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심의가 8일부터 대폭 강화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SNS 등을 전담하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 측은 "SNS 심의는 꾸준히 해오던 것으로 최근 SNS 이용 급증에 따라 기구를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SNS 심의는 위헌'이라는 주장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서울고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과 지난 10월 변호사가 낸 헌법소원 등 모두 3건을 심리하고 있다. 헌재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통심의위가 SNS 심의기구를 확대하는 무리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지난달 7일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임정혁)는 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는 단속대상이며 구속수사가 원칙이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한나라당까지 나서 비판하자 곧바로 번복했다. 방통심의위 확대 방침은 대검 공안부 보도자료 배포 무렵에 나왔다. 박만 방통심의위 위원장(60)은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과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낸 대표적 공안검사이다.
SNS 단속의 근거는 방송통신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방통위법)이다. 21조는 방통심의위 심의 근거이고, 25조는 방통위의 차단 근거다. 서울고법 등이 위헌소송을 낸 조항은 21조이다. 차단이 가능하도록 한 25조는 아예 따져보지도 않았다. 현실적으로 21조에 따라 시정 요구만 해도 사업자들이 계정을 즉각 차단하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1~9월 SNS·블로그 등 각종 통신 4만2137건을 심의해 3만9262건에 시정을 요구했다. 시정 요구 수용률은 거의 100%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 시정요구 1만7636건 가운데 1만7633건(99.9%)이 수용됐다. 2010년에는 4만1103건 가운데 4만287건(98.0%)이 받아들여졌다. 헌법소원을 낸 양홍석 변호사는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굳이 25조에 따라 명령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5조에 따른 강제조치는 2007~2010년 49건이며 모두 국가보안법 사건이다. 이전에는 전혀 없었다. '미투데이'나 '요즘' 같은 국내 서비스는 'NHN'과 '다음'에 직접 시정을 요청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외국 SNS는 국내 망사업자에게 차단을 요구한다.
21조에 위헌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가 막연하기 때문이다. 21조의 대상은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미네르바' 박대성씨와 관련된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 위헌 선고 당시 " '공익을 해할 목적'이란 부분이 막연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을 위헌의 주된 근거로 들었다.
서울고법도 위헌심판 제청서에서 "(방통위법 21조는) 너무나 불명확하고 애매하다"며 "부득이한 경우 표현규제의 과잉보다는 오히려 부족을 선택해야 한다. 해악이 명백히 검증된 것이 아닌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고법은 또 "기술 발달은 표현 자유의 장을 넓히고 질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므로 규제의 수단 또한 다채롭고 새롭게 강구되어야 한다. 인터넷 표현을 질서 위주 사고만으로 규제할 경우 표현의 자유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제청서를 낸 이대경 서울고법 부장판사(53)는 2004년 송두율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한 법관이다.
법조인들도 SNS에 사후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 기능을 국가기구가 담당하는 것은 실효성이 적고 역효과도 많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지역의 한 판사는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문제는 행정부보다는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 외국에서는 업체가 약관에 근거해 문제의 글을 처리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8월 북한 관련 트위터 계정의 접속이 차단됐다. 이는 트위터 본사가 약관에 근거해 막은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민간자율기구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기관의 성격은 헌재에서 판단하게 된다. 과거 공연윤리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이 스스로 민간조직임을 표방했지만 헌재는 모두 '사전검열 행정기구'로 선언하고 폐지시켰다. 양홍석 변호사는 "방송통신심의위는 위원 구성이나 위촉 방식에서 사실상 방통위 종속기구"라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10명도 안되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 사람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모두 감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결국 특정 검색어를 넣어 심의하는 방식이 될 것 같은데,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고,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헌재가 21조에 의한 심의가 위헌인지 심판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구와 기능을 확대하는 것은 성급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국가가 공익을 앞세워 직접 나서는 것은 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권위주의 시절 공익이 국익과 같은 의미로 쓰이면서 일부 정치집단의 입장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며 "공익성 판단을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가 전담하는 것은 정권유지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SNS 계정 차단’은 위헌 소송 중… 그래도 막겠다는 정부
[경향신문 2011-12-08]
“심의팀 10명이 SNS 전체 검열은 비현실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심의가 8일부터 대폭 강화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SNS 등을 전담하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 측은 "SNS 심의는 꾸준히 해오던 것으로 최근 SNS 이용 급증에 따라 기구를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SNS 심의는 위헌'이라는 주장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서울고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과 지난 10월 변호사가 낸 헌법소원 등 모두 3건을 심리하고 있다. 헌재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통심의위가 SNS 심의기구를 확대하는 무리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지난달 7일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임정혁)는 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는 단속대상이며 구속수사가 원칙이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한나라당까지 나서 비판하자 곧바로 번복했다. 방통심의위 확대 방침은 대검 공안부 보도자료 배포 무렵에 나왔다. 박만 방통심의위 위원장(60)은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과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낸 대표적 공안검사이다.
