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사용한다고 전의경 욕하시는 분들께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926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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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올해 3월에 전역한 의경입니다

 

 어제 명동 시위 진압에 물대포를 사용했다고 전의경을 욕하시는 분들

 

 욕하시기에 앞서서, 전의경이 진압이란 걸 왜 하는지, 하게 되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하게 되는지 먼저 알아 주셨으면 하기에 이 글을 씁니다

 

 

 

 먼저 우리나라에는 법이 존재하기에, 어떠한 단체가 공공장소에서 시위를 원할 시에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정해진 법 안에서 하게 됩니다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시위를 하게 되면, 그 시위 현장에는 전의경이 무조건적으로 배치가 됩니다

 

 

 시위 현장에 전의경이 배치되는 이유는 시위하는 분들이 시위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방해하지 않도록 합법적인 시위할 권리를 보장해 안전하게 시위를 끝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혹시 모르게 위험한 상황으로 번지게 되었을때 시위하지 않는 다른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일어나는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배치되는 것입니다

 

 

 절차를 거치지 않은 기습적 시위가 아니고 시위하시는 분들이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시위를 한다면 절대로 진압같은건 하지 않습니다

 

 

 전의경이 진압을 하는 것은 시위하시는 분들이 도로 위를 점거하거나 위험해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해놓은 시위 도구들(예를 들어 화염병이나 죽창 등)을 사용해서 시위하지 않는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보거나 위험하다고 판단될 때에 진압하는 것입니다

 

 

 진압할때는 말도 없이 바로 위에서 명령 내리고 밑에서 실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보니 위험한 행위를 계속하면 진압을 할 수 밖에 없다고 3차까지 경고한 후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경우 진압을 하겠다고 선포 후에 진압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시위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정치판이 잘돌아간다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시위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시위하는 분들의 시위할 권리도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시위를 하지 않는 다른 시민들이 안전하고 피해 받지 않아야 할 권리도 중요하고 소중합니다

 

 

 물론 정말 중요한 문제이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 중요하고 뜻깊은 명분을 가지고 하는 시위가, 남들이 나서서 하지 않는 일을 나서서 해주시는, 칭찬을 받아도 모자랄 분들이 뜻 깊은 명분을 가지고 하는 그 멋진 시위가 평일 명동 도로 위에서 이루어진다면 당장 오늘 할 일이 바쁜 수많은 시민들 입장에게는 너무 이기적이고 불편을 겪는 행위로 여겨지지 않을까요?

 

 이런 시급한 문제로 시위 하는데 법이 뭐가 중요하고 우선이 되야 하냐는 분들

 

 악법도 법이라 했습니다

 

 법을 무시하면서 시위하는 분들이 찾는 시위할 권리도 법으로 정해진게 아니던가요?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만 하는 시위라면 더더욱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알려야 더 와닿고 의미있는, 힘이 되는 시위가 되지 않을까요?

 

 법을 지키면서 해야 더 당당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을까요?

 

 정치인들이 개판이라고 우리마저 법을 안지키면 법은 누가 지켜야 하는겁니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이 틀린건 아니지만

 

 그래도 윗물이 똥물이라고 아랫물까지 똥물이 될 순 없지 않습니까

 

 그럴수록 우리가 지키고 우리가 맑아져야 우리가 하는 말이 더 당당해지고 힘있어지는거 아닐까요?

 

 

 

 어느 시위에서 전의경이 진압한다는 기사들을 보면 항상 왜 진압하고 어떠한 과정이 있어서 진압을 하는지는 생략을 한 채, '좋은 명분으로 시위하는데 전의경들이 막고 하지 말라고 한다' 는 식으로 보도를 합니다

 

 시위 현장에서 전의경들이 진압하기 전까지 어떠한 일을 당하는 지는 전혀 알려주지 않으면서...

 

 전의경들은 절대 시위를 못하게 막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청한 시간까지 안전하게 시위를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사람들입니다

 

 야간집회 허용 되고서는 야간에도 합법적으로 시위를 하게 되어 어떨 때는 밤새 대기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의경들, 물론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배치되고 고생하는 사람들입니다

 

 '의경은 지원해서 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분들

 

 지원 안한다고 군대 안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군인들과 하는 일은 다르지만 남자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국방의 의무를 시민들의 안전을 보다 가까이에서 지키는 일로 대신하는 사람들입니다

 

 

 

 잘한다고 칭찬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전의경들 정말 고생한다고 넋두리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전의경들은 해야할,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전의경들은 단지 해야할,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일 뿐인데 그것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 마저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억울하고 슬플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중 누군가의 형, 오빠, 동생, 친구인 전의경들을 욕되게 만들진 말아주세요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