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라는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어요.

행인2011.12.07
조회1,096

저희는 2년이 다 되가는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늘 오래사귀었어도 알콩달콩한 모습으로 남친이나 저나 주변에서 부러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희는 서로 첫 연애상대였는데 진실된사랑을 추구한다거나 도덕적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에서 참 잘맞았어요.

저희는 누군가가 헤어졌다. 남자친구가 있는데 다른남자를 만난다. 다른여자를 만난다.

이런얘기에 굉장히 불쾌해 하고 싫어했습니다. 

초창기 남자친구는 제가 어디론가 가버릴까봐 두려워했죠.

저는 그럴때마다 나는 너밖에 없다며 안심을 시키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남자친구도 늘 너뿐이라 그러면 저는 장난으로라도 "나중에 마음변하면 어쩌려고 그래?" 해도

자기는 변하지 않는답니다. 

제가 믿었던것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정말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남자친구는 학교생활이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해야되는 과여서 한달에 2~3번씩은 시험이 있고,

그럴때면 스트레스나 부담감에 평소와는 조금 달라집니다.

이번 역시 대화가 겉도는 느낌이 있었지만 저는 시험기간이어서 그러겠거니 했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 남다른 감정기복과 예민한 성격이라 무슨일이 있어서 기분이 안좋은데 남자친구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왜 내 기분이 안좋은거 알면서 어떤지 안물어 보냐 했었죠.

 

그랬더니 자기 마음이 예전같지 않답니다. 제가 더 이상 예뻐 보이지 않는답니다.

이렇게 갑자기 얘기하는 경우가 어딧냐 내가 물어보지 않았으면 말 안하려고 했던거 아니냐

했더니 미리 생각했었다며 어느순간부터 여러 감정들이 섞여서 저랑 대화를 할때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하더군요.

저도 평소에 한번씩 남자친구 입는 옷, 어쩔때는 정말 못 생겨보이고,

투정부릴때면 애 같고 남자로 안느껴져서 어깨동무하기도 껄끄럽고

그런적 있었습니다. 그치만 저는 제성격이 못된거겠거니 한번씩 이러다 말겠거니 하고 티도 안내고

정말 그때가 지나면 언제 그랫냐는듯 제 눈에는 제일 멋지고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

 

남자친구랑 오래 사귀다 보니 저도 남자친구가 편하게 하고 나온다는 핑계로 안꾸몄던건 사실입니다.

저에게 그러더라구요 자기도 안꾸미고 나온거 알지만 못됫게도 제가 그러고 나오는건 어느순간부터 싫어졌다구요..

지금 남자친구가 느낀다는 감정들. 저도 한번씩 느껴봤지만 결과는 둘이 너무 다릅니다.

상황파악이 잘 되질 않더라구요 이게 뭐지...

그런얘기를 하던 남자친구도 울면서 나도 내자신이 변할줄 몰랐는데 이정도 밖에 안되서 너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더군요.

 

집까지 도저히 혼자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평소에 남자친구 공부가 힘들고 바쁘기에 저 역시 데려다주는건 사양했었는데 오늘만큼은 데려다 달라고 했습니다.

집이랑 역이 점점 가까워 질수록 감정이 격해져 울음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몇번 싸우고 잠시 연락을 끊었다 한적은 있어도 이번만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엉엉 울었습니다. 그렇게 하는게 더 안좋단걸 알지만 감정을 주체할수 없었기에..

 

그러다 중간의 역에서 내렸어요. 엉엉 울면서 나는 네가 아직도 이렇게 좋고 정이 많이 들고

너와의 미래만을 생각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엉엉 울었더니 무릎까지 꿇더라구요.

전 정말 현실로 다가와서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우는데 남자친구가 나도 너만큼 날 많이 사랑해주고, 어디가서 이런사랑 못받을것도 알고,

자기가 지금 복에 겨워서 이런짓 한다는것도 알지만 네가 날 이렇게 까지 많이 사랑해주니까 없던일로 해보자고 그럼 노력을 해보겠다더군요.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남자친구의 다짐이 썩 본인도 내켜하는것 같진 않았어요.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다는 남자친구에서 돌아오며 물었어요.

