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의 韓美FTA 직권상정은 불가피한 선택

울랄라201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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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국회의장의 韓美FTA 직권상정은 불가피한 선택
  
 
 
 
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벌어진 난장판은 ‘최악의 저질(低質) 야당’, ‘최악의 저질 국회’임을 국민 앞에 생생히 보여준 추태였다.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외통위 전체회의실 앞에 책상·의자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출입을 막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심의를 위한 회의 자체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강기갑 민노당 의원은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의 무동타고 회의실 CCTV를 신문지로 감싸 먹통으로 만들었다. 저질의 극치(極致)다. 이 때문에 국회 생중계가 6시간 넘게 끊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문이 안에서 열리지 않도록 펜치를 동원해 자물쇠를 망가뜨렸다. 이런 무법천지가 없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남경필 외통위원장을 향해 “이완용이 되지 말라”고 막말을 퍼부었으나 과연 누가 이완용인가. 반미세력을 챙기자고 국익을 팽개치는 인물이 바로 매국노이고, 이완용임을 정 의원의 입에 되돌려주고 싶다.

 

야권은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한편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실상을 왜곡·과장하는 괴담을 유포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이 1일 “비슷한 사례가 수십, 수백건”이라고 한 미국 회사의 과테말라 정부 제소 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언급한 ‘벡텔의 볼리비아 정부 소송’ 사례는 ISD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철도사업권을 둘러싼 갈등, 극단적인 민영화의 후유증을 입맛에 맞게 ISD 탓인 듯 몰고 있다. 또 미국 기업이 ISD로 국내 시장을 쥐락펴락할 것처럼 위기감을 조장하지만 국제투자분쟁에서 미국 기업의 승소율은 14%에 불과하다. 정부 등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는 ISD 적용에서 배제되는데도 야당은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 이미 국가간 협정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ISD를 물고늘어지느라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왜곡된 괴담들이 인터넷·트위터 등으로 퍼져나가면서 반(反)FTA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87석을 가진 민주당이 6석밖에 안되는 민노당에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가는 모습은 딱하다. 민노당의 눈치를 보느라 여야 원내(院內)대표 간 합의문서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민주당은 과연 집권 경험이 있는 제1야당인가. 더 한심한 쪽은 과반 의석을 갖고도 쩔쩔매는 집권 한나라당의 무기력한 리더십이다. 야당의 무리한 주장, 지연작전, 육탄공세에 당당히 대응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아무것도 못한 채 최악의 상황까지 자초한 것 아닌가.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남경필 외통위원장 등 지도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한·미FTA 비준동의 관철에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

지금처럼 외통위가 물리력으로 봉쇄된 상황에서 상임위의 정상적인 심의·의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인들이 정략에 포위돼 한·미FTA 처리를 지연시키는 동안 경제적 선점효과는 유실되고, 국가 위상도 추락하고 있다. 즉각 박희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통해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마무리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이다. 국회법 제85조는 의장이 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에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고, 위원회가 이유없이 지정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바로 본회의에 부의(附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야당이 끝내 민주적 의정절차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법에 보장된 차선(次善)의 절차를 택하는 게 책임정치다. 더 지체할 시간도 명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