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신발과 그의 명함,,,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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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한 여자가 그 남자에게 보내는 마지막 글입니다.

 

START !

 

그토록 찾던 애기 신발 보냅니다.

명함도 찢어버리라고는 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해 함께 보냅니다.

 

*****

이상하게 처음부터 께름칙했던 감이 틀리지 않았다 싶더군요.

수많은 사탕발린 말들을 들으면서도 그 사람의 검고 더러운 속내 때문인지 믿음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틀린 감이겠거니 생각하며, 그 사람을 좋게 보려고 노력했었지만, 쉽지가 않더군요.

그 이유를 지난 밤에서야 알았습니다.

 

정말 사소한 다툼이었죠.

남자친구가 야구장가서 치어리더 사진만 찍어온 거를 보고도, 그리고,

신신당부하며 입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던 옷을 최근에도 또 입고 셀카까지 찍은 남자친구를 보고도,

속상해하지 않을 여자친구가 어딨을까요?

더 속상했던 건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했던 게 아니라, 처음엔 대뜸 버럭 화내며 거짓말을 했었죠,,,

그러고는 조금 더 추궁하니까 그랬던가,,,, 로 바뀌더니.,,, 더 흘러서는 그랬었네,,, 로 말을 계속 바꾸더군요,,,

그랬어도 남자친구의 애교 섞인 진심 담긴 말 한마디였으면 금방 풀어졌을 그러한 사소한 다툼이었을 뿐인데,,,

정작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앞에서 졸고 있더군요. 심지어 데려다 주는 길에는 졸음 운전까지,,,

그것도 모자라, 데려다 주고서는 한참을 여자 친구 집 앞에서 주차해놓고 자고 있었죠,,,

전 날 분명히 피곤해서 문자도 못하고 일찍 잤다고 했던 남자친구가 말이죠,,,

(그 날 남자친구 차 운전자 문 아래 손잡이에 보인 그 일회용 칫솔은 뭐였을까요,,,?)

30분쯤 흘렀나,,, 문자 하나가 오더군요,,,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못 떠나고 있다는,,,

바보같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입에 달고 있던 사람이었어요,,,

이 외에도 계속 말을 바꾸는 일은 만나오면서 빈번히 있었죠,,, 처음엔 단지 기억력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이래서야 어떻게 그 사람 말을 신뢰할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는 그 다음날 하루 종일 연락도 없다 저녁에 갑자기 불쑥 찾아와 나오라고 했죠,,,

아주 짧게 얘기하고 끝낼테니,,, 나오라고,,,

용서를 구하러 왔겠거니,,, 생각했던 여자친구 입장에선,,,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황당한 여자친구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대략 30분 조금 넘게 기다리고는 비참하다는 말 한마디 남기고 다시 돌아가더군요,,,

 

차라리 여기서 끝냈으면 정말 나을 뻔 했습니다.

얼마 아니었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왔다는 것이, 어쩌면 좋은 사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희망이,

그리고 함께하는 미래를 잠시나마 꿈꾸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죠,,,

 

퇴근 무렵, 한 통의 문자,,,

지금까지 준 것들 다 내놓으라는,,, 지금 당장 다 돌려 받고 깔끔하게 끝내고 싶다는,,,

황당했습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는 29이나 먹었지만 철없고 유치한 사람이겠거니,,, 사랑이라는 것을 주지도 받지도 못한 아주 불쌍한 사람이겠거니,,, 동정하며,,,

오늘은 회사 직원들과 약속이 있으니, 택배로 보내준다고 했죠,,,

 

 

그러고 회사 직원들과 집으로 오는데,,, 집 앞에 있는 그 사람 차를 보았습니다.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그것들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길래,,, 저렇게까지 해서 받으러 오나,,,

내가 가지겠다는 것도 아니고, 택배로 보내준다는데도 말이죠,,,

그냥 무시하고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려던 순간, 어디선가 숨어있던 당신은 무섭게 뛰어 들어왔죠,,,

너무 놀라고 무서워 계단을 뛰어 올라갔습니다.

열심히 뛰었어도 남자 보폭에 이기기는 힘들더군요,,,

방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문을 닫으려던 순간,,, 검은 손이 문을 잡아챘습니다. 이는 정말 일차원적인 공포였어요,,,

그 사람은 무섭게 노려보며 받은 것들 다 내놓으라고 소리칩니다.

너무 놀라고 무서웠지만 처음엔 타일렀죠,,, 이러지 말라고, 내일 이라도 당장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그러나 그는 받고 지금 당장 끝내버리고 싶다며 계속해서 다그쳤습니다.

