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 계속 살아도 돼나요?

그린그림2011.12.01
조회132

왠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학교때부터 몇몇 애들이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때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걸핏하면 저를 보고 싸이코라고 하지 않나. 음담패설을 하지 않나.

나는 싫다고 하는데도 집 앞까지 쫓아오지 않나...

선생님께 이야기하면 선생님에게 이르고 다닌다고 또 뭐라고 하고

부모님께 이야기해도 내가 뭔가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냐는 말만 듣고

그렇다고 참고 다니자니 속이 썩을 것 같았어요.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중학교 때 저를 괴롭히던 애들과는 헤어지게 되었지만

(한 애는 고등학교까지 절 쫓아오겠다고 말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어요)

이번에는 다른 애들이 저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거예요.

제 인격을 무시하는 말을 하거나 발표할 때마다 막 비웃는 건 예사였어요.

제가 뭐라고 하려고 하면 비논리적인 말로 막 우겨대는데.

그게 말도 안 됀다는 걸 알면서도 기에 눌려 뭐라고 말도 못했어요.

고 2때는 어떤 애가 전자사전에 제 이름과 함께 '바보' 이런 식으로 입력을 하는데.

제가 뒤를 돌아보면 안 그런것처럼 시치미를 떼곤 다시 그 짓을 반복하는거예요.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면 오히려 별 거 아닌거 가지고 뭐라고 한다고 화를 내고.

또 어느 날에는 애들이 막 몰려있길래 무슨 일인가 해서 가봤더니

그 애가 제 뒤통수에 대고  '꼴에 여자라고 그런거에 관심이 있나봐?'라고

얕보고 무시하는듯한 말투로 말하는 거예요. 그 때 저는 무슨 상황인지도 몰라 가만히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때 노출증 환자가 학교에 나타나서 애들이 몰려있는 거였어요... 아...

 

별 수 있나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내게 도움을 줄 수 없는걸.

하지만 참는다고 해서 그 애들이 그걸 알아주는 것도 아니잖아.

뭘 어떻게 해도 괴롭힘은 멈추지 않아.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사라져버리면 끝날까.

매일매일 그런 생각이 들었고,

학교에서 칼로 자해를 시도한 적도 있었고 늘 죽을까? 란 생각을 달고 살았어요.

하지만 역시 무섭더라고요. 무서워서 할 수 없었어요.

아직 꿈도 못 꾸고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내가 죽는다고 해도 그 애들이 반성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래서일까요? 중학교~고등학고 때의 기억은 거의 나지 않아요.

분명 그 때도 나에게 잘해주었던 친구들, 좋아했던 선생님이 있었을 텐데

그런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오직 저를 괴롭혔던 애들의 기억만 남아있는거예요.

 

대학에 들어가니까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은 없어졌어요.

하지만 이제는 제가 사람을 무서워하게 되었어요.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겨도

저 사람이 나를 괴롭히면 어쩌지?

나를 거북해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부터 먼저 든다고요.

어쩌다 길에서 저를 아는 척 하며 중학교 때 친구였다며 다가오는 애들을 볼 때마다

그 애들이 누군지 기억이 안 나서 씁쓸해하기나 하고...

사람 사귀는 걸 무서워하다보니 과에서도 겉돌고. 밥은 혼자먹고.

학교생활은 집-학교에서 끝. 참 재미없는 인생이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는데 그걸 실행할 용기도 나지 않아요.

부모님께서도 그런 저를 걱정하시지만 사람 사귀는 게 무서운걸 어떡해요.

난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은데 갈수록 흥미가 사라져가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유로 재수를 해가면서까지 예대에 진학했는데

그림을 그려도 동기나 선배에 비해 내 그림은 초라하고 개성 없어보이고...

장난도 장난으로 받아들이기 힘들고

누가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다 나에게 내는 거 같고

울면 운다고 뭐라고 하고. 웃으면 바보같이 보인다고 뭐라고 하고.

내 그림은 아무도 좋아해주는거 같지도 않고...

부모님 죄송해요.

부모님께서 힘들게 돈을 버신다는 걸 알면서도 이러고 있는 제가 너무 한심해요.

 

하지만 그래도 변명을 한다면...

저도 사는 게 너무 쉽고 우스워서 이러는 게 아닌걸요.

세상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넘을 수 없을 거 같아서 이러는걸요.

 

이런 내가 너무 싫은데도

살아야겠다는 의욕도 없는데도, 그런데도-

죽는게 무섭다는 이유 때문에 계속 살고 있어요.

지금도 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죽음에 대한 충동이 함께하는걸요.

 

가족들도 제가 이상하다고.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하는데... 사실이예요.

어떨 때는 저 스스로도 저를 이해 못할 때가 있는걸요.

지금은 스스로 감정 조절도 못해 아침저녁으로 약을 먹고 있고

그래도 우울감은 밀려오고. 내일도 똑같이 재미없는 삶을 살다 잠들겠지.

 

나야말로 정말 잉여인간이잖아. 아무것도 도움 되는거 없고 잘 하는 것 없는 잉여인간.

이런 나는 왜 살아있는건지 모르겠어. 이런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나도 살아도 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두서 없는 글이지만, 그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