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 허용해야 할까?

Moon20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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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는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문제로, 그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이다. 찬반 양쪽의 각자의 이유와 근거가 있겠지만 나는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허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음 글에서 찬성론의 근거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후 해결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보려고 한다.

 

■ 진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다?

병·의원이나 약국이 부족한 곳에서 응급상황에서 슈퍼 등에서 일반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이것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자가진단만으로 약을 구입하게 되기 때문에 증상에 맞지 않은 잘못된 약을 구입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약물의 오·남용과 중복 투약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약을 질병 완화나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다른 경우에 사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게보린 다이어트를 들 수 있다. 진료 공백 같은 경우는 일정한 지역단위로, 존재해야 하는 병·의원의 최소 숫자를 법으로 정하는 편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는 동네 소규모 약국의 영업에 지장을 줘서 진료 공백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슈퍼 판매로 인한 영업의 어려움은 동네약국의 폐업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국민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 접근성이 좋아진다?

일단 식품의약품 통계연보(2010)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약국 숫자는 2009년 기준으로 20,679개로 접근성이 대체로 좋은 편이다. 실제 거리를 나가보아도 약국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접근성을 이유로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약국의 접근성은 이미 충분한 수준이기 때문에 접근성 제고를 이유로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 가격이 더 저렴해질 것이다?

대한약사회는 "약국에서 의약품을 팔면 비싸고 대형 할인마트에서 약을 팔면 쌀 것이라는 인식은 의약품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의 가격이 비싼 것이 아니라 제약업체에서 약국에서 공급하는 출하가격이 높은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국 약국을 샘플링 해 다소비 일반의약품 50여 품목에 대한 판매가격을 자체적으로 가격을 조사한 결과 약국들의 일반의약품을 거의 마진 없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유명 품목의 경우 제약사들이 공급한 가격 그대로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품목의 마진율이 10%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약값이 비싸다는 인식은 단순한 소비자 구입가 측면에서 바라 본 것일 뿐 제약사들이 공급하는 출하가격은 무시한 것이라고 대한약사회는 설명했다. 특히 대한약사회는 "이 같은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대형마트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면 약가가 저렴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된다?

일반의약품을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면 서비스 산업이 더 활성화될 수는 있겠지만, 그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생각한다.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주력하는 식품이나 공산품 등 다른 제품에 비해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약품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판매에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제약회사는 광고를 통해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의약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데 주력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소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최근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국민들의 건강권 보장이 목적이 아니라 대형 제약회사들의 잇속 채우기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 대안

1. 약사의 복약지도방법 개선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찬성하는 사람들 중에는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때 약사의 복약지도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별 소용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문에 약사들이 약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정확하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약사들은 사명을 갖고 일반의약품 판매 시 소비자에게 어려운 용어는 알기 쉽게 설명하고, 중요한 사항은 꼭 확인하여 약물 오·남용과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복약지도 시 설명서를 첨부하여 소비자가 약을 복용할 때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약사들에게 효과적인 복약지도법을 위한 강의나 토론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게 하는 것도 복약지도방법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2. 당번약국제의 보완

현재 당번약국제는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것은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찬성에 대한 주장을 더욱 거세게 만드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당번약국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그것을 지키는 약국에 별다른 이점도 없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지도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온전히 약국의 자율성에 당번약국제를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번약국제를 잘 이행하는 약국에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거나, 지키지 않는 약국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 횟수에 따라서 영업 정지를 내리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당번약국제와 함께 24시간 운영하는 약국을 동네나 지역별로 만드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