뭐가 변한것 같으냐 했더니 대답을 잘 안하려 가기에 몇번 보챘어요

아직 순수한건지 잔인한건지 저에게 예전엔 너가 제일 예뻐보였고 주변에서도 매일 여자친구 예쁘다고 해서 좋았는데 이제 너가 애교를 부려고 얼굴을 봐도 안예뻐보이고, 자꾸 예쁜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더라구요..

 

사실 남자친구 학벌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알면 다들 더 난리더라구요. 저 역시 아무렇지 않은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부담스럽고 껄끄러울 때도 있지만 자랑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요.

이제 졸업이 가까워오고 더 이상 학생이 아닌데 본인도 사회에서 인식이 그렇단걸 모를리가 없겠지요..

주변에서도 말을 많이 들을테고.. 나 정도면 괜찮구나 생각 들거에요.

근데 저 역시 한번씩은 학생이 아닌 오빠들 만나면서 좋은선물 받는 친구들 질투도 해봤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학생커플끼리 할수있는 일들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좋은선물 주고받기. 차타고 드라이브하기 이런것들은 지금은 할수 없지만

지금은 지금대로 데이트하는것이 재밋고 얘랑 조금 만나다 헤어지지 않을거란 확신이 있었기에 그런건 또 저희 상황이 그렇게 되면 그때가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였기에 저는 착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잠깐씩 그런생각을 했듯 남자친구도 주변에 저보다도 더 좋은학벌, 좋은몸매, 표현이 유치하지만 재벌집 딸들 만나는 친구들 보면서 부러워했을거라 생각해요.

근데 그래도 저도 못난건 아니에요.. 이건 제 귀여운 투정이라 생각하고 들어주세요ㅠ

어디가면 외모 칭찬도 듣고 저도 제 학벌 얘기하면 학교가 놀랄만큼은 아니지만

전공이 흔한게 아니고 사람들 인식이 특별하고, 뭔가 고상하고 그런 환상과 이미지 때문에

당사자의 실상은 그런것만도 아니지만 한번씩 더 관심보이는 사람들도 있어요... 칫...

그리고 예전에 남자친구가 말하길 자기학교 교수님들 중에 자기과 나오고 또 제가 전공하는 과 와이프 둔 분들이 많다고 사람들보면 그렇게 결혼 많이 하는거 같다고도 했었구요..

 

남자친구가 저를 처음 만났을때만 해도 시골에서 올라오고, 인간관계에 많은 고민을 했었더라구요 외로움도 느끼고 체격도 외소하고 소개팅을 수십번 실패해서인지;; 공부외에는 자신감이 없어 보였어요.

그래서 작은것도 더 크게 칭찬해주며 남자친구 기 살리기에 돌입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만 생각하며 열심이였죠..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네요. 얘도 점점 조건이나 계산적으로 바뀌고, 주변환경도 그렇고,

자기정도면 어딜가도 무시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생긴건지 제가 맘에 들지 않나봐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사람 있는지, 너한테 특별하게 잘해주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그건 아니고 주변에 예쁜여자들 그냥 보이더래요.

그리고 제가 솔직히 뭐 뚱뚱하고 이런걸 떠나서 안뚱뚱하다 해도 예쁜 타고 난 몸매는 아닙니다.

자기 단점은 본인이 제일 잘 알듯 저도 제 몸매에 불평이 많은데 남자친구가 이제 몸매 좋은게 좋답니다.

알고 있었지만.. 안예쁜 몸매지만 매일 예쁘다고 칭찬해줬었는데 속상하더라구요..

평소 남자친구는 운동도 열심히하고 좋아할정도로 신경을 쓰는편인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저 역시도 그렇고 남자들의 본능이라는데 걔라고 안그렇겠어요?

