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트랙터나 만드쇼?" 재미로 보는 이태리 음식 전쟁과 자동차 전쟁 비교

최순영201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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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싸움 구경하기, 라이벌 전쟁 1 : 이태리 음식 전쟁과 자동차 전쟁

 


 

 가로수길에는 수많은 레스토랑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죠.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이 자리하고 있는 탓에, 사실상 가로수길은

이태리 음식 전쟁터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물론 가로수길을 즐겨 찾는 사람들에게

멀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지만 말입니다.

 

경쟁은 늘 그렇듯, 당사자들끼리는 피를 말리는 싸움이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덕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더 발전된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지켜보는 재미가 있죠.

남의 집 싸움 구경을 하는 심정이랄까요. 때문에 오늘은 남의 집 싸움을 구경하듯

이탈리안 레스토랑 두 곳과 그에 어울리는 또 다른 라이벌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다스티의 피자 VS 퍼 세이의 파스타

 

제 1라운드, 가로수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이벌 전은 ‘다스티’와 ‘퍼 세이’입니다.
메뉴는 두 곳 다 파스타와 피자를 메인으로 하는데요. 디테일하게 들어가 보면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파스타의 경우 ‘다스티’는 천연재료를 원칙으로 ‘건강한 레시피’를 내세우는데요.
하지만 메뉴의 종류는 그리 특별한 것 같지 않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들을
천연재료로 좀 더 정성을 들여 만드는 셈인 것이죠. 물론 맛은 좋지만 말입니다.

 

 

반면 ‘퍼 세이’의 대표 파스타는 조금 다릅니다. 드라마 ‘파스타’에서 셰프가 외쳤던
‘숟가락이 필요 없는 파스타’가 나오는데요. 이 매트한 파스타는 특이하게도 빵 속에 담겨 나옵니다.
넙적하고 둥그런 빵을 그릇 삼아, 속을 파내고 그 안에 파스타를 넣는 것이죠.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말처럼, 이 참신한 시도 하나만으로도 ‘퍼 세이’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반면 피자메뉴는 정 반대입니다. ‘퍼 세이’는 빵 그릇 파스타에 너무 주력했는지 피자 메뉴는
맛도, 모양도 그리 훌륭할 건 없는데요. 반면 ‘다스티’는 메뉴도 다양한 데다가,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도우를 만들기 시작해 화덕에 직접 구워져 나옵니다. 천연재료 덕에
신선한 재료들이 올라가 더욱 맛을 돋구죠. 특히 이곳 피자는 가로수길에서 이태리 전통의 맛을
가장 잘 표현하는 피자 중 하나입니다.

 

 

가로수길 이탈리안 레스토랑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아무래도 이태리 음식 대표주자인 피자와 파스타
모두를 잡아야 할 것 같네요. 아직까지 모두 훌륭한 요리를 내놓는 곳을 콕 집을 순 없지만,
경쟁이 있으면 기술은 언제나 발전하기 마련이기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최고의 이태리 식당에서
멋진 식사를 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싸고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이태리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냐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의식주 외에도 필요한 것들이 아주 많아졌죠. 우리는 스스로의 가치를 위해
외모를 가꾸는 일이 필요하고, 기분전환을 위한 색다른 음식이 필요하고, 상쾌한 드라이브를 위한
멋진 자동차가 필요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요.

 


 
자, 이제 또 다른 라이벌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앞 문단에 자동차가 괜히 언급된 것은 아니겠죠.
이태리 음식처럼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남자이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자동차.
경쟁 속에서 기술이 발전하기 마련인 것은 자동차 세계에서도 다를 바 없습니다.
F1이라는 경기가,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을 통해 기술의 정점을 이끌어 낸다는 경제적 이점을 위해
생겨난 경기인 것을 생각한다면 자동차 세계에서 경쟁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들의 역사를 지켜보노라면 대부분
라이벌 구도로 성장해온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라이벌 제 2라운드, 자동차 전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황소 마크를 단 트랙터, 말 궁둥이를 걷어차다

