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심형래 감독은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히트한 대한민국 감독 중 한명일 뿐이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책을 보는 내내 이 사람, 정말 질기고 한결같고 사나이답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4년간 고생해 온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홀로 외로이 세상의 편견과 맞서왔던 얘기들,
그리고 수많은 비난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얘기들은
제겐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올만큼 감동적이었고, 가슴 뭉클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서 차분하게 생각해보면서
저자가 심형래 감독을 미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어차피 이 책의 출발 자체가 그런 것을... 굳이 따져 무엇하겠냐는 생각이 들어버리더군요.
오히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몰랐던 점을 알게 되서 좋았고,
자화자찬이 아닌, 지금은 심형래 감독과 함께 하지 않는 다른 이의 관점에서 전개되었다는 게
상당히 흥미롭고 긍정적으로 비춰졌습니다.
책이 심형래 감독에 대해서 썼다기보다는
고슴도치의 속성을 구체화하는데 촛점을 맞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좀 특이한 책이라서 그런지,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람들을 갑자기 여우와 고슴도치로 나누게 되더군요. ^^
누구는 여우같애. 누구는 고슴도치야. 라고 말이죠.
저는 책을 덮고 심형래 감독은 정말 고슴도치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주욱 이어져온 디워나 심형래 관련 논란들은
오직 한 길만을 걸어오던 고슴도치를 놓고
수많은 여우들이 잡아먹으려고 꾀를 부린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가 보게 된 단락인데 느낌이 있는 글이라 올려봅니다.
실수에서 배우는 가장 효율적인 상처치유법
<디워>가 후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2006년 봄, 심형래 감독이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했다.
이슈메이커를 스튜디오로 초대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이었다. 심형래가 출연하자 방청객들은 하나같이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웃음을 주는 사람' '친근하고 바보스러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패널들이 차례로 돌아가며 질문을 던졌다.
"용가리를 제작할 때 마침 DJ정부로부터 '신지식인', 최초의 신지식인 칭호를 얻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IMF로 참 어렵던 시절인 그때, 국가적인 영웅으로 떠오르셨는데요.... 막상 영화가 개봉된 뒤에는 '이거 사기당한 거 아니냐' 하는 거의 정반대의 평가가 있지 않았습니까?"
처음부터 강도 높은 질문이 들어왔찌만 심형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 용가리가 돈 빌려가서 떼어먹었습니까?"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패널들은 물러서지 않고 질문을 던졌다.
"실제로 소송도 여러 건 있지 않았나요?"
일순간 스튜디오에 긴장감이 감돌았따.
심형래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용가리가 사기다 . 해외에서 국제적인 망신을 시키고 있다고들 했었죠. 용가리가 칸에서 술 먹다 오줌 싼 것도 아니고...
그래서 무슨 국제적인 망신인가 했죠."
스튜디오 안은 또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분위기가 생각처럼 돌아가지 않자 패널들은 난색을 표했다.
"그 때만 해도 해외에 나간 게 용가리 딱 한 편이었어요. 그러면, 저는 그래요. 해외 시장에 못 나간게 더 창피한 거지, 해외 시장에 나간 게 창피한 게 아니잖아요. 뭔가 도전을 해보고, 뭔가 해보고 나서 그게 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거기서 배워 또다시 도전하고... 그렇게 해나가는 게 저는 제가 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형래가 정색을 하고 답변을 하자 패널들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시험에 낙방한 사람, 사랑이나 결혼에 실패하고 상처를 받은 사람 등 사람은 누구나 가슴속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더구나 그것이 자신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빚어진 것이라면 세월이 흘러도 쉬 잊지 못한다. 보통 사람들은 이럴 때 과거의 상처가 자신을 갉아먹도록 방치한 채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다. 하지만 심형래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살을 돋게 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패널이 자신의 아픈 상처를 바늘로 쿡 찌를 때, 그는 놀라거나 침울해하는 이상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그땐 그랬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세를 보였다. 상처가 덧나지 않고 아물레 하려면 과거의 아픔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상처를 효율적으로 치유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두 번째, 자신의 실수나 실패를 부끄럽게 여겨서는 안 된다. 범죄가 아닌 이상, 실수나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범하고 실패를 겪게 되어 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세상의 섭리다.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때는 나만 혼자 고통받는 것 같고, 나만 혼자 바보같이 여겨지지만 멀리 보면 그다지 큰일도 아니다. 크게 실수했다면 크게 만회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맘 편하게 먹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세 번째, 상처는 미래를 통해 치유해야 한다.................................
진중권 교수님이 100분 토론에서 디워와 심형래 감독을 비평할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그때 일리있는 말이다라고 생각해서 연방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혼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을 놓고 언론에서 좀 심하게 난도질 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지난 일이지만 진중권 교수님의 촛불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으로서 진중권 교수님도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의 놀라운 변화를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얘기가 길어진 것 같습니다. 암튼 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는 고슴도치들이 넘쳐나는 튼실한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진중권 교수님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집어든 저는 아무생각없이 주욱 읽어갔습니다.
고슴도치 성공전략이라는 책이었습니다.
그냥 단순한 호기심에 읽게 된 책인데, 무섭게 빠져들게 하는 기묘한 책이었습니다.
