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서울시장, 市 일도 바쁠 텐데 FTA에 한눈팔 여유 있나

알타리201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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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서울시장, 市 일도 바쁠 텐데 FTA에 한눈팔 여유 있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중앙정부에 "서울시와 협의 한 번 없이 한·미 FTA를 일방적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는 '한·미 FTA는 시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서울시와) 논의가 부족했다',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 실무위원회에 지자체가 참여해야 한다', 'FTA와 지자체 자치법규 간 충돌이 없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 '자동차 세율 인하로 연 260억원의 세수(稅收)가 줄어드니 정부 보전이 시급하다', '미국계 SSM(기업형수퍼마켓)의 진입이 가능해지므로 30만 중소 수퍼·자영업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박 시장은 선거운동 때 상대 후보로부터 FTA에 대한 입장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고 입장을 내놓겠다"고 했었다. 그는 취임 후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서울시 2800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청년창업 자금 마련을 위해 매년 대기업에서 500억원씩 협찬 모금 등에 발동을 걸고, 한편으론 매일처럼 시정(市政) 현장시찰에 바쁘다. 그 바쁜 일정 중에 언제 1500쪽에 달하는 협정문을 다 검토해봤다고 느닷없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지난달 말 여론조사에서 'FTA의 조속한 비준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전국적으론 57.7%의 찬성이 나왔고 서울시민은 그보다 많은 61.1%가 찬성했다. 선거 중엔 이런 서울시민 뜻을 눈치채고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늦추기 작전을 쓴 듯한 인상이다.

 

 

박 시장은 법과대학 출신에 검사 생활도 해본 법률가다. 한·미 FTA 협상을 시작했던 노무현 정부에선 이런저런 위치에서 당시 정부와 접촉이 많았고, 정권 핵심들과 안면(顔面)도 넓었던 사람이다. 만일 한·미 FTA에 반대 입장이 그렇게 확고하다면 노 정권 시절에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전달해 노 정권의 정책을 바꾸려 노력했어야 옳다. 그런데 말이 서로 통하는 정권이 FTA를 시작할 땐 원론적으로만 반대하다가 미국 의회가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고 나서야 이미 출발한 기차를 향해 느닷없이 정지 신호를 보내는 건 우습다.

일의 사리(事理)가 이렇게 앞뒤가 어그러지니 박 시장이 정치적 고향인 좌파 시민단체의 공치사를 받으려 공연히 반대 시늉을 하는 거라는 오해를 부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