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도 아니고 친정살이가 왠 말입니까..ㅠㅠ

...2011.12.02
조회4,195

2달 된 아가를 두고 있는 초보엄마입니다.

 

남들은 시집살이로 고민들 하시는데

전 뜬금없이 친정살이(?)를 하게 되어 조언 좀 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결혼하시고 아이가 들어서지 않으셔서 병원도 오래 다니시고

10년 가까이 맘 고생 하시다가 힘들게 절 낳으셨습니다.

특히나 자식을 키우는게 삶의 목표라고 생각하시는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애착이 많으셨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작년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올해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이를 임신하자 저에 대한 아버지의 애착이 이젠 제 아들에게 옮겨 간 것 같습니다.

 

 

임신기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화를 하시고..

제가 임신 기간 중에 불면증이 너무 심해져서 밤새 거의 잠에 들지 못하고

새벽에 신랑 출근 시키고 살짝 잠이 들라치면 아버지가 전화를 하십니다...

 

그래도 임신중에는 저 하나 밖에 없으니 괜찮았습니다.

저만 잠 좀 못자고 피곤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아이를 낳고나서도 매일 전화하는건 여전하신데 문제는 아이입니다...

 

아이를 키워보신 엄마분들이면 아시겠지만 잠투정 심한 아이를 재워놓으면

행여나 깰까봐 발 뒤꿈치도 들고 다니고 정말 조용조용 하게 있지 않습니까..

근데 꼭 자고 있으면 전화벨 소리에 아이가 깹니다...

 

하루 한 번은 기본이고 티비나 신문을 보다가 조금만 아이에 관한 내용이 나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해서 꼭 찾아보라고 신신당부 하십니다.

(얼마 전 물티슈 사건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같은 기사가 나오면 몇 일 동안은 그 주제로 강연 듣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아이 깨니까 전화하지 마시라고 하면

A형 중에서도 극소심한 성격이신 아버지 성정에 분명 삐져서 몇 달은 갈것이 불 보듯 뻔하고..

 

아버지 전화하실 때 일부러 목소리를 거의 안들릴만큼 내고 아기 자서 말하기 힘들다고 해도

그럼 그냥 들으라며 본인 하실 말씀은`다 하시구...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집전화기는 무음으로 해놓고 제 폰은 진동으로 해놔서

아버지 전화가 와도 벨소리를 못들어서 못받은 것 처럼도 해보았더니...

 

이제는 저한테 매일 아가 안잘 때 하루 한 번씩 전화를 하라고 하십니다.........

 

이게 무슨 팔자에도 없는 친정 살이란 말입니까..;;

 

 

오히려 저희 시어머니는 정말 저 아껴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급하게 말할 있을 때는 아가 잔다고 문자로 연락 주시고 하시는데,,

(저희 시어머니 젊고 센스 있으셔요 '-'乃)

 

 

차라리 친정 엄마가 그러라고 하면 엄마랑은 뭐 예전에 이래저래 수다도 잘 떨고 하던 사이이니

아가 안 잘 때 매일 잠깐씩 전화하고 그럴 수 있겠지만..

솔직히 아버지랑은 무슨 할 말이 많아서 매일 전화를 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 친정엄마가 그러라 했다면 그냥 웃으며

"에이~엄마 귀찮아~ 매일 못해애~~"하고 애교로 거절할 수 있을꺼 같은데...

위에도 썼듯이 아버지 성격상 못하겠다 하면 분명 몇 달은 삐지실게 불 보듯 뻔합니다;;

 

 

시집살이가 심하다면 신랑한테 니가 대신 못한다 말이라도 해달라고 하겠지만...

이건 머., 신랑한테 말할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네요...

 

아버지한테 맘 상하지 않으시면서 좋게 돌려 말해서

매일 전화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