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내가 여자였어도 결혼기념일에 1시간이나 오가도 못하는 차들 속에서 거북이 속도를 내면 짜증이 솟구칠만 하다.
"조금만 참아 거의 다 왔어."
삐진듯한 아내의 시선을 애써 피해 애꿎은 핸들만 쥐어 짜고 있다.
아는 형의 추천으로 정말 기가막힌 요리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는 중이다.
맛이 확실하지도 않은 가게로 결혼기념일에 아내를 데려가는 대책없는 남자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맛없으면 50만원 보상' 이라는 말도 안되는 조건이 있다던 선배의 말을 듣고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는 얘길 것이다. 혹시라도 맛이 없다면 50만원 받아서 아내한테 명품이라도 하나 더 얹어주자는 속셈도 있었다.
시내와는 조금 멀리 떨어진 산을 향해 한참을 달리고 나자 자그마한 식당이 하나 보였다.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보아하니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았다.
가까이서 보니 마치 오래된 통나무 집을 식당으로 개조해놓은것 마냥 낡은 기운을 풍기는 집이었다.
원래 맛집이 이렇게 허름한 거라고 스스로 위안한 뒤 아내와 함께 문을 들어섰다.
"어서오십쇼! 두분이십니까?"
활기찬 주인의 인사와는 달리 실내는 썰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맛집이라는 곳이 이렇게 손님이 없을리가 없었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며 돌아가면 선배에게 꼭 따지리라 마음먹었다.
"여보, 이 집 진짜 맛집 맞어?"
아내도 내 생각을 읽은건지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뭐... 일단 먹어봐야 아는거지. 다른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럴수도있고 말이야. 분위기는 좋네."
불안한 기색을 감추고 아내를 달래며 자리에 앉혔다.
테이블에 놓아진 메뉴판을 열자 당황스럽게도 요리가 [요리사 추천] 하나밖에 없었다.
"저기... 이집은 메뉴가 하나밖에 없나요?"
"그렇습니다. 대신 맛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맛없으면 전액을 환불해 드리죠."
주인은 뭔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그럼 그걸로 둘 주세요"
맛없으면 50만원 주는거 아니었나 라는 말을 삼키고 쪼잔해 보일까봐 내색하지 않고 음식을 주문했다.
아내는 가게가 그다지 맘에 안드는듯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물만 연거푸 마셔댔다.
미칠것만 같은 고요함 속에서 나는 바늘방석에 앉은것만 같아서 물도 안넘어갔다.
"저기... 생각해 보면 일년이 참 긴듯 짧아. 벌써 일년이야 여보."
다행히도 아내가 적막을 깨고 대화를 던졌다.
"그러게... 이러다 조만간 손주도 보겠어"
긴장이 풀려선지 나도모르게 실없는 농담이 흘러나왔다.
"어머 아직 아기도 없으면서"
아내는 부끄러운듯이 손사래 쳤다.
물을 많이 마셔서인지 아내는 잠시 화장실에 간다고 자리를 비웠다.
주변을 살펴보다 아까온 손님쪽을 쳐다봤다.
분명 우리보다 빨리 왔을터인데 테이블엔 아직 물잔 뿐이다.
대화나눌 상대도 없어보여서 심심해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행복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저렇게 오래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걸 보면 이 집이 맛이 있긴 있는가보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 슬슬 주변탐색도 지겨워지고 정말 어지간히도 오래 걸리는 집이구만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에 주인이 정적을 깼다.
아까 온 손님쪽을 쳐다보자 손님도 음식을 받은듯 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이라지만 보기엔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음식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요리를 보자 문득 바빠서 점심도 제대로 못먹었다는걸 깨달았다.
아내에겐 미안했지만 살짝 맛이나 보자는 심정으로 끄트머리를 잘라 입에 넣었다.
의외로 보통맛일것 같았던 고기는 겉은 적절히 구웠지만 속은 육즙이 풍부했다.
다시 한점.
지금까지 먹었던 스테이크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 입맛을 자극했다.
조금만 더.
소스가 특이한건가? 아니면 굽는법을 달리했나? 고기 자체에 간이 되어 있나?
나도모르게 한점 두점 먹다보니 너무 많이 먹었다는걸 깨달았지만 이미 식욕에 브레이크를 걸순 없었다.
(펌) 단편 moitié mofaire la cuisine
웃대 극사나나야님의 작성글입니돠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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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 데려가 준다더니 천당에라도 데려갈 생각인가보네"
아내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하긴 내가 여자였어도 결혼기념일에 1시간이나 오가도 못하는 차들 속에서 거북이 속도를 내면 짜증이 솟구칠만 하다.
"조금만 참아 거의 다 왔어."
삐진듯한 아내의 시선을 애써 피해 애꿎은 핸들만 쥐어 짜고 있다.
아는 형의 추천으로 정말 기가막힌 요리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는 중이다.
맛이 확실하지도 않은 가게로 결혼기념일에 아내를 데려가는 대책없는 남자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맛없으면 50만원 보상' 이라는 말도 안되는 조건이 있다던 선배의 말을 듣고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는 얘길 것이다. 혹시라도 맛이 없다면 50만원 받아서 아내한테 명품이라도 하나 더 얹어주자는 속셈도 있었다.