제가 디워도 보았고, 100분 토론도 유심히 지켜보았고,
진중권 교수님에게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심형래 감독을 지켜본 저자가 심형래 감독에게서 느낀 점들을 엮어
고슴도치 성공전략이라고 풀어낸 리더십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심형래 감독에 대한 저의 생각이 180도 달라져 버렸습니다.
디워를 보면서 씨지는 훌륭한데 스토리가 조금 엉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100분 토론을 보면서 진중권 교수님이 하신 말씀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심형래 감독은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히트한 대한민국 감독 중 한명일 뿐이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책을 보는 내내 이 사람, 정말 질기고 한결같고 사나이답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4년간 고생해 온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홀로 외로이 세상의 편견과 맞서왔던 얘기들,
그리고 수많은 비난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얘기들은
제겐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올만큼 감동적이었고, 가슴 뭉클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서 차분하게 생각해보면서
저자가 심형래 감독을 미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어차피 이 책의 출발 자체가 그런 것을... 굳이 따져 무엇하겠냐는 생각이 들어버리더군요.
오히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몰랐던 점을 알게 되서 좋았고,
자화자찬이 아닌, 지금은 심형래 감독과 함께 하지 않는 다른 이의 관점에서 전개되었다는 게
상당히 흥미롭고 긍정적으로 비춰졌습니다.
책이 심형래 감독에 대해서 썼다기보다는
고슴도치의 속성을 구체화하는데 촛점을 맞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좀 특이한 책이라서 그런지,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람들을 갑자기 여우와 고슴도치로 나누게 되더군요. ^^
누구는 여우같애. 누구는 고슴도치야. 라고 말이죠.
저는 책을 덮고 심형래 감독은 정말 고슴도치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주욱 이어져온 디워나 심형래 관련 논란들은
오직 한 길만을 걸어오던 고슴도치를 놓고
수많은 여우들이 잡아먹으려고 꾀를 부린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가 보게 된 단락인데 느낌이 있는 글이라 올려봅니다.
실수에서 배우는 가장 효율적인 상처치유법
<디워>가 후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2006년 봄, 심형래 감독이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했다.
이슈메이커를 스튜디오로 초대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이었다. 심형래가 출연하자 방청객들은 하나같이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웃음을 주는 사람' '친근하고 바보스러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패널들이 차례로 돌아가며 질문을 던졌다.
"용가리를 제작할 때 마침 DJ정부로부터 '신지식인', 최초의 신지식인 칭호를 얻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IMF로 참 어렵던 시절인 그때, 국가적인 영웅으로 떠오르셨는데요.... 막상 영화가 개봉된 뒤에는 '이거 사기당한 거 아니냐' 하는 거의 정반대의 평가가 있지 않았습니까?"
처음부터 강도 높은 질문이 들어왔찌만 심형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 용가리가 돈 빌려가서 떼어먹었습니까?"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패널들은 물러서지 않고 질문을 던졌다.
"실제로 소송도 여러 건 있지 않았나요?"
일순간 스튜디오에 긴장감이 감돌았따.
심형래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용가리가 사기다 . 해외에서 국제적인 망신을 시키고 있다고들 했었죠. 용가리가 칸에서 술 먹다 오줌 싼 것도 아니고...
그래서 무슨 국제적인 망신인가 했죠."
스튜디오 안은 또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분위기가 생각처럼 돌아가지 않자 패널들은 난색을 표했다.
"그 때만 해도 해외에 나간 게 용가리 딱 한 편이었어요. 그러면, 저는 그래요. 해외 시장에 못 나간게 더 창피한 거지, 해외 시장에 나간 게 창피한 게 아니잖아요. 뭔가 도전을 해보고, 뭔가 해보고 나서 그게 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거기서 배워 또다시 도전하고... 그렇게 해나가는 게 저는 제가 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형래가 정색을 하고 답변을 하자 패널들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시험에 낙방한 사람, 사랑이나 결혼에 실패하고 상처를 받은 사람 등 사람은 누구나 가슴속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더구나 그것이 자신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빚어진 것이라면 세월이 흘러도 쉬 잊지 못한다. 보통 사람들은 이럴 때 과거의 상처가 자신을 갉아먹도록 방치한 채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다. 하지만 심형래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살을 돋게 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패널이 자신의 아픈 상처를 바늘로 쿡 찌를 때, 그는 놀라거나 침울해하는 이상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그땐 그랬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세를 보였다. 상처가 덧나지 않고 아물레 하려면 과거의 아픔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상처를 효율적으로 치유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두 번째, 자신의 실수나 실패를 부끄럽게 여겨서는 안 된다. 범죄가 아닌 이상, 실수나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범하고 실패를 겪게 되어 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세상의 섭리다.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때는 나만 혼자 고통받는 것 같고, 나만 혼자 바보같이 여겨지지만 멀리 보면 그다지 큰일도 아니다. 크게 실수했다면 크게 만회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맘 편하게 먹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세 번째, 상처는 미래를 통해 치유해야 한다.................................
진중권 교수님이 100분 토론에서 디워와 심형래 감독을 비평할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그때 일리있는 말이다라고 생각해서 연방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혼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을 놓고 언론에서 좀 심하게 난도질 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지난 일이지만 진중권 교수님의 촛불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으로서 진중권 교수님도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의 놀라운 변화를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얘기가 길어진 것 같습니다. 암튼 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는 고슴도치들이 넘쳐나는 튼실한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