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 가을동화와 가을의 맛을 진득하게 느낄 수 있는 아바이마을.

김정현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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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

 

가을동화와 가을의 맛을 진득하게 느낄 수 있는 아바이마을.

 

가을의 멋은 역시 단풍이다.

 

한반도 등줄기를 탄탄하게 지탱하고 있는 백두대간을 따라 가을이면 우리 땅에 온통 불놀이가 벌어진다.

 

그 화려함에 이끌려 태백산맥 허리춤을 타고 넘으면 속초에 닿는다.

 

그곳에 가을의 맛을 진득하게 느낄 수 있는 아바이마을이 있다.

 

 

속초의 중심은 중앙동이다. 이곳에서 지척에 청호동이 있다.

 

청호동은 본래 이름보다 아바이마을이란 이름이 낯익다.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가 유명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명물이 바로 아바이순대다.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발을 들일 때마다 새롭다.

 

1990년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고즈넉한 어촌 풍광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부산스런 소란함이 반긴다. 그마저도 인간적인 맛이 베어 좋다.


 

 

2000년 송승헌, 송혜교가 나왔던 드라마 <가을동화>에 아바이마을이 등장하고 한류의 바람이 이곳을 변화시켰다.

 

거기다 청호대교 공사가 시작되면서 변화는 순풍에 돛을 달았다.

 

갑작스런 변화에 아바이마을의 상징이기도 한 갯배가 사라지는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새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갯배, 아바이마을의 관문 

 

말짱한 하늘인데 해가 금방 뚝 떨어진다. 여름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만 같은데 해가 짧아졌다.

 

부리나케 갯배가 있는 오구도선장으로 향했다. 수십 년 만에 오는 것도 아닌데 청호대교가 들어서면서 혹시 갯배가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어 올 때 마다 애간장을 태운다.


‘그래도 아바이마을 하면 갯배인데’


골목을 꺾었는데 그 모양 그대로 두 대의 갯배가 중앙동과 아바이마을 그 짧은 사이를 오가고 있다. 반가움에 미소가 흘러나온다.


갯배에 올랐다. 가로막은 물길이 마음 같아서는 뛰어서도 건널 수 있을 법한 고작 수십 미터. 하지만 갯배 없이는 아바이마을 땅을 밟을 수 없다.

 

이북 함경도 고향을 떠나 이곳에서 반세기 넘게 터를 잡고 사는 아바이마을 사람들.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가보지 못하는 그들의 마음을 매일 왕래하는 갯배에서 풀어내는 것만 같다.


 

 

 

 

아바이 마음 듬뿍 담은 순대


대여섯 번 째 방문인데 어쩐지 낯설다.

 

머리 위로 지나는 청호대교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을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골목마다 아바이 이름을 꿰 찬 식당이 줄을 잇는다.

 

방송의 힘이 대단한 건지 집집마다 드라마 <가을동화>와 관련한 이름 같더니 지금은 <1박2일> 바람이다.

 

어느 골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다소 머뭇거려졌다.


금강산도 식후경. 잘 손질된 돼지 대창에 돼지선지에 찹쌀, 배추 우거지, 숙주, 배춧잎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아버지의 손맛, 아바이순대를 지나치면 아쉽다.

 

쌀쌀해진 가을 저녁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아바이순대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속초 명물 두툼한 가을 오징어로 만든 오징어순대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가을동화 오랜 추억을 거닐다


마을 뒤편으로 <가을동화>에서 송승헌이 죽어가는 송혜교를 업고 거닐던 화진포 해변이 있다.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이곳에 오면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라 저무는 해를 보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다.

 

멀리 빨간 등대와 가을동화 벤치가 석양과 함께 근사한 사진 포인트를 제공한다. 

 

 

  

속초에 들러 별미와 함께 차분한 가을 산책을 즐기려는 연인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가을 석양과 함께 사랑하는 연인의 손을 잡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을동화의 한편을 써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