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불공정한 ISD 논란

김은규201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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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불공정한 ISD 논란

투자자 국가 소송 제도(ISD. Investor State Disment)는 한미 자유 무역 협정(FTA) 협상 단계부터 도입 여부를 두고 가장 큰 논란을 빚던 분야이다. 미국 쪽 투자자나 기업이 언제라도 우리 정부를 국제 중재에 회부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공공 정책과 사법 주권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는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기준(global standard)이며, 중립적 분쟁 해결 수단이다”라며 협정문에 포함시켰다. 이는 제3의 판정 기관을 통해 중립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약 당사국간의 분쟁을 해결하려는 ISD의 취지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며, 야당을 오히려 비난하고 있다.

 

■ ISD, 국가 공공 정책과 사법 주권의 훼손 우려

 

국제 중재 기관에서 활동하는 법률가의 국적 현황만 보더라도 한국에겐 투자자 국가 소송 제도(ISD)가 극히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제 투자 분쟁 조정 센터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은 8명이지만 미국인은 137명이나 된다. 현재까지 미국 기업이 상대국 정부를 제소한 사례는 모두 108건인데, 이 가운데 승리한 것은 86건, 패배한 것은 22건뿐이다. 반대로 외국 기업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한 15건 가운데 미국 정부가 패배한 것은 0건이다.

 

검찰의 결정이나 법원의 판결도 예외 대상이 아니다. 실례로 미국의 한 투자자는 자신이 고소한 피의자를 멕시코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멕시코 정부를 중재에 회부했고, 캐나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몬데브사는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의 민사 소송에서 패소하자 중재 절차를 다시 밟았다. 2010.05월 요르단 사해에 제방을 쌓기로 계약한 회사가 요르단 정부를 상대로 낸 중재 심판에서 국제 투자 분쟁 조정 센터는 요르단 법원이 사법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말라고 판정했다.

 

■ 한미 FTA의 핵심, ISD는 불공정한 것이다.

 

투자자 국가 소송 제도(ISD) 공정성 여부는 논란의 핵심이다. 원래 중재란 당사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법이다. 하지만 한-미 FTA 협정에서는 당사국이 투자자의 중재 청구에 동의하지 않을 재량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미국 투자자가 협정 위반이라는 이유를 들어 우리 정부를 중재 절차에 회부하겠다고 나설 경우,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다. 반면 투자자 범위는 다른 협정보다 훨씬 넓어졌다. ‘투자 중이거나 이미 투자한 자’뿐만 아니라 ‘투자하려고 시도하는 자’에게도 중재 신청 자격을 줬다.

 

단심제에다 국제 중재가 미국 쪽에 유리한 환경에서 진행된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는다. 예컨대 미국 투자자가 우리 정부를 제소하면 세계 은행 산하 기구인 국제 투자 분쟁 조정 센터(ISD)의 중재 심판부가 사건을 맡는데, 세계 은행 총재는 1946년 이후 줄곧 미국인이 맡아왔다.

 

특히 ISD의 중재 심판부 절차는 우리가 아는 보통 재판과는 전혀 다르다. 중재 심판부(3명)는 양쪽 당사자가 한 명씩 중재인을 선정하고, 나머지 한 명은 합의해 뽑는 구조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국제 투자 분쟁 조정 센터 사무 총장이 나머지 한 명(부장)을 임명한다. 현 사무총장은 캐나다인이다.

 

■ ISD, 호주는 미국과의 FTA에서 제외했다.

 

민주당은 한미 FTA ‘10+2 재재협상안’을 정부 여당에 제안했다. 10+2 재재협상안은 민주당이 2011.07.18일에 잘못된 FTA 협상을 바로 잡기 위해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 통상 절차법 제정을 통해 정부가 국회에서 국민과 산업계의 이해 관계를 협상 과정에 반영하는 것과 무역 조정 지원 제도를 강화해 피해 업종을 구제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이다.

 

투자자 국가 소송 제도(ISD)는 투자자 국가 간 소송 제도로 기업이 상대방 국가 정책으로 이익이 침해당했을 때 국제 투자 분쟁 중재 센터에 제소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외국과의 통상에서 ISD의 혜택을 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ISD가 도입되면 명백하게 국내 시장 보호가 더욱 어려워진다.

 

미국 기업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정부 규제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 두 국가는 각각 1790억원, 2천억원의 합의금을 낸 바 있다. 반면, 캐나다 기업이 미국에 제기한 중재 제기는 모두 기각되거나 패소해서 미국은 단 한푼도 배상하지 않았다. 이러한 것을 지켜본 호주(Australia)는 미국과 FTA를 맺으면서 ISD 조항을 제외했다.

 

■ 한미 FTA, win win 아니다. 소상공인 초토화될 수 있다

 

한미 FTA는 win-win이 절대 아니다. 한국 측의 피해 품목은 총 96개 품목 가운데 최대 49개 정도이다. 이중 19개는 확실히 불리한 품목이다. 절대 평등한 FTA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이렇게 서두르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 미국 기업과 정치인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수출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 96개 품목은 모두 중소 기업 품목이고, 그중 19개 품목은 확실히 불리한 부분이고 49개 품목은 우리가 열세에 처해 있기 때문에 더 심화될 수 있는 부분이다. 처음 나온 자료이다.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소상공인들이 어떤 피해를 당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없고 감도 없다. 소상공인들이야말로 미국 프랜차이즈 등 여러 서비스업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초토화될 수 있는 상황인데 그에 따른 준비도 예상도 없다.

 

■ 2007년 타결된 한미FTA 먼저 깬 쪽은 미국이다.

 

2007년 양국이 한미 FTA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당시 FTA를 착수하고 타결한 것은 노무현 정부였다. 그러나 이것을 깬 쪽은 미국이란 점이다. 미국 민주당이 조지 부시 행정부의 한미 FTA의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미 FTA 협정을 일단 유보한 것이다.

 

결국 그때 부시 행정부의 한미 FTA 비준은 좌절됐다. 미국이 2008년 금융 위기를 거치고 난 후,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진행한 것이 한미 FTA 재협상이다. 이 과정에서 추가 협상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시켰다.

 

한미 FTA 재협상 결과는 워낙 불평등, 불균등하고 균형 자체가 무너져 있다. 2007년 타결의 핵심이 자동차였다. 한국이 우위에 있으면서 무역 흑자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자동차였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얻는 흑자의 70%를 자동차 부문에서 얻어내고 있는데, 자동차 부문 재협상으로 인해 현격하게 불리해져 버렸다.

 

한국이 미국으로 자동차 수출할 때는 관세를 4년 동안 유예하게 되어 있고 5년 후에나 없어진다. 반면 미국 자동차를 수입할 때는 당장 8%에서 4%로 줄어들고 나중에는 없어진다. 또한 그동안 들어보지도 못한 여러 가지 규제 제도까지, 미국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서 우리로서는 대책이 무방비한 굴욕적인 협상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타결해나가기 쉽지 않다.

 

앞으로 FTA가 체결됐을 때 절차를 다루는 통상 절차법과 관련해 야당이 입법 제안을 하고 있는데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중소 기업, 소상공인, 농촌 문제에서 일정한 보완책이 타결될 것이다. 여러 가지 부분에서 논의를 진척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