저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런얘기를 나누며 돌아오는 동안 또 남자친구의 눈빛은 자신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래서 너 아까 노력해보겠다는말 자신 있냐니까 망설이며 없답니다.

 

그래도 저희 일단 헤어지지는 않고 노력해보기로 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말했어요.

지금 너가 느끼는 감정들.

익숙함에 제가 예뻐보이지 않고, 더 예쁜사람도 만나보고 싶고, 설레지 않고

이런것들 모두 너가 권태인가? 생각했던것처럼 권태기가 맞는거 같다고..

우리가 이대로 헤어지기엔 우리가 한 사랑이 그렇게 쉽진 않으니 이렇게 포기하지말고

이번계기로 더 우리관계를 업그레이드 시킬수 있도록 노력해보자구요.

제가 너무 울어서 이런 기회를 얻은거기도 하지만 남자친구 역시 제가 싫은건 아니니까

그렇게 노력하기로 마음을 먹은거라 봅니다.

 

제가 할수있는건 남자친구를 믿고 기다려주는 방법 밖에는 없네요..

어젯밤에 기분이 어떠냐고 묻기에 조금 힘들긴 하지만 너가 보여줬던 행동들 그런거에 느꼈던 내마음들

전부다 벅찰정도로 행복한 기분이었었고,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것 처럼

너가 좋은애 인거 착한거 알고 있으니 지금 잠시 그런기분 들어도 곧 돌아올거라 믿는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도 저한테는 조금 미안한 감정도 있고 머리가 복잡하고 사춘기의 마음같다네요.

순수한 마음이 좋은건 알지만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런 마음 같다네요.

 

나 역시도 그런마음 없던것 아니다 그러나 나는 너랑 미운정, 고운정 모두 들어서 너를 이제 많이 사랑한다. 너를 믿으니 이 시간 잘 보내고 좋게 돌아올거라 믿는다고 했어요.

너가 설렘이 더 이상 없다고 한것도 이해하고, 그치만 새로운것엔 모두 설렘을 느끼지만

우리가 지금 갖고있는 편안한 감정이 어찌보면 설렘보다 더 갖기 힘든 우리가 이 시간동안 때로는 싸우고 마음도 아팟지만 그러면서 얻은 귀한감정이라고.. 했어요

혹시나 부담주는것 처럼 들을까봐 부담 안주려고 하는데 부담되면 말해라 했더니 아니라네요.

제가 하는 말이 맞고, 제 심정도 이해한다네요..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 가다듬고 잘 기다려 보려합니다.

그러면서 이제 곧 마지막 시험도 끝나고 곧 저희 기념일들..

처음 만난 날, 서로의 생일, 크리스마스 등 있으니 마음 안정되고 하면 괜찮아질거라 믿고 노력하자고...

그러더군요.

 

문자도 하고, 늘 그렇듯 식사때나 통화하던 시간되면 여전히 통화하는데도

남자친구의 마음을 알아서 인지 많이 힘들고 눈물이 갑자기 핑 돌때도 있고, 외롭습니다.

지금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남자친구가 충분히 생각하도록 기다려주는 일 밖에는 할수 있는 일이 없네요..

한번씩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것도 좋다고 하는데 제 모습이 더 이상 예뻐보이지도 않는다니

뭐 앞에 가기도 망설여집니다... 하하..

너무 잘해주지도 못해주지도 않고 하던대로 하려구요..

예전에도 한번씩 통화하구싶당~ 이거끝나고목소리들려죠 이런 말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어도 그런 말 하기도 눈치 보이네요..

그래도 참다 결국 했어요 ^^;

 

저희 다시 잘 될 수 있게 남들이 저희 다 부러워 했던 것 처럼 이번 계기로 더 돈독해질수 있게 바래주시고, 혹 도움이 될 만한 말씀 있으지면 코멘트 해주세요.

저에게 힘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섣부르게 상처되는 말은 없었으면해요.. 지금 많이 마음도 약해지고 속상하거든요.. 이런 답답한 마음에 써봤더니 긴글이 되고 적느라 시간도 꽤 지났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