도 못한 와인한병과 그것도 1~2만원짜리사려다가 나처럼 부자가 4~5만원짜린 먹어야지 하면서 샀던 45000원짜리 하얀와인... 막상 마셔보니깐 사이다 같아서 욕하면서 마셨던 그 하얀와인과 함께 저는 꿈을 키웠습니다..

 

 비자금이 모이면서.. 일하다가 아이들이 생각나면 어린이집으로 과일도 보내줄 수 있었고..  부조금 5만원이 조금 적은듯 한 경우에 아내가 고집해서 5만원만 줘도 비자금빼서 10만원씩 부조금 할 수 있었고.. 나중에 아이들 초등학교 가면.. 갑자기 애들 학교 아내몰래 찾아가서 조퇴시키고 바닷가나 데리고가서 맛있는것도   사먹고 하겠다는 생각에 한번씩은 실성한것처럼 웃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나에게 있어서 비자금은 꿈이자 행복이었고 은밀한 비밀이었습니다..

 

 어제 저녁 부부모임에서 친구된지 30년밖에 안된 그 간장에 절여서 말려죽이고 싶은, 친구아니 친구라는 호칭이 너무너무 아까운 그 썩을넘이 뜬금없이 꺼낸 "야 너 돈 많자나"   그리고 그순간부터 밀려오는 심장떨림의 쓰나미..그리고 갑자기 내옆에 붙어서 갖은 애교(아마 평생 피울 애교를 어제밤에 다 피운듯) 를 피우기 시작한 아내...한사코 안마시겠다는데도 억지로 억지로 딸아주던 그 쓰디쓴 쏘주...... 아~~~~~그렇습니다.. 술자리의 분위기가 내 비자금이 관심사가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전 버티다가 버티다가 1시간 30분만에  어둠의 세계에서 저에게 위안을 주던 저에겐 형제같은 그 비자금을 따뜻한 양지의 세상으로 보내 주었습니다.... 아~ 이몽룡을 서울로 보내버린 춘향이의 마음이 저와 같을까요.....아! 20수년간 고이고이 길러온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저와 같을까요....   알려져버린 비밀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듯..지금 제 통장에 있는 저 비자금도 더이상 비자금이 아니겠지요.....

 

 집에오면서 보았던 여우같은 아내의 득의 만만한 웃음과 꽁돈500이 생긴데서오는 그 환한 미소는 차라리 절망이었습니다. 아~ 신이시여....왜 나에게 비자금을 주시고 다시 가져가시나이까.......오마이갓...뉭기르..된장......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