시내와는 조금 멀리 떨어진 산을 향해 한참을 달리고 나자 자그마한 식당이 하나 보였다.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보아하니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았다.
가까이서 보니 마치 오래된 통나무 집을 식당으로 개조해놓은것 마냥 낡은 기운을 풍기는 집이었다.
원래 맛집이 이렇게 허름한 거라고 스스로 위안한 뒤 아내와 함께 문을 들어섰다.
"어서오십쇼! 두분이십니까?"
활기찬 주인의 인사와는 달리 실내는 썰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맛집이라는 곳이 이렇게 손님이 없을리가 없었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며 돌아가면 선배에게 꼭 따지리라 마음먹었다.
"여보, 이 집 진짜 맛집 맞어?"
아내도 내 생각을 읽은건지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뭐... 일단 먹어봐야 아는거지. 다른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럴수도있고 말이야. 분위기는 좋네."
불안한 기색을 감추고 아내를 달래며 자리에 앉혔다.
테이블에 놓아진 메뉴판을 열자 당황스럽게도 요리가 [요리사 추천] 하나밖에 없었다.
"저기... 이집은 메뉴가 하나밖에 없나요?"
"그렇습니다. 대신 맛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맛없으면 전액을 환불해 드리죠."
주인은 뭔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그럼 그걸로 둘 주세요"
맛없으면 50만원 주는거 아니었나 라는 말을 삼키고 쪼잔해 보일까봐 내색하지 않고 음식을 주문했다.
아내는 가게가 그다지 맘에 안드는듯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물만 연거푸 마셔댔다.
미칠것만 같은 고요함 속에서 나는 바늘방석에 앉은것만 같아서 물도 안넘어갔다.
"저기... 생각해 보면 일년이 참 긴듯 짧아. 벌써 일년이야 여보."
다행히도 아내가 적막을 깨고 대화를 던졌다.
"그러게... 이러다 조만간 손주도 보겠어"
긴장이 풀려선지 나도모르게 실없는 농담이 흘러나왔다.
"어머 아직 아기도 없으면서"
아내는 부끄러운듯이 손사래 쳤다.
물을 많이 마셔서인지 아내는 잠시 화장실에 간다고 자리를 비웠다.
주변을 살펴보다 아까온 손님쪽을 쳐다봤다.
분명 우리보다 빨리 왔을터인데 테이블엔 아직 물잔 뿐이다.
대화나눌 상대도 없어보여서 심심해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행복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저렇게 오래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걸 보면 이 집이 맛이 있긴 있는가보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 슬슬 주변탐색도 지겨워지고 정말 어지간히도 오래 걸리는 집이구만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에 주인이 정적을 깼다.
아까 온 손님쪽을 쳐다보자 손님도 음식을 받은듯 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이라지만 보기엔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음식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요리를 보자 문득 바빠서 점심도 제대로 못먹었다는걸 깨달았다.
아내에겐 미안했지만 살짝 맛이나 보자는 심정으로 끄트머리를 잘라 입에 넣었다.
의외로 보통맛일것 같았던 고기는 겉은 적절히 구웠지만 속은 육즙이 풍부했다.
다시 한점.
지금까지 먹었던 스테이크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 입맛을 자극했다.
조금만 더.
소스가 특이한건가? 아니면 굽는법을 달리했나? 고기 자체에 간이 되어 있나?
나도모르게 한점 두점 먹다보니 너무 많이 먹었다는걸 깨달았지만 이미 식욕에 브레이크를 걸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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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내의 몫까지 조금 먹고있었다.
"저기 손님 방금 부인께서 이걸 맡기고 가셨는데 말이죠."
어느샌가 나타난 주인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네주었다.
"좀더 빨리 전해 드리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게 드시길래 말 걸기가 좀 그랬습니다."
평소와는 달랐던 내 식탐에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싶었다.
"부인께서 뭔가 고통스런 표정으로 남편분께 먼저가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건네받은 쪽지에는 아내의 친정 전화번호인걸로 보이는 번호가 적혀있었다.
혹시라도 장모님한테 무슨일이 생겼나싶어 전화하려고 핸드폰을 꺼냈지만 외진 산속이라 그런지 통화권 이
탈이었다.
주인에게 전화기 좀 쓸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직 전화기가 없다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빨리 아내를 쫓아야 겠다는 생각에 카운터로 가서 다급히 지갑을 꺼냈다.
"네 두분 합쳐 12000원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가격에 의아했다. 이런 분위기 좋고 맛있는 가게가 겨우 12000원이라니...
"죄송하지만 저희 테이블 맞나요?"
"네 두분 합쳐 12000원입니다."
카운터에 서있는 주인이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어떻게 이런 값싸고 훌륭한 레스토랑이 입소문이 별로 안날까요? 이런곳을 알게되서 정말 행운입니다."
아까 허겁지겁 먹던게 생각나서 조금 과장하긴 했지만 정말 맛있는 집이었다.
"별말씀을요 손님."
"근데 어떻게 이렇게 싼거죠? 원가만 따져도 이 가격으론 적자일텐데..."
그러자 주인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간단합니다. 재료비가 거의 안들었기 때문이죠. 다음에 또 오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