 

슈퍼카 매니아들 사이에서 람보르기나와 페라리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한 대표적 케이스입니다.
‘스피드’를 두고 무한 경쟁 관계인 두 자동차 회사가 처음부터 라이벌이었던 건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람보르기니의 이야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트랙터로
성공한 사업가가 된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여러 스포츠카를 수집할 정도로 자동차 매니아였죠.
지금도 이름만 들으면 탄성이 나올만한 메이커들의(마세라티, 벤츠, 재규어, 알파로메오 등) 차를 수집하였는데
그 중에서 페루치오는 페라리에 특별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그는
자신이 몰던 페라리의 클러치에서 생긴 문제를 발견하고 페라리에 직접 클레임을 제기하러 가게 됩니다.

 

 

 

당시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안셀모 페라리는 고집불통으로 유명하였다고 하는데,
자신이 만든 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운운하던 사람의 정체가 트랙터 사업가라는 사실에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지금도 페루치오가 맨 처음 트랙터로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으로 회자되고 있으니까요.
고집불통이었던 엔초 안셀로 페라리 역시 한낱 트랙터 사업가를 큰 존재로 인식하진 않았었나 봅니다.
그래서 페루치오의 클레임에 이렇게 대꾸하죠.


“댁은 트랙터나 만드쇼”

 

보기 좋게 무시당한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성격 남 못 준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열정적인 사업가답게(?) 스포츠카 사업을 시작합니다. 엔초 페라리의 말 한 마디로,
자동차 시장 최고의 경쟁이 발발된 셈입니다.

 

 

 

이후 결과는 모르는 사람이 없듯, 두 회사는 현재까지도 가장 인상깊은 라이벌 구도를 갖춘
자동차 회사로 많은 사람에게 각인되어 있지요. 그들 관계는 자동차 시장에서 숙명과도 같은
적수이니 말입니다. 만약 엔초 페라리가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클레임을 정중하게 받아들였다면
현재의 람보르기니는 트랙터 이름으로만 기억됐을 지도 모르겠네요.
어찌됐든 자동차 시장의 ‘스피드’ 경쟁에서 람보르기니는 트랙터가 아닌 슈퍼가로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팽패하게 페라리와 맞서고 있습니다.

 

 

 

럭셔리를 위해 60년만에 다시 태어나다

 

이번엔 스피드가 아닌, 럭셔리 쪽에 포커스를 맞춰 보도록 하죠.
욘사마, 이건희 회장의 차로 알려진 마이바흐는 독일 태생의 럭셔리카입니다.
마이바흐의 옛 역사는 1919년부터 1941년까지 약 20여 년 동안으로 비교적 긴 역사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당시 매우 고급스러운 차를 생산하는 성공한 브랜드였습니다.

41년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마이바흐의 존재는 잠잠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 다시 부활하게 됩니다.

 

 

 

마이바흐를 부활시킨 하나님 같은 존재는 바로 벤츠입니다. 나름 고급차를 만드는 세계적 브랜드인
벤츠라 하더라도 한 단계 위의 ‘럭셔리급’ 브랜드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고 싶었던 벤츠는
마이바흐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것이죠. 벤츠가 마이바흐를 통해 이기고 싶었던 상대는 바로 이 차 입니다.

 

 

 

영국 럭셔리의 상징 롤스로이스죠.
1925년부터 시작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팬텀 시리즈는 현재까지도 세계적인 대표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두 럭셔리 브랜드의 대결 속엔 숨은 두 회사의 자존심 싸움으로 연결되는데,
바로 롤스로이스는 BMW 계열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즉, 두 브랜드의 싸움은 결국 자동차 시장에서 세기의 대결이라 불리는 벤츠와 BMW의 대결인 것입니다.