아무리 문을 닫으려고 해도, 남자의 힘에는 못 이기겠더군요,,, 더군다나 눈이 돌아간 이성 잃은 짐승에게는 말이죠,,,

회사 직원들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얼른 끝내려고, 보이는 데로 다 던져 주었더니, 하나하나 빠짐없이 다 주워 돌아가더군요,,,

애기 신발 그것도 꼭 보내라고, 안 보내기만 해봐라 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남기고 말이죠,,,

 

그렇게 그 사람이 사라지고 다리에 힘이 풀리더군요,,,

그러고는 복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회사 직원의 차에 실려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의사 말이, 갑작스런 충격에 놀라 위장이 꼬였다고 하더군요,,,

도둑이 들었어도 이렇게 놀랬을까요,,,?

링거를 맞으며 진정을 찾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서 문자가 하나 왔죠,,,

서로 똥 밟았다 치자고,,, 애기 신발 꼭 보내라고,,, 명함도 가지고 있는 게 찝찝하니 찢어버리라고,,,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맞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 정황을 바탕으로, 똥을 밟았다면 내가 밟았지,,, 그 사람이 밟은 것이 뭐가 있을까 싶더군요,,,

이건 마치 이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모습이었어요,,,

그 동안 저 더러운 속내를 숨기며 사람들을 기만하며 살았던거죠,,, 속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잘못을 해야,,, 그래도 한때는 좋아했던 여자친구한테 이렇게 까지나 할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거나, 다른 남자라도 먼저 만났다면,,, 날 죽이러 올 수도 있었겠구나 싶더군요,,,

 

지난 밤 응급실에 실려갔던 병원비며,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한 피해 보상,

입 냄새가 심한 남자친구를 위해 챙겨주었던 구강 청결제 와 스프레이들,

나이에 맞지 않게 무식하고 모자라 보여서 좀 더 똑똑해졌음 하는 바람으로 주었던 책,

그리고 돈의 가치로 따지자면 크진 않지만, 마음 담아 선물했던 것들은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겠습니다.

똑같이 치사하고 유치한 사람이 되기 싫은 이유에서, 그리고, 그런 사람의 손결이 닿았단 자체가 더 섬뜩하여서 입니다.

 

이 애기 신발도 지난 밤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찢거나 태워버렸어도 되었겠지만,

적어도 헤어지는 사람의 마지막 뒷 모습은,,, 적어도 인간이라면 이러지 말아야 하길래,,,

차마 그러지 않고 보냅니다.

 

항상 여자 향수만 뿌리는, (이것도 예전 여자친구한테 선물했다가 다시 돌려 받은 거겠죠,,,

선물 받은 후드 집업도,,, 그 또한 처음부터 태그도 없이 새 것의 느낌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해서 나한테까지 온 건지 안 봐도 예상이 되네요.)

그렇게 줬던 것들 다시 다 빼앗아 방 진열장에 흐뭇한 미소 지으며 올려 놓는 모습을 상상하자면 마치 싸이코 패스 영화의 한 장면 같을 겁니다.

내년이면 30이면서 목덜미가 루즈하여 쇄골이 드러나는 가오리 소매의 곰 그림이 그려진 롱 티셔츠에 스키니 바지 그리고 곰 인형이 달린 운동화를 입고 다니는, (모델 바디도 아니고, 키도 작고 다리도 짧은데다가 퉁퉁하기까지 한 몸에다 말이죠,,, 정상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나이 값 못하는 취향이죠.) 게다가 특정 물건에 집착하는 오타쿠 기질이 다분한,

언변도 없으면서 말이 많고, 혀도 짧아 발음도 똑바르지 않고, 그래서 침도 많이 튀어 상대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게 하는,

자신의 능력으로 오른 자리도 아니면서 허세 부리며, 그 돈으로 친구나 사람의 마음을 사려하는 어리석음.

혼자 지내면서 가르침보다는 칭찬에 익숙하여 어떠한 행동에도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모르는 우둔함,

인격 형성 시기에 큰 장애가 있어 제대로 된 인격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

그러나 이 모든 것들 이전에 이성이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기를 포기한 짐승에게,,,

마지막으로 진심 어린 충고 한마디 합니다.

싸이코는 스스로 자신이 싸이코 인지 모를 수도 있어요,,,

꼭 자가 진단 받아보길 권고합니다.

훗날 당신의 아내가 될 그 불쌍한 사람을 위하여, 그리고 만났던 사람에 대한 마지막 예의로 하는 말이니, 새겨 듣기 바랍니다.

 

END!

 

좀 많이 길었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세상 살다보니, 이런 사람도 있더군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