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 초라해져서 고민

행인3 2011.12.02
조회470

 내가 중학교 3년 내내 짝사랑한 애가 있어. 난 여자.

아직도 생생하다. 중학교 입학한지 며칠 안되서 복도에서 처음 보고 진짜 굳어버렸어..ㅋㅋ

얘는 인기가 많은 애였어. 키가 큰편이었고(14살때 172정도)

피부가 소금 넣기전의 사골국물 색이었고 귀티가 줄줄 흘렀어.

그래봤자 무의미한 중딩의 실력이지만 공부도 운동도 꽤 했고. 친구도 많았어.

그냥 우리 학년에서 "나 좋아하는 남자애 생겼어" 이럼 "아~ 3반의 걔?" 이렇게 바로 생각할 정도의 인기였어.

난 원래 활발한 성격이지만 얘 앞에선 꼼짝도 못했고ㅜㅜ

3년동안 말도 두번정도밖에 못함.

버디버디 쪽지 잘못보낸척하면서 쫌 말한거하고 ㅋㅋ

맨날 책 안가져온척 하면서 걔랑 같은반 친구한테 가서 책 빌리면서 슬쩍슬쩍 보고..

나 살던 아파트 옆라인 살았는데 라인 잘못찾아온척 하면서 엘리베이터 같이 타려다가 맨날 실패함 ㅠㅠ

그리고 중3때는 나랑 겉으로는 친한 귀척쩌는 여자애랑 사귄다고 해서 내가 펑펑 울기도 했었징.

 

암튼 중학교 졸업하고는 학교가 갈라졌고 내가 이사까지 오면서 길에서 2번 정도 마주친게 다야.

근데 얘가 키가 중1때 정도로 그냥 멈추더라고;; 그리고 머리만 점점 크고.. 살찌고..

그래서 고딩때 마주쳤을때 좀 충격이었어.

그런데 최근에 얘가 한양대 에리카 건축? 거기 갔다는걸 알게됐어.

나 사는 지역에서 제일 좋은 학원 괜찮은반 다니고 해서 그정도 갈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하긴 나도 내가 중경외시 라인 탈지 몰랐으니까 ㅋㅋㅋ

 

어제 중딩때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가 최근에 그 남자애를 만났대.

"야 너 걔 아직도 좋아하냐? 니가 훨씬 아깝다 진짜 ㅋㅋㅋ 걔 진짜 못생겨졌어."

막 이러길래 뭔가 씁쓸해졌어.

중딩때 걔는 정말 다가갈수 없는 그런 존재였는데ㅠㅠ

 

반면에 중고딩 5년동안 나 좋아한다고 계속 쫓아다니던 애는 조기졸업하고 카이스트 가고.

재수학원에서 나 좋아한다고 맨날 시 써주던 군필 오빠는 연의감 ㅋㅋ

 

중딩때 쓴 일기를 보면 80%가 걔 얘긴데..ㅠㅠ 내 추억의 아주 큰 부분인데.

사람을 그런 조건들로만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반짝반짝 빛났던 애가 이젠 남이 보기에 별거아닌 애가 되버리다니ㅠㅠ

뭐 나도 초라해졌지만... 

마음이 너무 허하당..... 차라리 소식을 물어보지 말걸 ㅠㅠ

나같은 일 겪어본 사람 없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