 

 

럭셔리카를 만드는 기준은 단순히 금전적 가치만 있는 것은 아니죠. 차의 엔진이나 기능, 스피드 뿐만 아니라
차가 가진 이미지나 분위기도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업가 중 한 명인
지노 다비도프는 새 차를 고를 때, 늘 자신이 만든 최고급 담배를 준비시켰다고 합니다.
자동차 안에서 담배 피우는 걸 즐겼던 그는, 자동차를 고를 때도 자신의 담배를
얼마나 ‘맛있고’, ‘멋지게’ 피울 수 있느냐를 럭셔리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죠.

저도 어울리는 담배로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를 비교해 볼까 하는데요. 왠지 기품있는 억만장자가 된 기분이군요.

 

 

마이바흐와 어울리는 담배를 꼽자면 역시 같은 영국산 제품인 던힐이 떠오릅니다.
화려함보다는 절제됨 속에서 강인한 포스를 발산하는 느낌이랄까요?
마이바흐를 타고 던힐을 태우면 왠지 잘 정돈된 한적한 길을 달려야 할 것 같네요.

 
 


반면 럭셔리함과 동시에 세련미까지 추구하는 롤스로이스는 자연스레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다비도프가 연상되는군요. 롤스로이스는 마이바흐 보다는 좀 더 강렬하고 거친 매력도 가지고 있죠.
때문에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다비도프와 무척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만약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비도프를 태운다면, 아리따운 여성을 옆에 태우고 도심 한 복판을
질주해야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절제된 강인함과, 야수의 세련미. 어느 것이 더 럭셔리 하게 느껴지시나요.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죠. 어느 쪽이든 이렇게 멋진 차에서 담배를 물고 달린다면
그만큼 짜릿한 경험도 없을 것 같네요.

 


벤츠를 BMW의 운송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하하는 BMW광고

 

지금까지 라이벌 관계의 자동차들을 이야기해 봤는데요. 앞서 소개해 드린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가 각자의 포지션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는 전체적인 브랜드 싸움과도 같습니다. 이 자동차들의 경쟁을 하나씩 끼워 맞춰 보면 그들 모두
커다란 브랜드의 계열사일 뿐이고 결국 폭스바겐, 피아트, 벤츠, BMW 등의 큰손들끼리의 싸움이 됩니다.

 

 

 

폭스바겐만 해도 그룹 산하에 있는 브랜드가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부가티

등이 있으니 그 세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죠?
그렇다고 산하의 브랜드 자동차들이 결코 무언가가 부족해서 산하로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경기의 침체, 공황을 견디지 못하게 되었고, 그 중에 살아남은 기업들에 흡수되어 함께하게 된 것이니까요.
그래도 인수를 한 기업들은 최대한 그 산하 브랜드의 전통과 특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각 브랜드들의 정신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요.
물론 이 자동차들이 최고로 거듭나게된 가장 큰 이유는 경쟁이라는 라이벌 구도로
끝없는 발전을 거듭해왔기 때문이죠.

 

 

경쟁, 특히 ‘라이벌’ 구도를 가진 다양한 사례를 보노라면, 서로 이기기 위하여 전력으로 꺾으려 하지만 그렇게 주고받는 공수 속에 진화를 하듯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레이싱 경주이든 시장에서의 경쟁이든 말이죠.

의식주를 떠나, 이제 우리는 멋드러진 이태리 음식도 멋진 자동차도 필요 범주에 속하는
다변화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변화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은 경쟁을 통해
또 다른 가치를 창조해 내죠.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무한경쟁 사회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경쟁이라는 것이 인간 대 인간의 경쟁이 된다면 잔혹해질 수밖에 없지만
이처럼 발전을 낳는 경쟁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더욱이 우리는 남의 집 싸움을 구경하듯 그저 재미있게 기다렸다가, 진화한 결과물을 만나기만 하면 되니 말입니다.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라이벌’만큼 재밌고 멋진 것이 또 있나 싶네요.
이 재밌는 라이벌 이야기를 이대로 끝낼 순 없겠죠. 다음번에는 라이벌 시리즈로 이어서
세상 곳곳의 라이벌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의 집 싸움 구경, 어디 한 번 실컷 해 보자구요.

 

 

 

여자의 바람, 그 끝은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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