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런던을 떠나는 날이다. 어제도 술이 좀 과했는지 속이 안 좋다. 짐을 정리하기 전에 렌트카의 반납시간이 거의 되어서 차를 먼저 반납하러 가본다. 가서 차를 반납하는데 어제 렌트할 때 설명해 주었던 혼잡세(Congestion charge) 10파운드(2만원)를 더 내야 한다고 한다. 급하게 준비한 여행이라 자세하게 알아보지 못 해서 불필요한 지출이 생겼다. 조금 아쉽지만 법이 그렇다는데 어쩔 수 없다. 그 외에는 특별한 일 없이 반납을 마무리 하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온다.
짐을 정리하고 돌아와 민박집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오늘이야 말로 성효형의 마술 공연을 제대로 돕고, 오후 쯤 런던을 빠져나가서 자려고 한다. 형과는 타워브릿지 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형은 마술 도구들과 함께 버스로 이동.
그런데 길을 착각하여 조금 늦게 도착했다. 형이 안 보인다. 1시간 정도 기다려 보지만 형을 찾을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보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런던을 조금 더 둘러보고 도버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아마도 다른 장소를 서로 생각했던지 아니면 타이밍이 좀 엇갈린 듯 하다. 아쉽지만 또 만날 기회가 있으리라.
마지막으로 못 가보았던 박물관들을 들어가 보려고 한다. 박물관은 지겹지만, 런던에도 무료 입장이 가능한 큰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바로 런던 내셔날 갤러리. 도착해 보니 몇 일 전 있던 대규모 시위의 여파로 아직도 청소 중 이다. 트라팔가 광장 전체가 청소가 필요한 상태 인 듯 보인다. 영국 국민이 아닌 내가 시위에 대해서는 뭐라 말 할 수없지만, 시위가 끝나면 뒷 처리는 깔끔하게 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왜 문화재 급 작품에 페인트를 던지고, 맥주를 마시고 땅에 버리고 간 걸까? 아무리 시위라 하여도 이러한 기본적인 공중도덕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런던 올림픽이 얼마나 남았나 알려주는 시계. 페인트에 맞았다.
바닥의 물은 살수차가 청소를 위해 뿌린 것이다. 분수에 떨어진 쓰래기를 줍는 미화원들이 보인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서 그림을 몇 점 감상한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램브란트 등등등 엄청난 거장들의 작품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몇 분도 못 되어 질려서 나온다. 회화를 봐도 잘 그렸구나, 우와 대단하다. 이 정도가 내가 표현 할 수 있는 느낌의 전부이다. 오디오 가이드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냥 포기하고 만다. 아무래도 이런 작품들을 이해하고 느끼려면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할 듯 하다. 그대로 박물관을 나와서, 나를 유럽 본토로 대려다 줄 배가 있는 도버로의 이동을 시작한다.
사실 원래 세워 두었던 계획은 브라이튼을 찍고 도버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는 것 이었는데, 어제 자동차 여행으로 그 해안선에서 볼만한 곳을 거의 다 보았다. 다시 그 길을 달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곳을 한 곳이라도 더 보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기에 도버까지 탬즈강을 따라 달려보기로 정했다.
런던 시내에서 조금만 벋어나도 이런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서울과는 다르다.
우리의 전통가옥이 돌로 만들어졌다면 아직까지 남아 있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런던에서 도버까지는 지도상으로 약 150km 정도로 멀지 않다. 내일 6시 정도까지 들어 갈 수 있다면 배를 타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 천천히 달려본다. 하류로 갈 수록 강이 상당히 넓어지고, 큰 페리와 화물선들이 다닌다. 공장들로 보이는 건물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배를 사용하여 유럽 본토와의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는 듯 하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런던-유럽본토의 페리가 있을 듯 하다.
상당히 달렸는데 이제야 런던의 외각순환 도로라고 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넘어섰다. 엄청난 크기이다. 조금 더 달리다가 Gravesend라는 마을에서 적당한 자리가 보여 텐트를 치고 저녁을 만들어 먹는다. 목적지인 도버까지는 대략 100km 정도 남은 듯 하다. 내일 몇 군대 들리고 가면 딱 좋은 거리이다. 이제는 날도 따듯하여 춥지 않고, 몸도 어느 정도 자전거에 익숙해 졌다. 점점 여행이 편해진다.
