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다

정태웅201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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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다

  [동사] 사리를 분별하여 판단하는 힘이 생기다.

 

 

훈련때문에 부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뛰다니다

우연찮게 만난 상근 녀석이 보여 흔해빠진 통성명을 하고나서

뜬금 없이 물었다.

"네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뭐야?"

그 녀석 왈,

작가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대답.

 

문득 예전 자공인으로 문학소년이라 부르며 글 쓴다고

겁적대던 나의 고등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세상의 희노애락을 혼자만이 짊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던 그때.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목 메임과 울렁임이 움틀대던 그때의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시간이 흐르며 나에게는 꿈이 생겼고

예전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들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적인 과정이 세워졌던 것 같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 걸릴 목표를 향한 스텝을 거쳐가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마주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꽉 채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멋쩍게 서있는 상근 녀석에게 이야기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현실적인 이야기들과

첨부하여 자신에게 동기부여할 수 있는 큰 포부도

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어떻게보면 참 무책임한 대답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철이든다는 것.

 

울 아부지는 아직도 스스로 어리숙한 철부지라신다.

 

내 머리에 흰 눈이 가득 내릴 때나

내가 철들었는지 알른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과 그 인생에 관련된 사람들을 책임지는 것을 넘어서

더 많은 사람들을 품고 책임질 수 있는 큰 마음을 가지는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더 진하고 은은한 향을 품어야 할

이유를 한 가지는 더 얻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