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자 괜찮은 여자일까요?

롬...2011.11.18
조회435

 

 제대한지 얼마안된 20대 초반 남자입니다.

 가끔 톡을 보면 여친에게 시달리는 남성분들이 있었는데요.

 그걸 보면서 저도 '나도 여자친구 생기면 저렇게 시달리는건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여친이 있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막연한 두려움이 동시에 있는..뭐 그런..

 

 고민이 많이 되는게.. 제가 올해 1월 여성 한분을 소개받았습니다. 한 10개월정도 됐습니다.

 성을 따서 J씨라고 할게요

 

 J씨는 저보다 나이가 더 많아요. 20대 후반입니다.

 보통체격에 푸근한 인상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큰 호감은 없었어요.

 

 첫만남은 어영부영 정신없이 소개만 하다가 끝나구요,

 두번째에는 서로 알아갈겸 이것저것 많이 물었습니다.

 J씨가 소극적인 면이 강해서

 물어보는건 거의 저였습니다.

 그런데 취미나 취향같은게 여러모로 저랑 비슷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연결시켜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공감가는게 있다보니 자연히 편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점점 예뻐보이고 어느새 마음속에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이해안가실 분들이 많을것 같은데.. J씨는 저한테 존댓말 씁니다..

 편하게 말놓자고 여러번 말해보고 J씨도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이미 습관화 되어버려서 포기했습니다.

 나이가 어린데다.. 여친이라는 분이 존대를 쓰는데 제가 "야야!" 이럴순 없잖아요.

 ..그래서 저도 존댓말 합니다..

 

 

 제가 여자친구는 J씨가 처음이라서 잘 모르겠는데..궁금합니다.

 J씨의 배려심은 정말 저를 좋아해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그저 엄마의 누나의 마음일까요?

 

 저는 학생이고 J씨는 공무원입니다.

 등록금은 제가 구해야 하니까 제대하자마자 알바를 구해서 하고있는데요

 J씨는 퇴근하고서 끝날때까지 저를 기다려줍니다.

 그렇다고 제가 너무 늦게끝나는건 아니에요. 1시간 정도인데

 10개월 넘게 계속 그걸 해주고 있다는겁니다.

 "누나 기다리지마요, 집에 계시면 제가 전화할게요."

 " :) 괜찮아요~ 책도 읽고 좋은데요. 오늘 카페 쿠폰 다찍으면 무료인데 뭐 마실래요?"

 이런식으로 다른화제를 제시하며 살살 빠져나갑니다.

 부담스러운게 아닙니다. 좋아하는 여자가 절 기다려 준다는데 저는 좋죠.

 문제는 미안해서입니다..

 정말 미안해서요.

 절 만나지 않았다면 이시간에 J씨는 더 좋은시간을 가졌을수도 있을테니까요.

 

 

 주말에 날잡아서 데이트를 하면 남자친구가 데이트비용의 대부분을 감수한다고들 해서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서 계산을 하는데..J씨가 슬며시 웃더니

 " :) 30%할인카드 있어요. 우리 반반씩 내고 맛난 커피마시러 갑시다."

 그러고서는 앞으로 자주 쓸지도 모르니 제 포인트카드도 만들어서 지갑에 넣어줍니다.

 얼떨결에 J씨로인해 생긴 포인트카드만도 5개가 되네요.

 

 ....100일 200일 다들 챙긴다고 해서

 저는 100일 선물로 부끄럽긴 하지만 커플 은반지를 준비해서 줬습니다.

 아무런 장식도 없고 남들이 해주는 금반지가 아니라 의기소침해있었는데

 J씨는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날 생각해줘서 그러는건가 하기에는 너무 좋아해서 저도 마음이 편했구요.

 J씨는 직접만든 텀블러, 텀블러에 넣어먹을 수많은 종류의 티백들,

 알바할때 덥다고 시원하게 해주는 목도리를 선물했습니다.

 그날 생각한게 '이여자한테 1을 주면 10을 받는구나' 였습니다..

 

 

 초반에 저희커플은 제가 저돌적인 편이었습니다.

 지금은 저의 딴지걸기, J씨의 능글맞는 성격이 어우러져

 이제는 하루하루가 재밌고 행복합니다.

 둘다 성격이 유들유들해서인지는 몰라도

 10달동안 한번도 싸워본적 없이 웃는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자격지심 비슷한 생각이 듭니다.

 곧있으면 저는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취업준비생이고

 J씨는 공무원입니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를 저를 J씨는 동생처럼 여기고 아껴주는걸까요.

 몇달뒤면 만난지 1년이 되는데 이기회에 그동안 쑥쓰러워서 잘 표현못한 마음을

 제대로 J씨에게 알려줘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