1. 이동London에서Gravesend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65.26 km / 4:49 h누적거리 : 2401.13 km3. 사용경비맥도날드 치킨버거2개, 커피 : 3 파운드 테스코 빵, 쨈, 초콜릿, 샐러드 : 3.7 파운드 엽서, 우표 3개 : 2.40 파운드총: 9.60 파운드4. 잠자리Gravesend 레져 센터 구석, 텐트5. 상태이상왼쪽 무릎 양호해 졌지만, 앞으로는 오른 발로도 땅을 집는 연습이 필요 할 듯
[3월 30일, 여행 30일차, 흐림에서 비 바람]
일어나자 마자 텐트를 정리하고 이동준비를 한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심상치 않은 것이 비가 올 듯 하다. 어제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못해서 조금 불안하다. 비가 많이 오면 오늘 내에 도버에 들어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서둘려 달려본다.
시간이 된다면 아침에 텐트를 조금이라도 말리고 가는 것이 좋다.
조금 달리다 보니 큰 다리를 하나 건너고 로체스터(Rochester)라는 도시에 들어선다. 강변 위쪽의 고성이 자리잡고 있고, 고풍스러운 성당이 있는 멋진 도시였다. 내가 생각 하던 유럽의 이미지와 아주 비슷한 마을이었다. 성에서 도시의 역사를 읽어 볼 수 있었다. 1,000년 전 부터 군사적 요충지역이던 로체스터, 성의 크기가 과거의 영광적이던 시대를 말해주는 듯 하다.
로체스터 성 내부.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개방되어있다.
로체스터 대성당.
대성당의 뒤쪽. 벽돌로 된 벽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다시 이동 시작. 갈 길이 멀다. 사실 급할 것 없이 내일 타도 되지만, 왠지 오늘 꼭 프랑스로 향하는 배를 타고 싶다. 달리고 있는데 벗꽃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꽃 피는 봄이 왔나보다. 아직은 반팔만으로 다니기 쉽지 않은 날씨 이지만 캐나다나 미국 동부에 비하면 이 곳은 여름이다. 주변에 많이 보이는 파란 나무들이 따듯한 봄 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말해 주는 듯 하다. 둘러보며 달리다 보니 어느 새 첫 번째 목적지인 캔터베리(Canterbury)에 도착한다.
만개한 벗꽃 나무. 봄이 왔다.
영국 성공회의 총본산이라는 캔터베리. 유네스코로 지정된 성당이 있지만, 20파운드(4만원) 라는 입장료가 나를 막는다. 돌로 된 성벽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성당의 외부의 모습을 보기도 쉽지 않다. 과거에는 적을 막던 성벽이 이제는 나 같은 가난한 관광객을 막고 있었다. 성당은 볼만하다는 평이 많지만 앞으로 보게 될 성당도 많이 있으니 건너뛴다. 시내를 둘러보고 맥도날드에서 조금 쉰 후 다시 도버로 달려본다.
웅장한 캔터베리의 대문.
밖에서 라도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성벽이 나를 막는다.
도버로의 이정표를 따라 달리다 보니 갑자기 2차선이 4차선으로 바뀌면서 자전거 도로가 사라진다. 내가 자전거 도로 이정표를 놓친 것인지 사라진 것인지 판단이 안 서지만 이미 U턴도 힘든 상황이다. 갓 길이 너무 좁아져서 달리기 쉽지 않다. 거기에 때 맞추어 비 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오리라 예상은 했지만 타이밍이 참 좋다. 젠장.
다행히 조금 달리다 보니 옆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큰 길을 바로 빠져나와 작은 마을들 몇 개를 통과하여, 도버에 도착한다. 여유 있으리라 생각한 거리지만 시간은 이미 6시 경이다. 프랑스로 향하는 배가 남아 있으면 좋겠다.
도버성은 명성 그대로 거대한 모습이었다. 증축 몇 차례나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4세기 부터 이 자리에 있던 성이라고 한다. 유럽 본토로 부터의 침략을 막아 주는 그런 역할을 했으리라. 들어가 보려고 하니 입장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아쉽지만 패스. 도버는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다. 몇 곳을 둘러보고 프랑스로 넘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이동한다.
