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진보 언론,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놓고 사실관계 호도 친일파 청산·독재 서술 강화될 여지 충분한데도 현대사학회 맹폭
◇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사편찬위원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판사와 교과서 집필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14일 오후 서울교대에서 중학 교과서 집필기준 설명회를 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될 예정인 국어ㆍ도덕ㆍ역사ㆍ경제 등 4개 과목 교과서의 집필기준 작성원칙, 유의사항 등을 안내했다. ⓒ연합뉴스
새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로 대체 △‘독재정권’의 삭제 △‘대한민국은 유엔으로부터 승인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에서 ‘유일한’의 삭제 등을 놓고 촉발된 중학교 역사교과서 논쟁은 최근 일부 진보좌파 언론의 ‘공격’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역사학계 내에서 진보-보수 측의 의견을 절충해 지난 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표현을 병행하고 △´유일한´을 넣는 대신 △´독재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새 집필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이익주 역사교과서 집필기준개발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하고, 일부 진보좌파 성향의 언론이 대대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중이다.
<한겨레신문>을 비롯한 진보좌파 언론들은 ‘교과부가 역사학계 일반의 요구를 무시하고 스스로 편향적인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면서 ‘현재의 집필기준으로는 유관순 열사도 깡패누나로 만든다’ ‘반공을 앞세워 독재를 합리화하고, 그 당시 있었던 인권유린을 은폐하려 한다’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심지어 당사자가 하지 않은 말까지 버젓하게 ‘인용’하거나 인과관계를 호도하는 서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진보좌파 언론들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는 옳다’는 독선을 보여줌으로써 언론으로서의 자세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애초 논란이 된 이번 집필기준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기본으로 하되, 새로운 원칙에 입각해 개발됐다.
그동안 역사교과서 집필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은데다 교과서의 내용이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던 점이 반영됐다.
이번 집필기준의 핵심은 ‘교육과정의 대강화’와 ‘교과서 집필자 자율성 보장’이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은 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의해 역사적 흐름에 관련한 방향성만 제시하되 집필자의 자율적인 판단과 선택에 의해 다양한 교과서 집필이 가능하게끔 했다.
집필자가 선택할 수 있게 ‘농지개혁을 추진하고 친일파 청산에 노력했다’와 같은 세부적 예시는 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승만 독재, 박정희 중심 5.16 군사 정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전두환 신군부 정권 등 독재와 민주화 관련 주요 내용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진보좌파 언론들이 ‘2007 개정 교육과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있던 독재와 민주화 운동 관련 서술이 삭제됐다’고 표현한 것은 사실관계에서 벗어난 셈이다.
더욱이 ‘자유민주주의의 발전뿐만 아니라 시련’이라는 기준에 따라 친일파 청산이나 독재에 대한 서술은 강화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지적. ‘북한과 공산세력의 도발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시련을 주었다’는 내용도 넓은 의미에서 포함될 수 있다. <한겨레신문> 등이 “학생들이 독재체제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없애버렸다”고 서술한 건 맞지 않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가 교과서 집필기준을 바꾸는 걸 주도했으며, 이들이 ‘자유민주주의 표기’를 고집하고 일부 단원을 축소하거나 삭제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다.
진보좌파 언론에서 문제시한 ‘대한민국의 수립과 발전’이라는 단원은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당시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교육과정 초안에 대한 검토 단계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개정의 기본 취지에 맞추어 수정 방침을 밝혔다.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과 단원의 축소 등은 이 때 정해진 사안이었다. 더욱이 이 과정엔 기존의 한국사 관련 학회 관계자들은 참여했지만, 한국현대사학회 측 회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보수 세력의 논리대로 집필기준을 바꾸었다는 인과관계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진보좌파 언론들의 사실관계 오류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현대사학회 교과서위원장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의 인터뷰. <한겨레신문>은 8일자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이 교수가 “친일파 청산 관련 내용은 교과서에서 다뤄도 되고 다루지 않아도 된다. 친일파청산은 교과서에서까지 다룰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교육과정’은 ‘교과서’로 바꾸고 교육과정 개발자들의 판단에 대한 추측성 발언을 단정적인 의견으로 보도함으로써 “의미가 변질되도록 왜곡했다”는 게 이 교수 측의 주장이다. 이 교수 측에 따르면 그날 점심경 <한겨레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친일파 청산’과 같은 내용이 집필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건 교육과정 대강화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교육과정에서 친일파 청산 관련 내용이 빠져서 집필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으니 (교육과정에서 빠진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아마 교육과정에서 다룰 정도로 중요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식민지 근대화를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계속 요구했다”는 보도 또한 악의성이 다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현대사학회는 교과서위원장인 이 교수 개인의견으로 “일제의 강제병합 이후 일제에 의한 근대제도의 이식과 우리민족의 수용, 이로 인한 우리민족 삶의 실제 변화와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에 대항해 전개된 다양한 민족 문화 수호 운동을 설명해 복합적인 역사전개를 반영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일제를 긍정적으로 미화하자는 전제는 없었다.
이 때문에 진보좌파 언론들의 ‘때리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
한국현대사학회는 진조봐파 언론들을 언론중재위와 법원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회 관계자는 “진보좌파 언론들이 학문의 문제를 정권교체의 당위성으로 연결시키고, 자신들 이외의 논리는 학문의 자유나 다양성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독선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새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이나 집필기준 개발의 방침 등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는 것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
역사교과서 괴담 진짜 문제네...