SNS 단속의 근거는 방송통신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방통위법)이다. 21조는 방통심의위 심의 근거이고, 25조는 방통위의 차단 근거다. 서울고법 등이 위헌소송을 낸 조항은 21조이다. 차단이 가능하도록 한 25조는 아예 따져보지도 않았다. 현실적으로 21조에 따라 시정 요구만 해도 사업자들이 계정을 즉각 차단하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1~9월 SNS·블로그 등 각종 통신 4만2137건을 심의해 3만9262건에 시정을 요구했다. 시정 요구 수용률은 거의 100%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 시정요구 1만7636건 가운데 1만7633건(99.9%)이 수용됐다. 2010년에는 4만1103건 가운데 4만287건(98.0%)이 받아들여졌다. 헌법소원을 낸 양홍석 변호사는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굳이 25조에 따라 명령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5조에 따른 강제조치는 2007~2010년 49건이며 모두 국가보안법 사건이다. 이전에는 전혀 없었다. '미투데이'나 '요즘' 같은 국내 서비스는 'NHN'과 '다음'에 직접 시정을 요청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외국 SNS는 국내 망사업자에게 차단을 요구한다.
21조에 위헌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가 막연하기 때문이다. 21조의 대상은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미네르바' 박대성씨와 관련된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 위헌 선고 당시 " '공익을 해할 목적'이란 부분이 막연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을 위헌의 주된 근거로 들었다.
서울고법도 위헌심판 제청서에서 "(방통위법 21조는) 너무나 불명확하고 애매하다"며 "부득이한 경우 표현규제의 과잉보다는 오히려 부족을 선택해야 한다. 해악이 명백히 검증된 것이 아닌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고법은 또 "기술 발달은 표현 자유의 장을 넓히고 질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므로 규제의 수단 또한 다채롭고 새롭게 강구되어야 한다. 인터넷 표현을 질서 위주 사고만으로 규제할 경우 표현의 자유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제청서를 낸 이대경 서울고법 부장판사(53)는 2004년 송두율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한 법관이다.
법조인들도 SNS에 사후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 기능을 국가기구가 담당하는 것은 실효성이 적고 역효과도 많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지역의 한 판사는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문제는 행정부보다는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 외국에서는 업체가 약관에 근거해 문제의 글을 처리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8월 북한 관련 트위터 계정의 접속이 차단됐다. 이는 트위터 본사가 약관에 근거해 막은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민간자율기구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기관의 성격은 헌재에서 판단하게 된다. 과거 공연윤리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이 스스로 민간조직임을 표방했지만 헌재는 모두 '사전검열 행정기구'로 선언하고 폐지시켰다. 양홍석 변호사는 "방송통신심의위는 위원 구성이나 위촉 방식에서 사실상 방통위 종속기구"라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10명도 안되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 사람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모두 감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결국 특정 검색어를 넣어 심의하는 방식이 될 것 같은데,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고,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헌재가 21조에 의한 심의가 위헌인지 심판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구와 기능을 확대하는 것은 성급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국가가 공익을 앞세워 직접 나서는 것은 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권위주의 시절 공익이 국익과 같은 의미로 쓰이면서 일부 정치집단의 입장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며 "공익성 판단을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가 전담하는 것은 정권유지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이범준·유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