상상한 대로 상당한 규모이다. 본토에서의 침략을 막아 주던 든든한 성 이었으리라.
페리 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기다린다. 프랑스와 영국을 왕복하는 페리는 2종류가 있다. 하나는 씨프랑스, 프랑스 회사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계 회사이다. 가까운 매표소인 영국계 회사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40파운드(8만원)를 부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있던 씨프랑스에 물어보니 20파운드(4만원) 에 자전거까지 태워 주겠다고 한다. 말 한마디 더 물어봄으로써 20 파운드를 절약했다. 묘한 상황이다.
말 한마디로 20파운드 벌었다.
표는 8시 표이다. 배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끌고 이동한다. 교통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고객들은 전용 셔틀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영국은 쉔겐조약에 가입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약국인 프랑스로의 입국 및 출국시에는 심사가 진행이 된다. 나의 경우 특별한 문제 없이 통과 할 수 있었다.
자전거는 국경통과시 자동차로 취급된다. 여권에 자동차 도장을 받으면 묘한 느낌이다.
쉔겐조약은 단기간 여행시에는 유리하지만, 나 같은 장기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골치 아픈 조약이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얼핏 충분해 보이지만 유럽의 크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비자는 여행에 유리한 편으로, 국가간 상호조약이라는 꼼수를 사용하면 유럽에서 최대 6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4개월 정도로 유럽을 돌아보고 체코 프라하에서의 아웃을 하려고 한다.
배에 타고 갑판으로 올라와 보니 비가 안개 비로 바뀐다. 도버의 절벽은 몇 일 전 보았던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 처럼 석회암 질의 하얀 절벽이다. 안개가 끼니 더 운치가 있다. 하지만 프랑스 깔레에도 이렇게 안개 비가 오면 낭패 인데…. 오늘의 잠자리가 걱정된다. 뭐 장대 비 보다는 좋다고 생각해볼까?
안개 낀 도버 항.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있었을까? 도착 안내 방송이 나온다. 도버와 깔레의 직선거리는 40km 정도라고 한다. 해저 터널을 만들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2시간은 걸릴 줄 알았는데 상당히 빠르다. 자전거를 가지러 내려간다.
예상외로 차량이 많다. 터널이 있다고 들었는데 굳이 배를 타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드디어 배가 정박하고 차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자전거인 나는 모든 차가 빠져나가고서야 나갈 수 있었다. 예상대로 안개 비가 내리고 있지만 어쨌든 깔레 항에 도착 했다. 이제 유럽 본토구나! 시간이 상당히 늦은 데다가 밤이고, 비까지 오고 있기에, 빠르게 잘 곳을 찾아본다. 시내를 돌아보다가 비에 젖은 레일을 밟고 미끌어졌다. 크게 넘어졌지만 다행히 지나가는 차가 없었다.
조심해야 되는 것은 아는데, 항상 순간의 방심이 자빠링을 부른다.
넘어질 때마다 시프터는 이런 모양. 바테잎도 풀리고.
지금 시간은 8시 반…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영국과 프랑스는 다른 타임 존에 속하기 때문에 한 시간을 더해 주어야 한다. 영국은 세계 표준시인 0시,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나라들은 +1시, 우리나라는 +9시를 쓰는 것 이다. (섬머타임시 +1씩 더함) 즉 지금은 9시 반. 엄청 늦은 시간이다.
공원을 먼저 가보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다. 해변으로 이동해 본다. 적당한 자리가 보여 텐트를 만들고 몸을 말린다. 바람이 상당해서 텐트가 날라가지 않게 팩으로 잘 고정해 본다. 내일은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수고했다 오늘도. 소원하던 유럽 본토로 왔으니 내일부터는 좋아질 꺼야. 취침!
[~D+30] 영국 2편 - 짧게 달린 영국. 페리로 진입한 유럽 본토.
[3월 29일, 여행 29일차, 흐림]
오늘은 런던을 떠나는 날이다. 어제도 술이 좀 과했는지 속이 안 좋다. 짐을 정리하기 전에 렌트카의 반납시간이 거의 되어서 차를 먼저 반납하러 가본다. 가서 차를 반납하는데 어제 렌트할 때 설명해 주었던 혼잡세(Congestion charge) 10파운드(2만원)를 더 내야 한다고 한다. 급하게 준비한 여행이라 자세하게 알아보지 못 해서 불필요한 지출이 생겼다. 조금 아쉽지만 법이 그렇다는데 어쩔 수 없다. 그 외에는 특별한 일 없이 반납을 마무리 하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온다.