역사교과서 괴담 '유관순도 깡패로 만든다?'
일부 진보 언론,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놓고 사실관계 호도
친일파 청산·독재 서술 강화될 여지 충분한데도 현대사학회 맹폭
◇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사편찬위원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판사와 교과서 집필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14일 오후 서울교대에서 중학 교과서 집필기준 설명회를 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될 예정인 국어ㆍ도덕ㆍ역사ㆍ경제 등 4개 과목 교과서의 집필기준 작성원칙, 유의사항 등을 안내했다. ⓒ연합뉴스
새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로 대체 △‘독재정권’의 삭제 △‘대한민국은 유엔으로부터 승인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에서 ‘유일한’의 삭제 등을 놓고 촉발된 중학교 역사교과서 논쟁은 최근 일부 진보좌파 언론의 ‘공격’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역사학계 내에서 진보-보수 측의 의견을 절충해 지난 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표현을 병행하고 △´유일한´을 넣는 대신 △´독재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새 집필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이익주 역사교과서 집필기준개발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하고, 일부 진보좌파 성향의 언론이 대대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중이다.
<한겨레신문>을 비롯한 진보좌파 언론들은 ‘교과부가 역사학계 일반의 요구를 무시하고 스스로 편향적인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면서 ‘현재의 집필기준으로는 유관순 열사도 깡패누나로 만든다’ ‘반공을 앞세워 독재를 합리화하고, 그 당시 있었던 인권유린을 은폐하려 한다’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심지어 당사자가 하지 않은 말까지 버젓하게 ‘인용’하거나 인과관계를 호도하는 서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진보좌파 언론들의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는 옳다’는 독선을 보여줌으로써 언론으로서의 자세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애초 논란이 된 이번 집필기준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기본으로 하되, 새로운 원칙에 입각해 개발됐다.
그동안 역사교과서 집필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은데다 교과서의 내용이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던 점이 반영됐다.
이번 집필기준의 핵심은 ‘교육과정의 대강화’와 ‘교과서 집필자 자율성 보장’이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은 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의해 역사적 흐름에 관련한 방향성만 제시하되 집필자의 자율적인 판단과 선택에 의해 다양한 교과서 집필이 가능하게끔 했다.
집필자가 선택할 수 있게 ‘농지개혁을 추진하고 친일파 청산에 노력했다’와 같은 세부적 예시는 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승만 독재, 박정희 중심 5.16 군사 정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전두환 신군부 정권 등 독재와 민주화 관련 주요 내용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진보좌파 언론들이 ‘2007 개정 교육과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있던 독재와 민주화 운동 관련 서술이 삭제됐다’고 표현한 것은 사실관계에서 벗어난 셈이다.
더욱이 ‘자유민주주의의 발전뿐만 아니라 시련’이라는 기준에 따라 친일파 청산이나 독재에 대한 서술은 강화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지적. ‘북한과 공산세력의 도발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시련을 주었다’는 내용도 넓은 의미에서 포함될 수 있다. <한겨레신문> 등이 “학생들이 독재체제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없애버렸다”고 서술한 건 맞지 않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가 교과서 집필기준을 바꾸는 걸 주도했으며, 이들이 ‘자유민주주의 표기’를 고집하고 일부 단원을 축소하거나 삭제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다.
진보좌파 언론에서 문제시한 ‘대한민국의 수립과 발전’이라는 단원은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당시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교육과정 초안에 대한 검토 단계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개정의 기본 취지에 맞추어 수정 방침을 밝혔다.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과 단원의 축소 등은 이 때 정해진 사안이었다. 더욱이 이 과정엔 기존의 한국사 관련 학회 관계자들은 참여했지만, 한국현대사학회 측 회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보수 세력의 논리대로 집필기준을 바꾸었다는 인과관계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진보좌파 언론들의 사실관계 오류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현대사학회 교과서위원장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의 인터뷰. <한겨레신문>은 8일자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이 교수가 “친일파 청산 관련 내용은 교과서에서 다뤄도 되고 다루지 않아도 된다. 친일파청산은 교과서에서까지 다룰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교육과정’은 ‘교과서’로 바꾸고 교육과정 개발자들의 판단에 대한 추측성 발언을 단정적인 의견으로 보도함으로써 “의미가 변질되도록 왜곡했다”는 게 이 교수 측의 주장이다. 이 교수 측에 따르면 그날 점심경 <한겨레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친일파 청산’과 같은 내용이 집필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건 교육과정 대강화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교육과정에서 친일파 청산 관련 내용이 빠져서 집필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으니 (교육과정에서 빠진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아마 교육과정에서 다룰 정도로 중요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식민지 근대화를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계속 요구했다”는 보도 또한 악의성이 다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현대사학회는 교과서위원장인 이 교수 개인의견으로 “일제의 강제병합 이후 일제에 의한 근대제도의 이식과 우리민족의 수용, 이로 인한 우리민족 삶의 실제 변화와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에 대항해 전개된 다양한 민족 문화 수호 운동을 설명해 복합적인 역사전개를 반영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일제를 긍정적으로 미화하자는 전제는 없었다.
이 때문에 진보좌파 언론들의 ‘때리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
한국현대사학회는 진조봐파 언론들을 언론중재위와 법원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회 관계자는 “진보좌파 언론들이 학문의 문제를 정권교체의 당위성으로 연결시키고, 자신들 이외의 논리는 학문의 자유나 다양성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독선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새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이나 집필기준 개발의 방침 등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는 것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