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향기 #3

사이코메트러200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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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적힌 주소대로 어렵게 집을 찾았다. 같은 동네를 몇 번이나 돌고, 또 물어물어서겨우 찾을수 있었다. 겨우 찾은 아파트로 들어가서 적혀있는 호수에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지훈이냐?!”

문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지훈은 가슴이 뭉클했다. 문이 열리자 마자 지훈은 성진을 끌어 안고는 바닥에 넘어 뜨려버렸다. 성진은 매우 아팠는지 고함을 질러버렸다.

“야야!!! 아퍼아퍼 이자식 힘만 길러서 나왔나 그만놔봐 아프다고 숨좀 쉬자 좀!!!”

지훈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성진을 이리굴리고 저리 굴리고 있었다.

“이거이거 이래가지가 장가나 가겠어 어따써 진짜...이 약골”

성진도 오랜만에 토닥여 보는 지훈의 넓은 등이 반가웠다.

“얌마, 초인종은 놔두고 왜 문은 두드리고 지랄이야 디지털 시대에 말야..”

“글고 말야 먼 아파트들이 다 영어로 써있고 한문으로 써있어 첨부터 영어나 한문으로 써있다고 말을 해야 할거 아냐 이 아파트 입구에서 글씨 못읽어서 물어 보고 얼마나 창피한줄 알어?”

“에휴...말을 말자...이 무식한 자식.... 음식 다 식겠어 빨랑 먹자”

“아 맞다 배고프다 밥줘 밥줘”

성진은 일어나서 밥그릇에 가득 밥을 퍼주고 지훈에 앞에 놓아놓자 지훈은 기다렸다는 듯이

급하게 밥을 퍼먹었다.

“야야 천천히 먹어.. 여기 너 좋아하는 갈비찜이랑.. 족발이랑 해놨으니깐 실컷먹어라..”

지훈은 너무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한손엔 갈비를 쥐고 한손엔 수저를 들고 먹어댔다.

성진은 지훈이 먹는 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보다가 지훈의 손등에 시선이 멈췄다.

“얌마 너 또 손은 왜 그래, 아직까지 붕대하고 노냐”

지훈은 성진에 말에 자신의 손에 붕대를 바라보았고 붕대를 보자 다시 그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훈은 자신이 느꼈던 이상한 감정에 대해 말을 꺼내보려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들을 다시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는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성진은 그런 지훈을 턱을 괴고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뭐할지 생각은 해봤어?

지훈은 밥을 마저 삼키고는 입을 열었다.

“응 교도소에서 자동자 정비 자격증을 땄거든 그래서 그쪽으로 일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돈 모으면 카센터 하나 차리려고 생각중이야”

“그래..기술하나 배워놓으면 먹고사는덴 지장없을거야... 형이 임마 팍팍 밀어줄테니깐 넌 열심히만해”

“아이구.. 댁도움 필요 없거든요..”

“이걸 확! 형한테 이게 자꾸 기어 오르려고 해”

“어어! 한판 더해? 오늘 한번 끝장을 봐봐 한번 일으켜?”

그렇게 밤은 더 깊어지고 어느집 보다 시끄러웠지만 어느집보다 따뜻했다.

 

 

다음날 새벽같이 잠에서 깼다. 하지만 싸늘한 바닥이 아닌 따뜻한 침대였다. 너무 포근했다.

더 이상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소음들은 귓가에 들리지 않았다.

‘휴....맞아...집이지..’

지훈은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그렇게 2시간이 더 흘러서야 잠에서 깼다.

오랜만에 실컷잤던지 몸이 홀가분하고 머리가 맑아진듯한 느낌이었다. 방문을 열고 창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양 뺨을 스쳤다. 어제만 해도 너무나 싫었던 뼈시린 겨울바람이었는데..

이젠 상쾌하게 느껴지다니..참으로 신기 했다.

창밖엔 자산만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사람들이 바쁘게 자신의 일터로 향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각자 사람들의 옷차림....

각자의 머리스타일..

그러나 모두다 같은 표정들을하며 바삐 움직였다.

‘나도 이제 저렇게 비슷하게라도 살아야겠지’

지훈은 그렇게 창가에 사람들이 지나다닌것을 생각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다 욱신거리는 자신의 붕대감긴 손을 바라봤다. 묘한 기분이었다. 상처를 보니 그녀가 떠오르고 그녀를 떠올리니 다시 가슴이 두근 거렸다.

‘독이 맞는건가....’

지훈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그녀가 놀란 표정으로 소매치기를 바라보았던 얼굴이 떠올랐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그런가...자꾸 기분이 이상해지네...흠..에이씨 몰라 밥이나 먹자’

식탁위에는 성진이 한상 차려놓고 덮어져 있었다. 조금 미안한 맘이지만 이런 성진이 항상 너무 고맙기만한 지훈이었다. 성진은 어려서부터 배우는것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할줄아는게 정말 많았다. 그런 반면에 지훈은 딱히 배워놓은것이 없었기 때문에 늘 그런 지훈을 챙겨주는 것은 성진이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어딘가에서 벨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띠리리리~~

탁자위에 핸드폰이 놓여져 있었다.

“전화기를 두고갔나...”

지훈은 핸드폰을 귀에 댔다.

“여보세요”

[지훈아 일어났냐?]

“형?”

[그래 아침 식탁위에 있으니깐 챙겨먹어]

“벌써 먹었지”

[암튼 굶을놈은 아니야 어쨌든 그거 형이 너 쓰라고 하나 구해 놓은거니깐 잊어먹지 말고 들고 다녀 길치인 놈이 전화까지 안되면 난감하잖아 24살 먹은놈이 미아가 되면 안되잖아 고아로 만족해야지 큭큭]

지훈은 언제나 그랬지만 항상 자신을 이렇게 애틋하고 꼼꼼하게 챙겨주는 성진이 늘 든든하게 여겼다.

“잘쓸게 형..근데.. 요즘엔 전화로 티비도 나온다는데 이건 안되나봐”

[뭐? 이 자식이!! 기껏 생각해서 챙겨줬더만 쓰기싫음 말어!! 확 갖다 버리게]

“알았어 농담이야 농담 잘쓸게 끊는다~!”

지훈은 얼른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그리고는 옷장을 가 어제 입었던 옷들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툭..

방바닥으로 낡은 수첩이 떨어졌다.

지훈은 교도소에서 정준이라는 녀석과 친하게 지냈었는데 차량절도로 꽤나 유명한 녀석이었다. 하지만 차량에 대해서는 정말 전문가 수준으로 꿰고 있었다. 언젠가 그녀석은 말했었다.

“야 지훈아 니정도 수준이면 어딜가나 대접은 받겠다.

안그래도 나 여기서 나가면 삼촌이 하는 카센터에 취직하려고 하는데 너도 나가서 딱히 할거 없으면 와서 같이 일해보자 잘 생각해봐“

지훈이 출소하기 6개월전 먼저 정준은 출소하면서 지훈에게 남긴 말이었다. 그리고 낡은 수첩에 자신의 삼촌이 운영한다던 카센터 전화번호를 적어줬다.

‘그래 놀아서 뭐하냐 얼른 자리 잡자.. 다행이 여기서도 얼마 멀지 않는거 같네..’

그렇게 지훈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