혹시 런던에서 자동차로 여행 하실 분은 혼잡세에 대하여 먼저 알아보시기를….
짐을 정리하고 돌아와 민박집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오늘이야 말로 성효형의 마술 공연을 제대로 돕고, 오후 쯤 런던을 빠져나가서 자려고 한다. 형과는 타워브릿지 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형은 마술 도구들과 함께 버스로 이동.
그런데 길을 착각하여 조금 늦게 도착했다. 형이 안 보인다. 1시간 정도 기다려 보지만 형을 찾을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보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런던을 조금 더 둘러보고 도버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아마도 다른 장소를 서로 생각했던지 아니면 타이밍이 좀 엇갈린 듯 하다. 아쉽지만 또 만날 기회가 있으리라.
마지막으로 못 가보았던 박물관들을 들어가 보려고 한다. 박물관은 지겹지만, 런던에도 무료 입장이 가능한 큰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바로 런던 내셔날 갤러리. 도착해 보니 몇 일 전 있던 대규모 시위의 여파로 아직도 청소 중 이다. 트라팔가 광장 전체가 청소가 필요한 상태 인 듯 보인다. 영국 국민이 아닌 내가 시위에 대해서는 뭐라 말 할 수없지만, 시위가 끝나면 뒷 처리는 깔끔하게 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왜 문화재 급 작품에 페인트를 던지고, 맥주를 마시고 땅에 버리고 간 걸까? 아무리 시위라 하여도 이러한 기본적인 공중도덕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런던 올림픽이 얼마나 남았나 알려주는 시계. 페인트에 맞았다.
바닥의 물은 살수차가 청소를 위해 뿌린 것이다. 분수에 떨어진 쓰래기를 줍는 미화원들이 보인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서 그림을 몇 점 감상한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램브란트 등등등 엄청난 거장들의 작품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몇 분도 못 되어 질려서 나온다. 회화를 봐도 잘 그렸구나, 우와 대단하다. 이 정도가 내가 표현 할 수 있는 느낌의 전부이다. 오디오 가이드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냥 포기하고 만다. 아무래도 이런 작품들을 이해하고 느끼려면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할 듯 하다. 그대로 박물관을 나와서, 나를 유럽 본토로 대려다 줄 배가 있는 도버로의 이동을 시작한다.
사실 원래 세워 두었던 계획은 브라이튼을 찍고 도버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는 것 이었는데, 어제 자동차 여행으로 그 해안선에서 볼만한 곳을 거의 다 보았다. 다시 그 길을 달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곳을 한 곳이라도 더 보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기에 도버까지 탬즈강을 따라 달려보기로 정했다.
런던 시내에서 조금만 벋어나도 이런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서울과는 다르다.
우리의 전통가옥이 돌로 만들어졌다면 아직까지 남아 있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런던에서 도버까지는 지도상으로 약 150km 정도로 멀지 않다. 내일 6시 정도까지 들어 갈 수 있다면 배를 타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 천천히 달려본다. 하류로 갈 수록 강이 상당히 넓어지고, 큰 페리와 화물선들이 다닌다. 공장들로 보이는 건물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배를 사용하여 유럽 본토와의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는 듯 하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런던-유럽본토의 페리가 있을 듯 하다.
상당히 달렸는데 이제야 런던의 외각순환 도로라고 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넘어섰다. 엄청난 크기이다. 조금 더 달리다가 Gravesend라는 마을에서 적당한 자리가 보여 텐트를 치고 저녁을 만들어 먹는다. 목적지인 도버까지는 대략 100km 정도 남은 듯 하다. 내일 몇 군대 들리고 가면 딱 좋은 거리이다. 이제는 날도 따듯하여 춥지 않고, 몸도 어느 정도 자전거에 익숙해 졌다. 점점 여행이 편해진다.
