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접입가경

크리스탈20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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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까마귀 울음소리 방자하다.

 

민주당은 2008년 광우병 촛불난동 때 민노당과 보조를 맞추며 길거리 야인이 되었었다. 제도권 정치인이 길거리에 주저 앉아 촛불까지 밝혀야 했던 궁상스러움을 불러 온 것은, 다름아닌 2008년 4월의 총선참패였다. 존재감 상실은 민주당을 거칠게 만들었고 국회에서 전기톱과 망치를 동원한 폭력까지 휘두르게 만들었다.

그러한 민주당의 고민이 녹아든 한미 FTA 반대투쟁이 종결 되었다. 아울러 자신들이 도장 찍은 한미 FTA를 부정하고 극렬한 반대투쟁을 하게 만든 것은, 반대투쟁을 주도함으로서 야권통합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한미 FTA 반대 투쟁이라는 야권통합의 동력을 잃은 민주당이 중앙위원회를 열었다.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합작하여 그간 추진한 야권 통합을 중앙위원회를 통해 재가를 받으려 했지만 강력한 당내 반발에 한 발짝 물러났다. 이날 회의에서 격렬한 언쟁과 욕설까지 오가는 충돌로 원안은 표결에 조차 올리지 못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이 "자꾸 발언을 막고 의결하자고 하면 안 된다"며 표결을 방해하는 듯한 김 빼기에 나서기도 했다.

손 대표는 국민의 명령과 시대적 요구라는 명분으로 야권통합을 외쳤지만 일부 당원들은 손 대표에게 한나라당에서 온 사람을 퇴장 시키라며 맞받아 쳤다. 이어지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 일부 당원들은 멱살까지 잡는 등 실력행사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까지 치달았다.

민주당내 반발세력은 손 대표를 위시한 소위 지도층에 대한 반발로 비춰지지만 사실상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위시한 독자전당대회파와의 갈등이 근원이 되고 있다. 야권통합의 주도권이 손 대표나 정 의원에게 넘어간다면, 민주당의 정통세력을 자처하는 독자전당대회파는 설 땅을 잃어버리고 범야권통합의 격량에 존재감을 수장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번 충돌의 근원인 것이다.

한미 FTA 반대투쟁에서 동반자적 전략적 파트너로 손 대표와 정 의원은 돈독하게 호홉을 맞추었지만, 야망이 큰 두 사람의 욕심은 언젠가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뇌관이 자라고 있다. 아직까지는 좋은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민주당으로서는 다행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슴 속 동상이몽은 결국 그들을 견원지간으로 만들 것이며, 두 사람의 앞날은 비관적일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은 당내 내홍도 버거운데 외부적으로도 고되기는 만찬가지다.  안철수 원장의 정치권 부상으로 한나라당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것은 민주당이다. 10.26지방선거에서 전멸하다시피 무너졌고, 상징적인 서울시 보궐선거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수치스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안 원장의 등장으로 차기 대선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불리던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의 동요는 크지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원하거나 호감을 가졌던 지지층이 전적으로 안 원장 쪽으로 돌아섬으로서 그야말로 민주당은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이다. 즉 안 원장의 지지세력은 민주당, 또는 범야권 이탈지지층이 절대적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만약 한나라당과 안 원장이 창당할 신당이 차기 대권을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된다면 민주당의 존재감의 추락이 아니라 상실이 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와 두려움이 범야권 통합을 서두르게 만들고 있고, 민주당내 유력한 정치인들은 범야권 통합의 헤게모니에서 멀어진다면 정치생명은 끝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유력자들이 민주당내 지분은 확실하게 챙겨 놓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갈등과 자중지란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범야권 통합의 동력을 제공했던 한미FTA 반대투쟁도 이제는 약발이 모두 떨어졌고, 무엇인가 범야권을 묶어둘 공동목표가 필요하지만 곧 총선이다. 한자리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계파간의 알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러한 알력이 이종세력간의 갈등으로 번지게 된다면 범야권 통합이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은 살기 힘들기만 한데 보살필 생각은 없고 오로지 정치인 개인적 야망과 당리당략에 함몰된 민주당의 업보이다. 스스로 자처한 업보요, 산중으로 쫓긴 민주당 앞날에 해는 떨어지고, 비는 내리고, 까마귀 울음소리 방자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