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스토커가 붙었어요

CRAP2011.11.05
조회961

 

 

안녕하세요! 판을 즐겨보는 21살 꽃다운 여대생입니다.

 

맨날 글로 읽기만 하던 톡이었는데, 최근 저한테 좀 재밌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한

 

일이 일어나서 이렇게 글을 써요.

 

 

제목에 써있듯이, 저한테 스토커가 붙었습니다.. 여자스토커가요.

 

그러니까 그게 얼마전 일인데, 제가 반년정도 사귀던 남자친구랑 깨지고 조금 후였을거에요.

 

같은 과에, 조용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있는 애 한 두명쯤 있잖아요. 애들이랑 잘 안 어울리고.

 

수업도 항상 뒷자리에서 듣고 같이 얘기해본 적도 없는데, 언제부턴가 제가 가는 곳 마다

 

눈에 띄더라구요. 처음에는 별 신경 안 썼죠. 그냥 '또 만나네?' 이 정도?

 

 

그런데 그게 한 두 번이 아니고 항상 그러니까 뭔가 이상하더라구요.

 

시내에 나가서 놀다 어느 순간 고개를 들면 그 애가 보이고,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를 하다

 

나오면 또 그 애가 음료수를 마시고 있고, 배고파서 아무 식당이나 골라 잡아서 들어가면

 

어느샌가 그 애가 내 근처에 앉아 있고.... 심지어는 화장실에 가도 그 애가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너무 신기한 우연 같아서 애들한테도 신기하다고 말하고 그러고

 

재밌기도 하고 그랬는데, 조금 지나니까 무섭기도 하고, 왠지 좀 찝찝하기도하고

 

그러더라구요. 나중엔 또 쟤야?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다가 정말 이상하다고 느낀 건,

 

한 번은 친구 생일이라 혼자 시내에 나가서 선물을 고르는데, 순간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고개를 휙 돌아보니까... 그 애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저를 보고 있더라구요.

 

사람들이 막 휙휙 지나가고 있는데, 저한테 시선을 고정해서 마치 안 놓치겠다는 듯이.

 

뭔가 노려보는 것 같기도 한데 악의는 없는 것 같고 그런데 기분은 너무 찝찝하고

 

안 좋은거에요. 뭔가 오싹하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먼저 눈을 피하고 막 빨리 걸어가는데, 한 번 의식하기 시작하니까 느껴지더라고요.

 

걔가 따라오는 게. 아니겠지 아니겠지 하다가 뒤를 돌아보면 여지 없이 있어요.

 

뭐라고 하고 싶은데 분위기가 이상해보여서 말 붙일 생각도 못 했어요. 그냥 그 때는

 

빨리 쟤를 떼어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친구 선물도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왔거든요.

 

 

그런데 그 때 의식한 게 잘못이었는지; 아니면 원래 그랬는데 제가 그동안 눈치를 못 챘던건지

 

저를 따라다니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그제서야 알았죠. 내가 가는 곳 마다 얘를 봤던 게

 

우연이 아니었구나... 그런데 그러면 또 이상한 게 여자가 왜 여자를 쫓아다녀요;;

 

같은 과이고 수업을 같이 들어서 얼굴만 알지 말도 해본 적이 없고 제대로 마주쳐본 적도 없는데.

 

뭔가 특별한 이유도 없었어요. 제 친구들도 걔랑은 아무 연관이 없고.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점심 시간이라 밥을 먹으러 친구랑 걸어가는데,

 

맨날 뒤에서 쫓아다니던 애가 갑자기 제 앞으로 막 똑바로 빠르게 걸어오더니

 

마치 잡아먹을 것 같이 자기 얼굴을 제 얼굴 가까이 들이대면서 저를 똑바로 보더라구요.

 

눈이 마주친 건 불과 몇 초인데 너무 놀라서 막 밀어내고 제 옆에 있던 친구도

 

뭐하는 짓이냐고 막 화내도 아무말도 안 하다가 그냥 쌩하고 가버리더라구요.

 

 

남자애들도 쟤 너한테 왜 저러냐고 이상하다고 그러고, 과 애들도 제가 쟤한테 뭐 잘못한 거

 

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당연히 없구요. 사람들이 다 알정도로 그냥 쫓아다녀요.

 

숨어서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대놓고. 제 친구들이 가서 얘기해도 신경도 안 쓰고,

 

남자애들이 위협해도 대꾸도 없고.

 

 

집에 갈 때도 쫓아오니까 처음에는 무섭고 그랬는데, 그런데 그 익숙함이란 게 무섭더라구요.

 

제가 스토커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얘가 저한테 해코지를 하거나 그런 건 없어요.

 

전화 문자 안 하고 말도 안 걸어요. 그냥 쫓아오기만 해요;

 

이러니까 처음에는 혹시 얘 레즈인가 싶었는데 그런 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신경을 안 쓰니까 그냥 편하더라구요. 나중에는 아무도 없는 골목길 걸을 때는

 

얘가 뒤에 있으니까 안심이 되기도 하고;;;

 

 

친구들은 얘 신고해야되는 거 아니냐고 무섭지 않냐고 하는데 저는 뭐 이제 잘 모르겠구요.

 

그냥 왠지 친숙하기까지 하네요ㅋㅋㅋㅋ 가끔 눈 마주치면 안녕? 하고 인사 건내고싶기도 하고.

 

어색해서 한 번도 못 해봤지만요.

 

 

처음엔 어떻게 떼어낼 방법이 없을까 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해요. 제 풀에 지쳐 나가겠지.

 

친구들은 이제 제가 이상하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그냥 평범한 일상에 생긴 조금 특이한

 

일 같네요ㅋㅋㅋ

 

 

그냥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왜 나를 쫓아다니는 지 이유만이라도 알려줬으면 하는 거?

 

물어봐도 안 알려줄 거 같지만요ㅋㅋㅋㅋㅋ

 

 

아무튼 특이한 이야기라 톡커분들이랑 나누고 싶었어요 만족

 

그럼 즐거운 하루 보내시구요.... 저는 대놓고 쫓아다니는 여자 스토커 하나 데리고

 

과제하러 갑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