1. 이동London에서Gravesend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65.26 km / 4:49 h누적거리 : 2401.13 km3. 사용경비맥도날드 치킨버거2개, 커피 : 3 파운드테스코 빵, 쨈, 초콜릿, 샐러드 : 3.7 파운드
엽서, 우표 3개 : 2.40 파운드총: 9.60 파운드4. 잠자리Gravesend 레져 센터 구석, 텐트5. 상태이상왼쪽 무릎 양호해 졌지만, 앞으로는 오른 발로도 땅을 집는 연습이 필요 할 듯
[3월 30일, 여행 30일차, 흐림에서 비 바람]
일어나자 마자 텐트를 정리하고 이동준비를 한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심상치 않은 것이 비가 올 듯 하다. 어제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못해서 조금 불안하다. 비가 많이 오면 오늘 내에 도버에 들어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서둘려 달려본다.
시간이 된다면 아침에 텐트를 조금이라도 말리고 가는 것이 좋다.
조금 달리다 보니 큰 다리를 하나 건너고 로체스터(Rochester)라는 도시에 들어선다. 강변 위쪽의 고성이 자리잡고 있고, 고풍스러운 성당이 있는 멋진 도시였다. 내가 생각 하던 유럽의 이미지와 아주 비슷한 마을이었다. 성에서 도시의 역사를 읽어 볼 수 있었다. 1,000년 전 부터 군사적 요충지역이던 로체스터, 성의 크기가 과거의 영광적이던 시대를 말해주는 듯 하다.
로체스터 성 내부.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개방되어있다.
로체스터 대성당.
대성당의 뒤쪽. 벽돌로 된 벽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다시 이동 시작. 갈 길이 멀다. 사실 급할 것 없이 내일 타도 되지만, 왠지 오늘 꼭 프랑스로 향하는 배를 타고 싶다. 달리고 있는데 벗꽃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꽃 피는 봄이 왔나보다. 아직은 반팔만으로 다니기 쉽지 않은 날씨 이지만 캐나다나 미국 동부에 비하면 이 곳은 여름이다. 주변에 많이 보이는 파란 나무들이 따듯한 봄 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말해 주는 듯 하다. 둘러보며 달리다 보니 어느 새 첫 번째 목적지인 캔터베리(Canterbury)에 도착한다.
만개한 벗꽃 나무. 봄이 왔다.
영국 성공회의 총본산이라는 캔터베리. 유네스코로 지정된 성당이 있지만, 20파운드(4만원) 라는 입장료가 나를 막는다. 돌로 된 성벽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성당의 외부의 모습을 보기도 쉽지 않다. 과거에는 적을 막던 성벽이 이제는 나 같은 가난한 관광객을 막고 있었다. 성당은 볼만하다는 평이 많지만 앞으로 보게 될 성당도 많이 있으니 건너뛴다. 시내를 둘러보고 맥도날드에서 조금 쉰 후 다시 도버로 달려본다.
웅장한 캔터베리의 대문.
밖에서 라도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성벽이 나를 막는다.
도버로의 이정표를 따라 달리다 보니 갑자기 2차선이 4차선으로 바뀌면서 자전거 도로가 사라진다. 내가 자전거 도로 이정표를 놓친 것인지 사라진 것인지 판단이 안 서지만 이미 U턴도 힘든 상황이다. 갓 길이 너무 좁아져서 달리기 쉽지 않다. 거기에 때 맞추어 비 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오리라 예상은 했지만 타이밍이 참 좋다. 젠장.
다행히 조금 달리다 보니 옆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큰 길을 바로 빠져나와 작은 마을들 몇 개를 통과하여, 도버에 도착한다. 여유 있으리라 생각한 거리지만 시간은 이미 6시 경이다. 프랑스로 향하는 배가 남아 있으면 좋겠다.
도버성은 명성 그대로 거대한 모습이었다. 증축 몇 차례나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4세기 부터 이 자리에 있던 성이라고 한다. 유럽 본토로 부터의 침략을 막아 주는 그런 역할을 했으리라. 들어가 보려고 하니 입장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아쉽지만 패스. 도버는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다. 몇 곳을 둘러보고 프랑스로 넘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이동한다.
상상한 대로 상당한 규모이다. 본토에서의 침략을 막아 주던 든든한 성 이었으리라.
