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판사에게 누가

superbaby201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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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심의 방침을 비난하며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서 판사는 이 글에서 "앞으로 분식집 쫄면 메뉴도 점차 사라질 듯.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 푸하하"라고 썼다.

'가카'는 '대통령 각하'를 빗댄 말로 인터넷 라디오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대통령을 조롱할 때 쓰는 말이다. '쫄면'은 '겁내면', '빅엿'은 '크게 골탕 먹다'라는 뜻으로 역시 이 라디오 코미디나 방담(放談) 프로에서 자주 쓰는 속된 표현이다. 서 판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날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에 실린 글이 국가보안법에 위반되거나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지 여부를 심의하기로 하자 이런 저질(低質) 코미디 흉내를 낸 것이다.

대학을 나와 나이가 마흔이 넘고 직업이 판사라는 사람의 입과 손에서 '가카'니 '쫄면'이니 하는 표현이 줄줄 흘러나오는 걸 보면 법원도 세상도 갈 데까지 다 간 것이다. 아무리 남들이 쉽게 볼 수 없는 페이스북에 썼다고 하더라도 이런 천박한 표현을 거리낌 없이 썼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준다.

서 판사는 2010년 12월 한 시민이 '2900만원을 빌려줬는데 떼였으니 돌려받게 해달라'고 낸 소송을 판결하면서 단 한 문장에 글자 수가 72자밖에 안 되는 걸 판결문이라고 내놓았던 사람이다. 민사소송법에 '판결문은 소송 당사자가 판결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원고·피고의 주장과 반박 내용, 이에 대한 판단 이유를 표시해야 한다'고 돼 있는 구절은 읽었는지 의심이 간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 판결문을 문제 삼아 대법원에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기까지 했다.

재판 당사자들은 자기 사건의 재판을 맡은 판사가 어떤 사람일까를 가장 궁금해한다. 그래서 판사의 표정, 몸가짐, 말투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살피며 그걸 통해 그 판사의 됨됨이를 가늠해 본다. 그런 과정에서 판사가 경박하거나 편견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걱정으로 잠을 설치는 게 국민이다. 서 판사는 그런 국민 앞에서 자기의 인격적 맨몸뚱이를 드러냈다. 어느 국민이 그 앞에서 재판을 받고 싶어 하겠는가.