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고 싶지 않지만..

힘내자2011.12.08
조회908

2011학년도 수능을 망해서..

서울에 위치한 유명한 재수학원을 다녔어요..

후회가 됩니다..

전 20살.. 선생님은 37..

어쩌다가..

학원선생님과 그렇게 가까워지고 만걸까요..

처음엔 그저 좋아하는 선생님이었고..

이것저것 질문하러 가면 잘 받아주는 친절한 선생님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를 챙겨주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남자로서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헷갈린적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선생님이니까..그것도 열일곱살이나 많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선생님 집에 놀러갔던 날..

선생님이 고백을 하시더군요..

제가 좋다고..

그때가 7월 이었습니다..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은 일탈이라고 생각해왔었던 저였는데..

그래서 중학교 고등학교 고백했던 아이들을 미안하다며 거절해왔던 저였는데..

거절할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거절하기 싫었습니다..

저를 챙겨주시는 선생님이 너무 좋았고..

서울에서 혼자 공부하는데에 너무 지쳤었고..

공부로 부터 벗어나보고도 싶었고..

그렇게 스무살 재수생인 저는 첫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생애 첫키스를 고백을 받음과 동시에 했고..

연애경험이 많으신 선생님은 스킨십을 참 좋아하시더군요..

그런데 어느샌가 부터 제가 작아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서울대학교를 나오셔서 재수학원 강사를 하시고 연애경험이 많으시고..

전..공부를 하는 재수생이었으니까요..

연애를 하면서 삶의 중심이 흔들리고 그래서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선생님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또 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을 대하기 어려워하는 저의 태도를 마음에 안들어하셨죠..

가끔 '공부 열심히 하지?'

라고 물으시는 말에 자존심 상하기 싫어서

'네'

라고 거짓말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 호되게 혼난적도 잇죠..

공부한다고 말하면서 왜 공부를 안하느냐고..

제가 질문하는 문제를 보면 네가 공부를 하는지 안하는지 다 보이는데..

왜 공부를 안하느냐고 말이에요..

그렇게 혼이 나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공부 욕심 없는 학생아니고..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는데..

저 자신이 자꾸 집중을 못하는데..

그렇게 집중을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미워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공부를 놓을 수 없다는 압박감..

끝까지 연고대는 가야 한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데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선생님과 잠깐이라도 만나면 흔들리는 제 모습..

너무나도 싫은 제 모습에 재수하면서 참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8월이 가고..

9월이 가고..코앞이 수능인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10월 1일 연대 수시를 보고 무작정 짐을 싸고 학원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선생님께는 미리 말씀드렸었고..

선생님은 저에게 수능 끝나고 자신을 버리면 안된다고 꼭 연락하라는 말씀을 하셨었죠..

그렇게 수능 40일전에 집으로 돌아와서..

첫주는 정말 힘이 들더라구요..

참지 못하고 공중전화로 선생님께 전화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홈피에 글을 남기기도 했죠..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저의 집중력은 점점 흐려지더라구요..

정말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선생님께 알리고 연락을 끊게 되면 이상하게 더 찾게 되는 저를 보고..

큰 마음을 먹고..

선생님께 알리지 않은 채로..

싸이월드도 탈퇴를 하고..

전화연락도 끊었습니다..

폰도 일시정지를 시켰구요..

그렇게 한달동안 눈물을 머금고..

정말 토가 나오도록 공부를 했습니다..

매일매일 서울에서 공부열심히 하지 않은것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으로요..

 

그렇게 수능당일날이 되었고..

언어영역 시험을 보고나서..

느낌이 별로 좋지 못하더군요..

수능날 점심을 먹으면서 울었습니다..

서울에서 지냈던 시간들이 머리속에 지나가더라구요..

특히 남자와 공부사이에서 중심못잡고 흔들리면서 마음고생했던 것들..

왜..

하필..

첫 연애를 나는 재수를 하면서 경험이 많은 재수학원 선생님과 했나..

선생님이 고백하셨을때 수능 끝나고 생각해보자고 하지 않았나..

내 감정..

왜 참지 못했었나..

하는 생각에 많이 후회가 되더라구요..

 

집에와서 가채점을 해보았는데..

작년성적과 똑같더라구요..

작년엔 언수외 121 이었는데..

올해는 211 이더군요..

그렇게 후회는 더해갔고..

수능 당일날..참 많이 울었습니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그 다음날..

폰 일시정지를 풀었습니다..

일시정지를 풀자마자 선생님께 전화가 오더군요..

받지 않았습니다..

받고싶지 않더라구요..

문자도 왔습니다..

답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수능 시험 마치고 이틀째 되는 날..

아직도 선생님의 다정함에 미련이 남아있던 저는..

결국 선생님께 전화를 합니다

 

선생님은..

제일 먼저 자신을 계속 만날거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생님이 많이 불편한것도 사실이고..

수능을 망해서..

선생님과의 기억이 미워진다고..

근데..선생님이 여전히 좋은것은 맞다고..

그냥 그렇게 솔직히 얘기를 했습니다..

선생님은 알았다고 하고 끊으셨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집에서 시간을 혼자 보낼수록..

선생님의 다정함이 그리워지더라구요..

그렇게 전화를 했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다고..

다시 만나고 싶다는 제 말에 선생님은..

"너 나에게 사과 먼저 해야하는 것 아니냐" 고 하시더라구요..

"니 마음대로 연락끊고 내가 어떤 느낌일지 배려도 안하고 너 편하자고 솔직하게 말해놓고

내 감정 상하는 것은 니 안중에 없잖아..너는 너 생각만 하고 내생각은 안하잖아.."

버림받은 것 같은 느낌에..저에 대한 마음이 닫히셨다네요..

열릴것 같지 않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선생님 말을 듣고 보니..

제가 저 혼자 힘들다고 제 생각만 했던 것 사실이더라구요..

나 힘든 것만 피하고 싶어서..

선생님께 상처줬던것 되돌아보니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미안하다고 내 생각만하고 내 감정대로만 행동해서 미안하다고..

상처받을지 생각 안해봐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는데..

이미 넌 내 마음을 잃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그 뒤로 삼일후엔가도 한번 연락 했었는데..

여전히 마음이 닫혀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연락하는게 오히려 피해가 되는 것 같아서..

연락 안한지 삼주가 되어갑니다..

처음 연애고, 또 처음 이별이라서..

많이 생각도 나고.. 힘이 드네요..

무엇보다 후회가 크네요..

이번 연애를 통해서 배운점과 느낀점 많고..

그리고 제 문제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고칠 기회를 가지게 되었던 것

더 진실된 연애를 위해서 제가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것은 참 고마운 일이지만..

감정을 조금만 참았다면..

그렇게 원하는 수능 점수를 얻고..

원하는 대학을 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연락안한지 지금이 삼주가 되어가고..

앞으로도 연락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게 제가 대학을 입학하고 다시 씩씩하게 살아가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원래 많이 웃고 장난치기 좋아하는 성격인데..

수능을 망치고..

이별을 겪으면서 점점 제가 집에서 흐느적 거리면서 어두워졌네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좋은 경험 한거다..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너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잖아..

라고 말하고 화이팅을 외칩니다..

 

 

재수학원 선생님과 만나서..

친구들에게 연애한다는 말도 못하고..

부모님께는 물론이고..

제가 아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면서..

무척 답답했던 이야기..

익명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