페리 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기다린다. 프랑스와 영국을 왕복하는 페리는 2종류가 있다. 하나는 씨프랑스, 프랑스 회사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계 회사이다. 가까운 매표소인 영국계 회사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40파운드(8만원)를 부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있던 씨프랑스에 물어보니 20파운드(4만원) 에 자전거까지 태워 주겠다고 한다. 말 한마디 더 물어봄으로써 20 파운드를 절약했다. 묘한 상황이다.
말 한마디로 20파운드 벌었다.
표는 8시 표이다. 배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끌고 이동한다. 교통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고객들은 전용 셔틀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영국은 쉔겐조약에 가입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약국인 프랑스로의 입국 및 출국시에는 심사가 진행이 된다. 나의 경우 특별한 문제 없이 통과 할 수 있었다.
자전거는 국경통과시 자동차로 취급된다. 여권에 자동차 도장을 받으면 묘한 느낌이다.
쉔겐조약은 단기간 여행시에는 유리하지만, 나 같은 장기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골치 아픈 조약이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얼핏 충분해 보이지만 유럽의 크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비자는 여행에 유리한 편으로, 국가간 상호조약이라는 꼼수를 사용하면 유럽에서 최대 6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4개월 정도로 유럽을 돌아보고 체코 프라하에서의 아웃을 하려고 한다.
배에 타고 갑판으로 올라와 보니 비가 안개 비로 바뀐다. 도버의 절벽은 몇 일 전 보았던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 처럼 석회암 질의 하얀 절벽이다. 안개가 끼니 더 운치가 있다. 하지만 프랑스 깔레에도 이렇게 안개 비가 오면 낭패 인데…. 오늘의 잠자리가 걱정된다. 뭐 장대 비 보다는 좋다고 생각해볼까?
안개 낀 도버 항.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있었을까? 도착 안내 방송이 나온다. 도버와 깔레의 직선거리는 40km 정도라고 한다. 해저 터널을 만들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2시간은 걸릴 줄 알았는데 상당히 빠르다. 자전거를 가지러 내려간다.
예상외로 차량이 많다. 터널이 있다고 들었는데 굳이 배를 타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드디어 배가 정박하고 차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자전거인 나는 모든 차가 빠져나가고서야 나갈 수 있었다. 예상대로 안개 비가 내리고 있지만 어쨌든 깔레 항에 도착 했다. 이제 유럽 본토구나!
시간이 상당히 늦은 데다가 밤이고, 비까지 오고 있기에, 빠르게 잘 곳을 찾아본다. 시내를 돌아보다가 비에 젖은 레일을 밟고 미끌어졌다. 크게 넘어졌지만 다행히 지나가는 차가 없었다.
조심해야 되는 것은 아는데, 항상 순간의 방심이 자빠링을 부른다.
넘어질 때마다 시프터는 이런 모양. 바테잎도 풀리고.
지금 시간은 8시 반…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영국과 프랑스는 다른 타임 존에 속하기 때문에 한 시간을 더해 주어야 한다. 영국은 세계 표준시인 0시,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나라들은 +1시, 우리나라는 +9시를 쓰는 것 이다. (섬머타임시 +1씩 더함) 즉 지금은 9시 반. 엄청 늦은 시간이다.
공원을 먼저 가보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다. 해변으로 이동해 본다. 적당한 자리가 보여 텐트를 만들고 몸을 말린다. 바람이 상당해서 텐트가 날라가지 않게 팩으로 잘 고정해 본다. 내일은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수고했다 오늘도. 소원하던 유럽 본토로 왔으니 내일부터는 좋아질 꺼야. 취침!
1. 이동Gravesend에서Calais, France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00.46 km / 7:05 h누적거리 : 2,501.59 km3. 사용경비맥 치킨 버거 2개 : 2 파운드테스코 치킨, 도넛 : 2.45 파운드
페리 도버-깔레, 자전거 포함 : 20 파운드총 : 24.45 파운드4. 잠자리깔레 해변가, 텐트5. 상태이상넘어지면서 양쪽 무릎과 오른쪽 팔꿈치를 부딪쳤다. 피도 좀 났고 아프다[~D+30] 영국 2편 - 짧게 달린 영국. 페리로 진입한 유럽 본토.[~D+28] 영국 1편 - 유럽입성! 난데없이 런던에서 시작된 렌트카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