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일지) * 이거라도 *

토토 201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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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1시 즈음. 배달을 위해 대문 밖을 나서니 서늘한 찬공기가 대기 중에 흥건했다. 올려다 본 어두운 밤 하늘엔 검푸른 구름들이 가득 낮게 내려 앉아 있었다. 미처 챙기지 못한 일기예보를 뒤로하고 설마, 하며 보급소로 향했다.

 

 수능시험 다음날이라 문제 정답지 특별지면으로 인해 평소보다 두꺼운 신문 무게로 바이크가 휘청거렸다.

 

 배달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았을까, 하늘에서 가느다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애썼던 수험생들의 고충과 피로를 씻어주기라도 하려는 걸까..

 잠시 내리다 그치겠거니 했는데 비는 생각보다 끈기있게 내려 내심 당황스러웠다. 서둘러 보급소로 되돌아가 포장 비닐을 챙겨들고 걱정스럽게 배달을 계속해 나갔다.

 

 어느 골목길을 막 돌아섰을 때,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케쥬얼 차림의 한 남자가 조심스레 다가왔다.

 "저기요.. 신문 한 부만..."

 신문을 사겠거니 생각해서 한 부를 빼서 건네 주었다. 남자는 점퍼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이거라도.." 하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짤랑!' 거리며 동전 두 개가 부딛치는 소리가 나는 걸 보니 600원 인가 보다 했다. 보통 500원 정도만 받지만 간혹 600원을 주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받지말까, 하다가 '얻는 신문은 공짜' 라는 인식은 좋지 않아 그냥 받았다.

 

 돌아서서 총총히 걸어가는 남자의 어둑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내 손바닥을 펼치자, 600원이 아닌 100원 짜리 동전 두 개가 가로등 불빛에 반짝거렸다. 엉?.. 비로소 남자가 한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거라도...'

 

 빗방울이 점점 굵어졌다.

 차가운 빗줄기에 온몸이 젖어들어 서늘함이 점차 퍼져 나갔다.

 문득 따뜻한 자판기 커피 한 잔이 간절해졌다.

 짤랑거리는 주머니의 동전들.

 '이거라도' 있으니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왠지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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